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미국인의 수는 1억4,000만 명을 웃돈다. 그리고 이제 정치평론가들은 이들이 내린 선택의 ‘의미’를 설명해야하는 어려운 작업을 수행해야한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이번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거부감의 표시였다. 현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사례는 지난 125년 동안 단 다섯 차례에 불과했고, 이제 트럼프가 그들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직접투표에서도 워터게이트의 여파 속에 대통령직을 승계했던 제럴드 포드를 상대로 지미 카터가 완승을 거뒀던 당시의 기록보다 훨씬 큰 표 차이로 바이든에게 뒤졌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심하게 분열된 상태다. 탄핵과 팬데믹,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마비 등 연이은 위기를 거치면서 결속력을 다진 공화당 유권자들은 트럼프에게 몰표를 던졌고, 민주당 지지자들 역시 유사한 선택을 했다. 이제 양극화는 웬만한 사건이나 후보의 업무수행 역량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고, 종파적이며 실존적이다. 사실 운동경기에서도 연고팀이 일방적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꿋꿋이 응원을 이어가는 것이 팬의 충성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테스트가 되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트럼프를 철저히 배격하고, 비뚤어진 정치판의 궤도 수정을 희망했던 민주당은 아마도 큰 실망감을 맛보았을 것이다. 그들의 기대는 2018년에 치러진 중간선거의 고무적인 성과와 올해 선거에서 민주당의 완승을 점친 각종 여론조사 탓에 잔뜩 부풀어 올랐지만 2020년의 여론조사는 완전히 빗나간 2016년의 전망만큼이나 부정확했다.
특히나 민주당 입장에서 가장 속 쓰린 점은 다문화주의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와 같은 운동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바로 그 해의 선거에서 트럼프가 (비록 전체 흑인 투표수의 12%에 불과하긴 하지만) 1996년 이래 그 어떤 공화당 대선 후보보다 더 많은 흑인 표를 가져갔다는 사실일 터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무슬림 표의 35%를 수중에 넣었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아마도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이다. 부분적으로 민주당 전략가였던 제임스 카빌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명언은 아직도 옳다. 트럼프 치하에서 번영을 누렸던 여러 소수 집단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 이로 인한 경제붕괴의 책임을 트럼프에게 돌리기를 꺼렸다. 이들에게 민주당은 경제봉쇄, 공화당은 경제재개를 연상시키는 정당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코비드-19가 부분적으로나마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필자는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라는 민주당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오랜 개인적 느낌을 근거로 이같은 결과를 풀어보려 한다. 민주당의 다문화주의는 대단히 다양한 종족과 인종 및 종교 그룹들을 ‘소수계’라는 단일체로 뭉뚱그려놓고, 이들 모두에게 단일한 접근법을 적용하려드는 맹점을 지닌다. 다시 말해 민주당은 소수계 그룹들 전체가 심각하고 조직적인 차별에 직면해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필요로 한다는 접근법을 택했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철저히 흑인들이 겪은 경험에 뿌리를 드리우고 있다. 미국은 흑인들의 가정을 깨뜨리는 가혹한 정책을 집행했고, 그들을 인간이하의 이등시민으로 취급하는 등 혹독하고 잔인한 차별을 일삼았다. 이 같은 역사적, 구조적 장벽은 흑인들에게 지울 수 없는 깊은 상흔을 남겼고, 차별은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 외의 거의 모든 이민자들은 족쇄를 찬 채 노예상에 의해 강제로 끌려온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미국으로 건너왔기에 흑인들이 겪어야했던 쓰린 경험을 공유하지 않았다. 물론 우리 역시 차별과 마주하거나 주류로부터 배척당한 듯한 느낌을 맛본 적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미국은 외국인들에게 세계의 그 어떤 나라보다 개방적이고 수용적이다.
이는 아프리칸-아메리칸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서 비롯된 이데올로기가 다른 이민자들, 혹은 그들의 자손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음을 뜻한다. 백인 미국인들에 의한 혹독한 대우는 자발적 이민자인 우리의 정치관을 틀 짓는 결정적인 경험이 아니다.
우리 중 일부는 사회적 진보주의자이지만 다른 일부는 보수주의자다. 일부는 스스로를 자립적인 기업가로 간주하는 반면, 다른 일부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다. 일부는 그들보다 뒤에 온 이민자들 혹은 흑인들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주류에 동화하려든다. 필자가 아는 가장 지독한 미국의 인종주의자들은 바로 ‘소수계’다.
심지어 아프리칸-아메리칸조차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정책에 관해 훨씬 다양한 견해를 보인다. 예를 들어보자. 최근 실시된 갤럽이 여론조사에서 흑인의 19%만이 그들의 지역에 배치되는 경찰력을 줄여주기를 희망했다. 반면 61%가 현재의 경찰력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했고, 단지 20%만이 축소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예산 삭감’과 같은 구호는 주류에 속한 흑인들의 눈총을 사기 십상이다.
여기서 소수계의 심리상태에 관한 필자의 개인적 예를 하나 들어보자. 39년전 미국에 처음 장학금을 신청한 이후 필자는 (센서스처럼 법적으로 요구되는 경우를 제외하곤) 종족이나 인종배경을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흑인과 인디언 원주민 등 이 땅에서 심한 차별을 당했던 사람들의 비극에 무임승차해 소수계 우대 특전을 누린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 그것보다는 위대한 한 미국인(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말대로 나의 피부색이 아니라 내 성격의 내용물에 의해 평가받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많은 소수계들의 최대 열망이 상대적으로 더 나쁘거나 더 나은 대우를 받지 않은 정규 미국인(regular Americans)이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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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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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미국 첫발을 누가 이끄는가에 달린 것 같다.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소수계에게 많은 일 좋은 일했다고 보지 않는다. 공화당이 하지 않는 필요한 일을 한 것은 사실이다. 공화당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민주당은 특혜를 주어야 평등하게 산다는 비평등 원리를 기준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 둘다 틀리고 둘다 맞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평등하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색깔때문이 아니라 실력을 기준으로 삼아야한다. 민주당이 공화당원 수를 이길려면 이민자만이 그 길이다. 그렇다고 싸구려 정책으로 팔려갈 이민자들은 아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어떤선택을했어야만 되었을까도 한마디했드라면 좋았을텐데 좀더 배웠을텐데 지적이있으면 해답도 있었어야 할텐데도 그게 없는게 좀 아쉽지만 좋은 지적들 감사합니다. 나역시 의아해하든 일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니 아쉽게 생각했었는데..이 트라는자를 지지 두둔한다는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 했었으니까요 나라를 우리모두를 절대로 이용감으론 생각할지언정 안중에도 없게 말 행동하는걸 수없이보면서도 그를 지지한다는게 이해하기가 어려웟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