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시픽 시티 은행 헨리 김 행장
1.5세 차세대 한인 은행장 기대 부응, 첫 임기 자산^예금^대출 등 외형 2배 성장
▶ 전국 아우르는 ‘중견은행’2차 도약 청사진
헨리 김 행장은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는 은행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상혁 기자]
‘침묵의 카리스마’
그는 큰 소리 내지 않고 실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침묵의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겉으로는 온화하면서도 안으로는 까다로운 금융 규정과 숫자를 컴퓨터처럼 머리에 저장하고 있는 외유내강의 은행가다. 그의 첫 4년 임기동안 은행의 자산과 예금, 대출이 각각 2배가 늘어났으며 순익 100%, 현금배당 300% 증가라는 경이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이사들이 첫 임기 때 보다 1년이 늘어난 5년 임기의 차기행장으로 만장일치로 선임한 것은 당연할 일이었다. 바로 퍼시픽 시티 은행(PCB) 헨리 김 행장 이야기다.
헨리 김 행장은 지난 2018년 1월 50세에 퍼시픽 시티 은행 3대 행장에 취임한 1.5세 은행장이다. 그가 행장에 취임하자 주변에서는 기대와 우려 속에 한인행장이 1세대에서 1.5세 시대로 본격적으로 넘어가는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김 행장은 임기의 절반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보냈으면서도 기대 이상의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려 1.5세 행장시대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했다.
그는 취임 첫 해인 ▲2018년 8월 은행의 숙원 과제이었던 나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올해 3분기 창사 이래 분기별 실적으로는 최대인 1,102만달러(주당 73센트) 흑자를 달성했으며 ▲안으로는 조직의 안정화를 꾀하고 밖으로는 커뮤니티와의 네트웍을 구축해 커뮤니티와 함께하는 퍼시픽 시티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했다.
14세 때인 1981년 가족이민으로 도미해 템플시티 고교(85년)와 UC 샌타바바라(1989년)를 졸업했다. 1990년 구 중앙은행 론 오피서로 은행과 인연을 맺었다. 이로 인해 김 행장은 이민 1세와 2세가 지닌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14세 때 이민 와 영어와 한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해 미 주류사회와 타 소수민족 커뮤니티와 원활한 관계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더구나 은행감독국과의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한인은행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김 행장은 2003년 당시 태평양 은행의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그 당시 36세에 PCB의 초대 최고대출책임자(CCO)에 임명돼 화제가 됐다. 당시 연방·주 감독국은 PCB가 신생은행이고 은행의 가장 핵심 보직 중 하나인 CCO에 임명된 그를 두고 “너무 젊지 않느냐, 경험이 좀 부족한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임명 승인 조건으로 그와의 인터뷰를 요구했다. ”
감독국은 그와 인터뷰를 가진 후 “최고의 선택”이었다며 임명 승인을 해준 것은 유명한 일화다.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최고대출책임자(CCO)로 근무한 그는 2014년 4월부터 수석전무 겸 CCO, 최고운영책임자(CCO)로 승진해 본격적인 행장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2년에는 3년 코스의 퍼시픽 코스트 뱅킹 스쿨을 졸업했다. 1990년 구 중앙은행 당시 함께 근무하던 준 김씨와 1992년 결혼, 딸 해나 김(26)씨를 두고 있다.
“앞으로 5년동안 퍼시픽 시티 은행을 자산 50억달러의 중견은행으로 성장시키는 제2의 도약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이를 통해 미주 한인사회 성장에도 일조하는 은행이 되겠습니다” 내년 1월부터 2차 임기를 시작하는 김 행장의 목소리에는 원대한 포부가 담겨있었다.
■ 일문일답
-한인은행권에서는 드물게 임기가 5년으로 연장 받았다. 소감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첫 임기의 거의 절반을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정신없이 보냈다. 2차 임기동안 차분한 마음으로 은행 경영에 힘을 쏟고 싶다.
무엇보다 이사진의 신뢰와 믿고 따라준 전 직원들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헌신적인 직원들과 함께 PCB의 밝은 미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과 의욕이 크다.
-1.5세 차세대 대표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 주자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다만 1.5세들이 1세 선배들의 눈높이 맞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1세 선배 동료들의 후원과 조언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다. 이 기회를 빌어 감사 말씀을 드린다.
-직원에 대한 투자를 최우선으로 강조했는데
▲PCB의 역대 행장과 본인 모두 내부승진이라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내부 승진은 직원들에게 ‘나도 열심히 일하면 행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그래서 직원 중 5년, 10년 이상 장기근속 직원이 많고 타 은행으로의 이직률도 낮다.
자체 트레이닝 센터를 확장, 운용하고 있는 등 직원들의 교육과 전문화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인정받고 보상받는 은행이 되도록 스탁옵션 등 대우도 강화할 것이다.
-향후 주요 경영 목표는
▲규모는 경쟁력과 직결된 만큼 향후 5년 임기 동안 자산규모를 현재의 21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성장시키고 싶다. 이를 위해 매년 꾸준한 자체 성장도 필요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인수&합병(M&A)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이다.
나스닥 상장은행이라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 주류 투자 유치와 주류 금융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아직도 남가주가 주력인 영업망을 타주로 확대해 명실상부한 전국구 은행으로 발돋움하겠다. 구체적으로 현재 뉴욕과 뉴저지에 국한된 타주 지점망을 내년에 텍사스주 달라스에 첫 진출하고 뉴저지주 팰리세이드팍에 2번째 지점을 낼 것이다.
또한 내후년에는 텍사스주 캐롤톤 지역과 함께 애틀랜타와 시애틀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대 커뮤니티 사업계획은
▲올해 4년째를 맞는 장학사업을 통해 각각 3,000달러씩 총 7만5,000달러를 지원했다. 매년 장학금 규모를 최소 1만달러씩 늘려 더 많은 학생들을 지원하겠다. 청소년 ‘재정캠프’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태평양’이라는 이름처럼 우리 은행이 기부나 봉사에도 태평양처럼 ‘넓고 아름다운 은행’이 되기를 희망한다.
-한인은행이 극복해야 할 주요 과제는
▲시장을 다변화 해야 한다. 더 이상 한인 고객에만 의존해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영어가 더 편한 1.5세와 2세 한인 고객을 유치하면서 다양한 아시안 커뮤니티와 주류 고객 비율을 늘려야 한다. 퍼시픽 시티 은행도 직원의 대다수가 이제는 영어권이다. 주류 기업 유치를 위해 인력 확충과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PCB의 장점과 타 은행과 비교할 때 특징이 있다면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우선 신속한 결정이다. 고객이 필요한 대출을 빠르면 24시간 내에 제공할 수 있다. 둘째는 고객이 사업 특성과 니즈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이다. 미국에서 살려면 주치의와 공인회계사는 꼭 있어야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여기에 PCB 뱅커도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 셋째는 공정한(fair) 서비스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PCB의 유일한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대해 주고 자산 규모나 사회적 위치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고객을 공정하게, 또 똑같이 서비스하도록 직원들에게 항상 교육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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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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