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좋은 사람, 싫은 사람이 있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기준에서다. 상대편에서 본다면 어떨까. 아니 그 당사자 이외 제3의 시각에서 본다면 천양지차가 날 것이다. 좋고 싫고의 기준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것도 조금만 더 파고 들어가면 소위 지연, 학연, 혈연, 종교, 성격까지도 나뉜다.
조금이라도 더 쪼개고 나누는 것이 몸에 배어버렸다. 일상적이고 숙명이다. 가족관계가 아니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부분까지 ‘공통분모’ 찾기에 골몰한다. 심지어 동태형제(同胎兄弟)간에도 ‘친소(親疏)’를 가른다.
특히 한국사회의 이념적 편가르기는 통속적인 관념으로는 도저히 해석이 안되는 부분이자 고질적이며 망국적이다. 이성을 마비시켜버린다. 불안해서도 그렇겠지만 키재기 본능은 상상을 넘는다. 나라가 온통 편가르기 하느라고 날이 새고 해가 진다. 카톡에서는 밤중까지도 이어진다. 정신이 없다. 죽기 살기다.
경제적 관점에서는 이런 경쟁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경쟁과 갈등은 그 양상이 다르다. 경쟁은 나름대로 룰이 있다. 갈등을 경쟁으로 승화시키려고 하면 그 안에 ‘선한 의지’가 꼭 필요하다. 더 나은 미래를 담보하자면 그렇다. 즉 발전하려고 한다면 ‘옳고 그름(善惡)’의 바탕에 그 기준과 잣대로 편을 가르는 세상이라면 조그만 희망이라도 있다. ‘쳇 GPT’가 뭔지도 모르는 아주아주 오래전 세상에서도 권선징악(勸善懲惡)은 있었다. 아무리 좋고 친하더라도 그 이유 하나때문에 악(惡)을 옹호하거나 덮어서는 가망이 없다.
이 또한 전달매체가 판단을 사정없이 흔들어버리면 뭐가뭔지 어리둥절해 버린다. 책속에는 길이 있다. 시대가 변해도 상당한 기간동안 ‘책(冊)’의 효능은 오래 지속될 듯하다.
편가르기의 끝판왕은 나라간의 전쟁이다. 바로 1년전인 2022.2.24일 러시아는 인접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유엔인권 최고위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민간인 7천명, 어린이 438명, 군인 20만 사망, 국민 33%가 난민, 전세계 4억명이 기아상태다. 언제 그 참상이 끝날지 모르는 이 상황은 예방할 수 없는 것이었나, 이를 짚어보는 것이 역사요, 정치요, 민생이다. 전쟁초기 전세계가 침략자 러시아를 비난하였다. 차차 시간이 지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원인이 무엇인가를 묻는 Chat GPT의 대답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과 ‘핵재무장론’이 전쟁 발발동기의 핵심임이 드러났다. 편가르기였던 것이다. 이게 정녕 남의 일인가,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무역수지는 126억9천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역대 월간 최대적자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지난해 한해 적자규모(474억6700만달러)의 26.7%에 이른다. 올 한해 누적적자는 계산하기도 겁난다.
무역수지 적자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3월 1400만달러 적자 이후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무역수지가 11개월 이상 연속 적자 흐름을 보인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6년 만이다. 1월 대중국 수출이 31.4%나 감소했다. 안미경중(安美經中)의 판도 깨져 버린듯하다.
한국경제의 특징인 무역의존도가 최근인 2020년 말에는 64%였다. 같은 기간 미국은 19.34%, 일본은 28.08%였다. 대외환경에 그만큼 허약하다는 것이다. 난방비 하나에서 보듯이 경제상황앞에서는 백약이 무효다. 40년전 경제원론 교수님이, ‘전쟁은 모든 경제문제를 삼켜버린다.’ 느닷없이 그 말씀이 떠오른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마실 물 한병도 감지덕지요. 담요 한가닥도 감사(?)할뿐이다.
무슨 욕구와 욕망이 있어서 ‘경제타령’ 하겠나 싶으니 그 말씀이 지당하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 크리스찬 데이비스 서울지국장은 ‘한국전쟁시 대피 걱정마라… 전쟁 알기도 전에 다 죽을 것’이라는 한 외교관의 말을 엊그제 전했다.
편가르기, 다 좋다. 그런데 기준이 뭔가, 내편 네편도 다 좋지만 ‘우리편’이라는 목소리가 없어져버렸다. 평소 안보에 관심이 많던 분들은 의외로 편안(?)해 보이고, 남북관계를 잘 안다는 분들은 오히려 걱정(?)으로 괴로워하는 이 요상스런 현상도 극단적인 ‘편가르기’가 낳은 아주 기괴한 현상이다. 같은 편이래도 그렇다. 사람을 내보낼 때가 아주 중요하다. 내편이 아니라고 내치는 순간 모든 증오와 저주가 싹트게 된다. 인과응보요, 이에 상응하는 대가는 본인에게 반드시 되돌아오게 된다. 책을 읽으면 이게 보이고 알 수도 있다.
소 키우는 사람은 소를 열심히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통일도 좋지만 전쟁부터 막는 일이 더 급해져 버렸다. 미국에 앉아서 할 일도 참 없다고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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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구 / 위싱턴 민주평통회장,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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