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세상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언제나 나 자신을 기준 삼아 나 자신부터 기쁘게 할 일이다. 우리 각자 타고난 천재(天才)를 갖고 인재(人才)가 되어보자는 뜻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이면 누구나 다 하나같이 천재라 할 수 있고, 천재의 특징으로 대담무쌍, 자기만족, 일편단심을 들 수 있는 것 같다.
자고로 미인은 용감한 자의 차지가 아니더냐. 그래서 예부터 일심불란(一心不亂) 일심전력(一心專力)이면 일심만능(一心萬能)이라 하는 것이리라. 말하자면 햇볕을 돋보기 렌즈의 확대경을 통해 한 점으로 모아야 불이 붙지 않는가. 어떤 일을 하던 정신과 마음이, 목적과 노력이 분산되지 않고 집중 집약돼야 하리라.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천재란 99%의 땀과 1%의 행운으로 빚어진 것이라 했다지만 충분히 대비한 준비만 되어있으면 기회란 조만간 오게 마련이고 기회가 나타나는 순간 즉시 놓치지 않고 잡아 최대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은 누구나 제 먹는 마음만큼의 인물이 되고, 제 꾸는 꿈만큼의 삶을 살게 되며, 제 하는 모험만큼의 기적을 일으킨다.
쓰는 방법과 수단이 비상하고 파격적일수록 그가 감행하는 만큼 그만큼 비상하고 파격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니 내용만 갖추면 형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떠한 모양과 꼴도 다 괜찮고 좋을 뿐이지. 어떤 생김새의 그릇이든 그 그릇에 무엇을 담느냐가 중요하지 않은가. 악기로 치면 그 악기로 어떤 소리를 내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결코 낙담낙심하거나 낙담상혼(落膽喪魂)하지 말고 한번 숨을 크게 몰아 내쉬고는 새로운 더 좋은 기회, 더 큰 가능성을 찾아 볼 일이다. 실로 뜻만 있으면 반드시 길은 있는 법이고, 없는 길도 새로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그뿐더러 예상 또는 기대 못했던 상상 밖의 길도 나타날 것이다. 길이 나타난다기보다 보이지 않던 길이 찾는 사람 눈에는 꼭 띄고 말테니까. 그것도 엉뚱한 곳에서 말이다.
과학자가 A라는 걸 찾다가 A대신 그 몇 배로 가치 있는 B를 발견 또는 발명하게 되는 경우가 있듯이 말이다. 결과는 어떻든 언제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는 과정 자체가 너무도 보람 있고 신나는 순간순간이 아니랴. 이 노력하는 즐거움, 예측을 불허하는 미지수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스릴과 흥분, 그 쾌감이야말로 이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삶의 기쁨이리.
영국의 평론가 윌리엄 해즐릿(William Hazlitt 1778-1830)은 ‘개인의 신분에 대한 논고’란 수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 생각에 세상엔 본질적으로 다른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어떤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잘 달리는 말들과 사냥개들, 훌륭한 마차와 옷 등을 갖고 싶어 그런 것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을 내 주위에서 많이 본다.
그런데 나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무엇을 소유함으로써 빛나기보다는 뭣이든 남보다 더 잘함으로 뛰어나고 싶을 따름이다. 힘을 좋아하지만 재산의 힘은 아니다. 뜀박질로 말할 것 같으면 사냥개 그레이하운드보다 더 빨리 뛰어보고 싶다.
그러나 세상에서 제일 빨리 달리는 그레이하운드를 갖는다는 일이라면 나는 부끄러워할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인격적인 신분의 성분을 나 자신으로부터 내 것이라 부르는 내 소유물로 옮겨 전이시킬 수 없다. 그런데도 많은 세상 사람들은 그들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보다 그들이 소유하는 것으로 그들 스스로의 값이 매겨지는데 만족해한다.”
서양 속담에 ‘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가졌느냐에 따라 부자가 아니고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다’라는 말이 있다. 또 옛날 로마의 철인 세네카는 ‘너무 적게 가진 자가 아니고 더 탐내는 자가 빈자(貧者)’라고 설파하지 않았나.
그 누군가가 했다는 말대로 얼마나 멀리 가느냐보다 얼마나 무엇을 보느냐가, 얼마나 무엇을 보느냐보다 얼마나 무엇을 배우느냐가, 얼마나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얼마나 배운 대로 사느냐가 문제요 그 해답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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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상/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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