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국의 국채 금리 급등과 금융 기업의 실적 부진에 급락 마감했다.
18일(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3.34포인트(1.51%) 하락한 35,368.4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5.74포인트(1.84%) 떨어진 4,577.11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86.86포인트(2.6%) 급락한 14,506.9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10월 초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가장 최근 고점인 지난 11월 19일의 종가에서도 9.6% 이상 후퇴하면서 조정 국면 직전으로 후퇴했다. 월가에서는 주가가 최근 고가 대비 10% 이상 떨어지면 기술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한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세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 금융주 실적 부진에 주목했다.
이날 미국 국채 금리는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의 금리가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대를 돌파했고, 10년물 국채 금리도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87%대로 치솟았다.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긴축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식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금리 선물 시장이 올해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연준이 3월에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 방송 CNBC와 마켓워치 등은 월가 일부 참가자들이 연준이 3월 FOMC에서 금리를 50bp(베이시스포인트) 올릴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희박한 확률로 연준이 1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97.0%로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금융주의 실적 부진도 증시 부진에 한몫했다
미국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39만1천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이익에 비해 13% 줄어든 수준이다.
찰스 슈왑의 4분기 영업수익은 47억1천만 달러로 집계되며 전년동기대비 호조를 보였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하회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미국 제조업 경기의 둔화를 시사하는 경제 지표도 나왔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뉴욕주의 제조업 활동을 나타내는 지수인 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0.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월치인 31.9에서 무려 33포인트가 급락한 수준이다. '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이 지수는 무려 1년 7개월 만에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미국의 1월 주택시장지수도 83으로 집계되며, 전월치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였던 84를 하회했다.
업종별로도 에너지주를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기술주가 2.49% 하락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금융주 섹터도 2.3% 떨어졌다. 소비재와 커뮤니케이션 관련 업종도 2% 안팎으로 급락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소식을 밝힌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2.43% 하락했다. 애플의 주가도 1.89% 내렸고, 아마존닷컴과 테슬라의 주가는 각각 1.99%, 1.82% 하락 마감했다. 메타 플랫폼스(페이스북)의 주가는 4% 넘게 떨어졌고, 엔비디아도 3.86%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6.97% 급락하며 금융주 하락을 주도했다. 제이피모간체이스의 주가도 4.19%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우려가 더욱 강해지면서 주식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취약해졌다고 전했다.
나티니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선임 포트폴리오 전략가인 잭 자나시에비츠는 "우리는 유동성의 회수를 경험하고 있고, 이는 시장을 공포에 질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어드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로스 메이필드는 "연준의 긴축 타이밍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올해 상반기 내내 시장을 초조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 또한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60포인트(18.76%) 급등한 22.79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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