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퇴거 소송을 거치지 않고 임대계약서를 파기하거나 임대인을 퇴거시키는 등의 권리행사 시도가 법으로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는 것은 대부분의 건물주들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설사 임대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계약 기간이 만료 된 경우에도 정식의 퇴거 소송을 하여 판결문을 받아야만 임대인을 퇴거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 중 예외가 하나 있다. 그 예외 중의 하나는 임대인이 임대 건물이나 주거지를 자발적으로 포기 (abandonment)하였을 경우이다. 즉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더이상 임대 건물이나 거주지를 사용하지 않고 이사를 가거나 사라졌을 경우 건물주는 그 임대지의 점유권을 특별한 절차 없이 되찾을 수가 있다. 하지만 건물주가 좀 더 확실한 법적인 보호를 받기 위하여서는 법에서 명시한 간단한 절차를 이용하는 것이 절대적이다.

예를 들어 오랬동안 임대인이 보이지 않고 임대료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건물이나 임대지에 사람이 출입하거나 사용한 흔적이 없을 경우 건물주는 포기 절차를 고려해 보아야한다. 포기 절차를 진행하기에 앞서 건물주는 임대인이 건물을 포기하였다는 증거를 수집하여 보관하는 것이 중요함은 말할 것이 없다. 예를 들어 이사가는 것을 보았다는 이웃의 증언, 내부가 텅 비어 있고 당분간 임대인이 출입한 흔적이 없는 경우, 상수도나 전기가 단절되었다는 서류 등등이 좋은 증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임대인의 전화나 이멜을 통해 또는 임대 신청서에 명시되어 있는 친인척들에게 연락을 하여 포기나 이사 여부를 확인하여 보는 것도 향후 발생할수 있는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한 절차를 통해 임대인이 자발적으로 퇴거 한 것이 확실해 보이는 경우에 건물주가 취할 수 있는 임대 계약서 파기절차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다.

먼저 건물주는 임대인에게 통지서(notice)를 전달 하여야 한다. 통지서를 보내기전에 전제 조건이 있다. 그 하나는 임대인이 임대료 지불 날짜를 최소한 14일 이상 넘겼어야 된다는 것이다. 즉 오랫동안 납부하여야 하는 임대료를 지불 하지 않았을 경우에 해당된다. 당연한 필요 조건이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것 처럼 건물주의 합리적인(reasonable) 판단으로 임대인이 점유권을 포기 하였다는 믿음이 있어야 된다.

그리고 통보서에는 통보 이유 즉 임대인이 점유권을 포기를 하였다는 이유로 통보를 보낸다는 사실과 임대계약서 파기 날짜를 확실하게 명시 하여야 한다. 이때 임대계약서 파기 날짜는 통보서를 직접 임대인에게 전달할 경우 전달 날짜로 부터 최소 15일 이후, 그리고 통보서를 우편으로 전달할 경우 전달 날짜로 부터 최소18일 이후이어야 한다.

건물주의 통보에 동의하지 않는 임대인은 명시된 날짜안에 임대인이 임대지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사실과 임대인의 주소를 명시한 통보를 건물주에게 서면으로 전달하여야 한다. 날짜안에 그러한 서면 통지서를 전달 받지 않은 건물주는 임대인이 점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열쇠나 출입구의 암호를 바꾸고 그 외 점유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많은 경우 포기 절차와 퇴거소송을 동시에 진행한다. 즉 포기 절차의 전제 조건인 임대료 미납 기간 14일은 또한 퇴거 소송의 근거가 된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 있는 3일 노티스 후에 곧 바로 퇴거 소송도 진행 할 수 있다. 따라서 임대료 미납을 근거로 퇴거 소송을 진행 하는 것과 동시에 포기 절차를 진행하고 만약 포기 통보서에 대한 임대인의 응답이와서 포기 절차를 진행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료 미납의 소송 절차는 계속 진행하여 시간을 절약한다는 것이 동시 진행의 개념이다.

펜데믹 기간 중에 임대료 미납을 이유로한 퇴거 소송이 어려워져 포기 절차를 이용하여 임대계약서 파기를 시도하거나 실제 파기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펜대믹 기간 중에 임대료 미납을 이유로한 퇴거 소송을 동시에 진행하기는 거의 불가능 하였다.

그리고 임대인의 재산이나 물건이 임대지에 남아 있을 경우 건물주는 함부로 그러한 재산을 버리거나 처분할 수 없다. 그러한 물건에 대해 또한 일련의 법적 절차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여야만 된다. 임대인이 남겨 놓은 재산이나 물건의 처분이나 처리 절차는 다음 기회에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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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