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내가 초등학교 6학년때 반장 이었는데 당시 부반장이었던 여학생이 무척 상냥하고 귀여운 한마디로 나의 이상형이었다. 어떻게든 이 여학생을 꼬셔보려고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마침 누군가가 자전거를 선물로 주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왔다 싶어 그 여학생에게 자전거를 태워주겠다고 큰 소리를 쳤다. 일단 자전거 얻은 것을 자랑하고 싶었고 또한 자전거를 잘타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왠 일인지 그 여학생이 바로 오우케를 하더니 자전거에 낼름 걸터 앉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정말 잘 되었다 싶어서 자전거에 태우고 질주하기 시작했는데 조금 가다보니 내리 막길이 나왔다. 순간에 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 그냥 냅다 내려 막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속도가 너무 붙다보니 살짝 겁이들어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이게 왠일인가 ?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 갑자기 브레이크가 고장이 난 것이다. 정말 큰일 났다는 생각과 동시에 두려운 마음과 긴장감에 사로잡히다 보니 제대로 자전거를 컨트롤 하는 것이 힘들어 졌다. 결국 엄청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자전거가 휘청하더니만 그냥 공중에 붕 뜨면서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 순간에도 어떻게든 이 여학생을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내가 몸을 날려(?) 먼저 땅에 떨어졌고 그 학생은 내 몸위에 떨어지는 덕택에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 때 앞니 두개가 부러졌고 그리고 여기 저기 타박상을 입어서3일간 학교를 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따지고 보면 겸손하지 못하고 교만한 마음으로 자랑하려다가 그런 일이 생긴 것이다.
그러면 왜 갑자기 오래된 자전거 사건을 이야기 하는가하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겸손하지 못하고 교만함으로 인하여 일을 그르치고 곤경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 한 지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가 겪은 자전거 사건을 생각나게 만든 것이었다. 정말 오랜 만에 만난 지인인데 이 사람이 너무나 많이 바뀌어서 내심 놀랐다. 전에는 이 사람을 만나기면 하면 그렇게 자기 인생에 대해서 자신만만해 하고 교만한 태도를 보이며 가문 자랑부터 시작해서 학벌 자랑, 회사 자랑, 자신의 능력 자랑 등등 늘 자랑으로 가득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겸손한 사람으로 변화되어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된 것인가 궁금했는데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오랜동안 교만한 마음으로 자만 가운데 빠져서 자기 주먹을 믿고 큰 소리치며 살아왔는데 이상하리만치 풀리는 일이 없고 큰 곤경에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 대박 날 것 같이 처음에는 기세 등등했던 자신이 세운 스타업 회사가 길이 막히고 자금 조달하는 것이 어려워 졌다. 모범생이었던 자녀가 잘못된 친구들과 어울리며 마약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이리저리 무너지면서 대인 기피증까지 생겼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정말 모든 것을 내려놓고 두 손들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꿇고 자신의 교만함에서 비롯된 잘못들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했을때 마음에 평안이 오기 시작했고 당장 문제들이 풀리지 아니해도 하나님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인내하면서 회복을 기다리는 여유까지 생겼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제 나의 인생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성숙입니다” 라고 하는 것이었다. 바로 겸손이 주는 여유요 인격 성숙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을 보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싫어한다는 사실이다. 다른 어떤 종류의 사람도 다 용납하시는데 유독 교만한 자는 물리치신다. 왜 그럴까? 교만은 끊임잆이 자기 자신을 높이고 자신의 야망을 이루도록 부추기며 결국 인생의 비극적인 결과를 불러오기에… 결정적으로 하나님의 자리까지 넘보게 함으로 멸망의 길을 가게 만들기에…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늘 겸손해야 한다.특별히 성공 했을때, 잘 될때 더욱 겸손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 버리고 내 자신이 이룬 것처럼 착각에 빠지고 교만해 질수 있기에… 겸손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처음도 겸손, 중간도 겸손, 끝도 겸손이다. 부디 그 어떤 덕망보다 먼저 겸손함을 추구하는 몸부림을 통해 하나님의 기이한 도우심의 손길을 경험하는 모두가 되길 소망한다.
<김태훈 목사 (새누리 선교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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