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가 개표 막바지에 이르며 거의 모든 경합이 마무리됐다. 이번 중간선거는 남가주 한인사회에 아쉬움도 많았지만, 성과도 많았던 선거로 평가된다.
많은 한인들의 정치적 도전, 당선의 쾌거를 알린 한인 후보들, 석패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 한인 후보들, 주요 후보들의 한인사회 표심 공략 활동 등 주류사회에서도 눈길을 돌릴만한 요소들, 성장한 한인사회 정치력을 느낄 수 있을만한 요소들이 많았던 선거였다.
대표적으로 한인 연방하원의원 2명이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자신이 속한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에서 현재 의정활동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던 캘리포니아 40지구의 영 김 의원은 큰 차이로 주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비교적 빠르게 승리를 확정했다. 45지구의 미셸 박 스틸 의원은 상대가 속한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이었지만, 현재 의정활동에 대한 좋은 평가와 해당 지역구에 적지 않았던 한인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지지 등으로 박빙의 승부를 벌였고 결국 개표 후반으로 가면서 상당한 차이를 내며 승기를 잡았다. 남가주에만 한인 연방 의원 2명이 존재하는 역사를 이어갔다.
또한 LA 카운티 랜초팔로스버디스 시의원에 출마한 폴 서 후보는 6명 중 3명을 뽑는 이 선거에서 3위로 당선을 확정, 랜초팔로스버디스 시의회 역사상 최초의 비백인, 아시안, 한인 시의원이 됐다. 부에나팍 1지구 시의원에 조이스 안, 사이프리스 교육구 위원장에 샌드라 이 등도 당선되며 한인사회에 희소식을 알렸다. 이 외에도 부에나팍 제2지구 교육위원에 제이슨 정, 어바인 통합교육구 4지구에 제프 김도 단독 출마로 당선됐다.
연방 하원 의원 초선에 도전한 데이빗 김, 주 하원 의원 초선에 도전한 유수연 후보 등은 석패했지만 강력한 상대에 맞서 박빙 승부를 펼쳤다. 심상치 않은 선거 후반 상승세와 개표 후 적은 표 차이 기록 등으로 선거 초반만 해도 크게 주목하지 않던 주류사회도 이변 가능성에 주목했다. 또 이번 선거활동을 통해 유수연 후보가 제기한 캘리포니아 교육문제는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유권자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외에도 한인 후보들이 많았는데 남가주에서만 20여명이 출마 또는 재선을 노렸다. 승리하지 못한 경우가 더 많지만 많은 한인들이 정치적 도전에 나선 것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후보도, 이를 지지하는 한인사회도 경험과 노하우를 쌓으며 도전은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주류 및 타인종 후보들의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이 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점도 화제였다. LA 시장 선거에선 릭 카루소 후보는 초반부터 영어, 스패니시, 한국어 3개 언어로 홍보활동을 전개했으며, 자금이 제한적이었던 캐런 배스 후보 역시도 막판 한국어 홍보영상을 제작했다. 이에 앞서 예비선거에서도 모든 주요 시장 후보들이 한인회관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었다. 또한 LA 한인타운 인접 지역구 시의원 후보, LA 카운티 셰리프 후보, 수퍼바이저 후보 등도 역시 막판까지 한인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제는 한인사회에 후원만 바라는 것이 아닌 한인 유권자 표심을 적극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났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이 밖에도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한인타운 투표센터 수와 한국어 안내 요원도 한인단체의 요청과 선거국의 협조로 인해 늘어났다. 특히 이번 중간선거에서 LA카운티 내 119개의 투표소에 총 139명의 한국어 안내요원(Korean Speaking Election Worker)이 배치됐다. 전문가들은 이 역시 한인사회의 정치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한인 사회의 조직적 움직임, 한인 투표율 등에서 여전히 부족한 면이 있었다. 아직 개표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한인 투표율은 기대에 못미칠 전망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치력 신장의 가장 기본이 되는 투표율 제고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여전히 한인사회가 차별 또는 무시를 두려워하지 않고 주류사회에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더 많은 한인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번 중간선거를 발판 삼아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 더욱 성장하는 한인사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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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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