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선 지휘자 데뷰무대 무산, SF 심포니의 MTT 퇴임 등 하이라이트
SF 오페라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김은선 지휘자
2021 신축년이 밝았다. 지난 해는 3월부터 일기 시작한 코로나 광풍으로 우물쭈물하다 공친 한 해였다. 이렇다할 행사도 없었고 줄줄이 취소된 공연장의 냉기로 인해 취재 한 번 못 해보고 속절없이 지나 버린 2020년이기도 했다. 예전에 뮌헨의 첼리비다케라는 지휘자는 ‘현장감없는 공연은 음악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평생 음반 녹음을 거절했던 그의 고집만큼이나 너무나 간절했던, 공연으로 굶주린 2020년이기도 했다. 물론 문화란 딱히 정해진 장소에서 공연이 이루어져야만 문화의 맥을 이어간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2020년은 너무나도 잔인한 한 해였다.
아쉽고도 짧았던 지난 한 해의 공연소식을 뒤돌아 보면 무엇보다도 김은선 SF 오페라 지휘자의 데뷰무대가 무산된 것이 가장 큰 아픔으로 남은 한 해였으며 SF 심포니를 25년간 이끈 마이클 틸슨 토마스의 마지막 무대도 음악팬들의 주목을 끌었던 문화계 뉴스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였다. 한인 문화 뉴스로서는 최세윤, 어수자씨의 부부전이 신년초 문화 뉴스로 실렸으며 이승희 해금 독주회 및 세계적인 재즈 & 크로스오버 뮤지션 그룹 ‘블랙 스트링’의 베이지역 공연기사 등이 연초의 짧았던 공연 기사의 한 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1월부터 시작하여 순서별로 훑어본 2020년 베이지역의 문화계는 먼저 ▶김은선 지휘자가 SF 오페라의 새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어 한인 지휘자로서는 최초로 미 메이저 오페라단의 지휘자로 기록되는 낭보를 전했다. 김 지휘자는 2020년부터 향후 5년간 지휘 및 캐스팅, 경영 등에 참여하며 한인 지휘자의 역량을 과시할 예정이었지만 3월부터 일기 시작한 코로나 여파로 9월 열릴 예정이던 데뷰무대가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1월 첫 주에는 ‘같고 다르게, 예술로 사는 부부’라는 제목으로 최세윤, 어수자 부부의 SF 총영사관 부부 전시회 기사가 실렸다. 최세윤, 어수자 부부는 1월 6일 영사관 전시실에서 열린 오프닝 리셉션을 통해 “치열한 삶 속에서 창조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선택된 축복이었다”며 동판화, 꼴라쥬, 드로잉, 조각품 등 전시된 작품들 앞에서 지인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예술과 함께하는 삶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2월 14일에는 ‘해금과 우든 피쉬의 화려한 앙상블’이라는 제목으로 이승희 해금 독주회 및 우든 피쉬 정기 연주회 기사가 실렸다. 스탠포드 대학 및 SF 오울드 퍼스트 콘서트 시리즈에서 열린 공연에서 이승희 해금 연주자는 가야금과의 협연으로 ‘긴 아리랑’, ‘밀양 아리랑’, ‘진도 아리랑’ 등을 연주했으며 이어 나효신 작곡의 작품들을 연주하여 갈채 받았다. ▶2월 21일에는 재즈 & 크로스오버 뮤지션 그룹 ‘블랙 스트링’의 공연이 산호세와 버클리 등 베이지역에서 펼쳐진다는 기사가 실렸다. 전통악기로 재즈 등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블랙 스트링은 첫 미주 투어에 나서 샌디에고, LA, 산타 바바라를 거쳐 베이지역 공연을 마치고 귀국했다.
3월 중순부터 불어닥친 코로나 여파는 결국 ▶4월17일 ‘SF오페라의 여름 페스티발 전격 취소’로 이어졌고 결국 김은선 지휘자의 무대로 기대를 모았던 9월 ‘피델리오 공연’을 비롯 2020년 오페라 시즌까지 취소되는 재앙으로 이어졌다. SF 오페라는 여름 페스티발 취소 하나 만으로 약 8백달러의 손해를 감수해야했다. 코로나의 여파 속에서도 ▶5월 15일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CAAMFest) 온라인 스트리밍 행사가 문화면을 장식했으며 5월22일까지 계속된 행사에서는 린 첸 감독의 ‘내 것으로 만들 거야’ 등 오프닝 영화 및 패널, 인터뷰, 파티, 라이브 퍼포먼스 등 20여개의 디지털 행사가 무료로 스트리밍됐다.
▶6월 26일은 마이클 틸슨 토마스 SF 심포니 지휘자의 퇴임 기사가 실렸다. 1995년시즌 부터 25년간 SF 심포니를 이끌어왔던 MTT는 6월28일 SF 데이비스 심포니 홀에서의 온라인 공연을 끝으로 상임지휘자로서 팬들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MTT는 SF 심포니와 25년간 함께 하는 동안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시카고, 클리블랜드 등 빅 5와 어깨를 나란히하는 심포니 악단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현대음악을 다룬 메어버릭스 페스티발, 음악의 문외한들을 음악회장으로 이끌어낸 칵 테일바 오픈 콘서트 ‘사운드 박스’ 등의 프로그램으로 호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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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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