최근 한국의 한 방송국 시사프로그램에서 정치적 성향이 완전 반대인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또 연인이나 부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첫 번째 질문에는 약 54% 정도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두 번째 질문에는 36% 가량이 그렇다고 밝혔다.
정치적 양극화가 사회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는 취지의 조사였다. 정치적 생각이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결과이다. 하지만 설문 결과가 정치로 인해 무수한 관계들이 망가지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런 종류의 설문에서는 긍정 비율이 실제로 그런 상황에 처했을 경우보다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투표를 할 것인지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선거 수개월 전에 하면 항상 실제 투표율보다 훨씬 많은 긍정 답변이 나오는 것과 유사하다.
정치적으로 완전 대척점에 서있는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는 것은 머릿속에서 그리는 것처럼 용이한 일은 아니다. 정치적 생각과 인식은 삶의 기본적인 가치들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성과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정치가 극단화되면서 거의 모든 인간관계가 정치적 견해에 따라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비극이다. 이제는 옳고 그름을 따지는 단계를 넘어 상대를 무조건적으로 ‘악마화’하는 극단적인 단계로 치닫고 있다. 이런 적대적 분위기에서는 생산적인 토론이나 대화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지난 몇 달은 이런 이념적 분열 때문에 두 동강 난 미국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트럼프 기소를 놓고 갈라진 미국, 그리고 공화당이 다수인 테네시 주 의회가 총기규제 시위에 참가한 흑인의원 2명을 제명한 초유의 사태(두 명은 나중에 다시 복귀했다)는 미국사회의 정치적 갈등이 어느 수준으로까지 치닫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남북전쟁’은 150여 년 전 끝났지만 미국은 정치적으로 또 다시 내전 상태에 돌입해 있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런 갈등을 해소하거나 완화시킬만한 뾰족한 처방이 없다는 사실이다. 병증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는 단순히 정치경제적 이슈를 둘러싼 이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유권자의 당파적 정체성은 인종적, 종교적, 성적, 문화적 정체성과 함께 결합되면서 ‘정서적 양극화’(affective polarization)의 형태로 고착돼 왔다.
‘정서적 양극화’의 해소가 쉽지 않은 것은 이것이 뇌리에 깊숙이 고착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지지하는 정당 혹은 후보가 패하면 그것은 곧 자신이 ‘루저’가 된 것 같은 열패감과 분노로 연결된다. 그러면서 상대에 대한 분노 게이지는 높아진다.
지난 2020년 대선이 끝난 후 미국사회의 분열과 관련한 많은 진단들이 나왔다. 그 가운데 학계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미국정치가 ‘석회화’(calcification)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석회화’는 칼슘이 과도하게 침착돼 몸의 조직이나 기관이 돌처럼 단단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신체의 ‘석회화’처럼 미국정치가 딱딱하게 굳어져버렸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정치학자들은 1952년 미국 유권자들 가운데 민주·공화 양당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50%였지만, 지금은 이런 생각을 가진 유권자가 90%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든다. 정치적 의식이 ‘석회화’되지 않은 유권자들은 무조건 자기 당에 표를 던지는 ‘묻지마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인들의 경제적 형편과 정치적 견해에 차이가 크지 않아 ‘대압착(Great Compression)시대‘라 불렸던 1960~70년 대 미국에서는 남부 주들에서 민주당이 약진하거나 동부와 서부 주들에서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일이 흔했다. 하지만 이제 이런 일은 더 이상 찾아보기가 힘들다. 1980년대 이후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손을 맞잡은 채 춤추기 시작하면서 정치의 ’석회화‘는 미국을 기능부전 상태로 빠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전혀 없는 것인가. 석회화된 정치를 녹여낼 만한 카리스마와 매력을 지닌 비범한 정치인이 등장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그런 기대는 너무도 비현실적이다. 현실적으로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유권자들밖에 없다. 일부 지식인들과 학계를 중심으로 갈라진 미국의 봉합을 위한 다양한 대화노력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은 성과를 체감하기 힘들다. 오는 2024년 대선은 점차 바이든과 트럼프의 리매치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그럴 경우 미국정치는 ‘석회화’의 단계를 넘어 ‘암석화’의 단계로 들어설지도 모른다.
20세기의 뛰어난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은 언젠가 “후대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믿고 싶은 것보다 무엇이 사실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라. 그리고 사랑은 언제나 현명하고 증오는 어리석다는 것을 명심하라.” 마치 반지성주의와 증오가 판치는 오늘의 정치를 내다본 선지자의 예언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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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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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6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언제는 정치라는게 있었나? 다 미인민공화쿡의 군림자 씨아이에이가 조작한 쇼..모든걸 감시하고 조종한다..정치인과 판사덜은 모두 시키는데로 한다...이북보다 더한 감시체제.. 그걸 모른다고? 이 기사또한 시키는데로ㅠ쓴것 같다..
미국보다 부채가 몇배나 더 많은 중공은 어떻게 살아남을까? 금융전문가가 SVB가 뱅크런으로 단 시간에 망하듯이 중공의 은행들이 서방과같은 기준을 갖고 무대에 나오면 1주일 내에 뱅크런으로 다 망할 것이라고 한다. 부채 그리고 속임수는 민간이던 국가던 망할 것. 더군다나 무작정 쓰고 보자는 정책으로 일관하는 민주당. 수많은 이민자를 받아드리자는 민주당. 이젠 부채를 늘리자는 의원들은 양당모두 퇴출시켜야.
미국도 언젠가 몰락하겠지만 몰락의 원인은 인종간의 갈등과 총때문에 이나라는 망할 것 이다.
한국 보수는 극우친일 쓰레기부터 걸러내고 한국 진보는 무조건 반미, 무조건 북한에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는 똥멍청이부터 걸러내고 다시 정치인들 새로 뽑아야 함. 특히 ****** 쓰레기 먹사들이 기독교 보수라는 가면쓰고 그들의 친일적인 행동을 종교로 포장하는 쓰레기 먹사들 부터 조져야 함. 신사참배부터 반성이나 하고 윤무당 안수기도하는 머저리들부터 조져야 앞으로 대선에서 멍청한 할매할배들 선동 안당함. 이게뭐냐 윤무당 줄리빠수니가 대표?? 아 쪽팔려
생활의 안녕과 질서를 위한 장치가 정치이다. 이러한 장치에 인간적인 도덕과 정의가 그 중심일때 윤리의 가치가 힘을 얻는다. '나비효과'가있다. 바이든과 트럼프로 양극화된 볼성사나운 정치에 망해버린 뉴욕동해의 영향이 클것이다. 그들이 그냥 망한것이 아니라 주권회복적 운동을 주장하는 이른바 '평선생'의 인격파탄몰이에 수많은 주권상실 운동지지자들이 나섰으나 그들을 잘못된 방향을 지적하는 매체는 없었다. 이러한 영양으로 사기탄핵 출몰을 야기시켰고 정의,도덕 윤리가치는 코묻은 걸레조각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