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학의 오드 아르네 웨스테드(Odd Arne Westad) 역사학 교수는 ‘한반도가 중국대륙 이웃이지만 수천년 동안 한 번도 그들에게 편입 된 적이 없었다.’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한국과 중국을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중국대륙 문화와 한반도가 상당히 비슷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반도는 확실히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반도는 아주 일찍 16세기 후반부터 확고한 민족국가의 정체성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대륙에 왕조가 생길 때마다 한반도는 큰 영향을 받았지만, 한반도의 왕조들은 상당히 대처를 잘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고 오히려 중국대륙의 왕조들을 철저히 연구하여 뛰어나게 관리를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오늘날 한국인들은 전세계 어느 민족보다 강한 정체성으로 결속하고 있기 때문에 주위 환경이 바뀌면 반드시 통일국가를 세울 것이라고 했다.
중국 땅에는 자기들이 천하의 중심이라고 하는 수많은 왕조들이 세워지고 멸망했다. 그러나 그 왕조들은 늘 단명했다. 중원대륙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졌던 왕조는 동이족의 여진이 세운 청(296년), 한족의 명(277년), 몽골의 원(97년), 한족의 북송과 남송 합쳐서(279년), 가장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다는 수, 당은 모두 선비족이 세운 북주 출신으로 수나라 39년 당나라 289년이다.
이외에도 북방의 대국 거란의 요나라(218년)와 여진의 금나라(120년)도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 한족의 시조라는 그 한나라도 118년이었고, 중국대륙 최초의 통일국가인 진나라는 15년만에 멸망했다. 반면에 한반도에서 가장 짧은 역사를 가진 왕조는 474년의 고려왕조 뿐이다.
특히 대륙의 왕조들은 한반도를 우습게 보고 침략 했다가 쇠퇴하거나 망했던 수, 당, 요의 역사를 잘 알기에 한반도와 전쟁을 피했다. 힘을 가진 대륙의 황제국이라 해도 형과 아우의 관계에 만족했다.
아울러 한반도의 왕조들도 중원의 통일 왕조들을 대국으로서 존중하고 자신의 독자성을 인정받고 교류를 하는 실용외교를 택하였다. 한반도의 역대 왕조들은 소수계로서 어떻게 생존하고 번영을 도모했는지 어쩌면 모범 답안을 가지고 있었다. 한반도의 왕조들은 자기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파악하고 무모하지 않았으며 시대의 흐름을 읽고 외교적 노력에 총력을 다했다.
다니엘 강 남캘리포니아 대학 학국학연구소장은 ‘정체성은 사회적인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예를 들면서 자신은 비록 어머니가 미국인이었지만 태어나자 마자 신천 강씨의 자손으로 전형적인 한국가정의 문화 속에서 교육 받고 자라면서 스스로 한국계라는 정체성에 대해서 한 번도 부정 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정체성은 개인이 속한 사회가 얼마나 강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가에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다행히도 미주 한인들은 다음 세대의 정체성을 위해서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학교를 통해서 한글, 한국문화, 한국역사 교육을 하고 있다. 여기에 미주 한인 이민사 교육과 집단의 발전을 위한 커뮤니티 차원의 노력을 다음 세대와 함께 한다면 정체성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냉전의 해체 후 미국 일방주의 시대가 2008년부터 급격히 약화되면서 세계는 혼란해졌고, 중국이 부상하면서 세계는 미중 갈등과 함께 2극체제로 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바이러스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각종 자연재해들이 발생하면서 지금 세계는 대혼란의 시기에서 고통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의 시대는 기존의 산업과 노동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향해서 빠른 변화를 하고 있다. 여기서 뒤처지면 시대의 낙오자가 된다.
특히 다인종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우리가 소수계로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더욱더 확고히 하면서 우리가 처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커뮤니티 차원으로 결집해서 목소리를 내고 변화와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타국과 타민족을 멸시하거나 가볍게 보지 않고, 적이라도 늘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세계와 함께 숨쉬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민족이 수천년 동안 대국에 편입되지 않고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지금에 이를 수 있게 한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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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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