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를 하면서 많은 계약을 맺는다. 구두로 하는 경우도 있고 서면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자주 보는것이 비지니스를 하면서도 계약서를 그리 중요하지 않게 여기고 무시하거나 위반하는 것을 쉽게 생각한다. 요즘 자주 보는 케이스는 한국에 있는 본사에서 미국에 있는 회사에 미국시장개척을 맡기는 계약을 하는데 시장개척을 하고 나니까 미국에 현지 지사를 따로 설립해서 시장개척을 맡았던 회사의 모든 업무를 빼앗아 버리는 것이다.

물론 계약서에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식으로 계약이 끝나는 지 명시되었는지 확인하는게 우선이지만 시장개척을 맡았던 회사들은 보통 현지 지사업무를 당연히 맡을것으로 예상했기때문에 낭패한 상황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계약서에 명시가 되어있는데도 현지지사를 따로 만들어서 시장개척과 업무를 맡았던 회사 모르게 거래처를 가로채는 것도 봤다.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민사소송을 하는데 재정적으로 더 유리한 한국본사의 배경을 가진 현지지사가 버티기를 시전하면 변호사비나 소송비용이 만만치않아서 시장개척한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게 현실이다.

보통 민사 소송이란 대부분 계약 위반이나 약속 위반에 대한 소송이 많다. 문화적 정서인지 한인사회에서는 서면계약서없이 수만불에서 수백만불의 계약을 체결하고 나중에 분쟁이 있을때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법정소송까지 가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민사소송에서 재판까지 가는 경우는 4-5% 정도밖에 안되는데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한인들의 경우 20%이상이다. 소송진행사항을 보고하려고 법정에 나갔을때 판사가 자주 물어보는 것이 왜 당신의 의뢰인은 몇백만불이나 투자하면서 하다못해 약정서같은 서면계약서류를 작성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예로 5백만불의 투자를 하기로 계약했는데 동창회에서 만난지 3개월도 안된 선배와 골프치면서 악수하고 동의한 사례가 있다. 사전 심리 공판에서 판사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계약하냐고 고개를 가우뚱거렸다. 증인의 신빙성에 의심을 가지는 것이고 미국적인 그리고 법률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문화적 정서와 선후배관계등을 설명하며 계약자체가 가능하다는 부연설명하자 판사가 이해는 했지만 분명 주류사회 정서에 맞지않는게 사실이다.

악수만으로 합의하고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구두계약은 정당한 계약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우선적으로 구두계약도 법으로는 인정이 된다. 하지만 상대방이 계약이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경우 상호간에 계약이 있었다는 것을 다른 방법으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이 굉장히 어려워진다.

계약이나 약속을 증명할수 있는 문자나 이메일조차 없는 경우엔 재판할때 결국엔 누구의 증언이 신빙성이 있느냐에 갈라지게 되고 판사나 배심원이 누구를 더 믿느냐에 승패가 좌우된다. 부동산을 파는 계약이나, 다른 사람의 빚이나 의무를 맡는 다는 약속은 서면으로 만들지 않으면 보통 효력이 없다. 구두계약의 또다른 약점은 공소시효기한이 2년으로 서면 계약보다 기한이 더 짧다. 서면계약의 공소시효기한은 보통 4년이다. 그리고 서면계약서에 소송을 갈 경우 승소하는 쪽이 소송비용과 변호사비용을 요구할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 소송에 이겨도 변호사비용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구두계약은 당연히 변호사비용을 청구할수 없다.

전체 계약사항이 서면계약서에 들어 있지 않아도 몇 가지 사항이 나와있는 서류에 비용을 부담하는 쪽이 서명을 하면 서면계약의 조건에 충족된다.? 서명도 법으로는 서명인이라는 것만 입증할 수 있는 것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LETTERHEAD (회사명, 소재지 등이 인쇄된 종이)나 “X”자만 있어도 됩니다.? 문제는 전체 사항이 서면이 아닌 경우 나머지 세부사항이 무엇인지 밝히는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쪽에서 유효한 구두계약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계약이 부분적으로 이행되었다는 것을 보여줄수 있으면구두계약에 대한 충분한 서류가 없어도 법적으로 효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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