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이 저 먼저 알고 발길을 끊었다. 선거 하루 전날인 2일 밤, 우편함을 열자 거짓말처럼 우편물이 싹 사라졌다. 매일 우체통이 미어 터지게 쏟아지던 선거 홍보물이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 졌음을 하루 먼저 실감한다. 우편물의 역할은 이제 끝난 것이다.
선거 다음날인 4일 아침 우리 신문의 제목은 Too Close To Call(승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박빙), 매일 이른 시간 이메일로 보내오는 한 신문의 뉴스 요약본은 It’s not over till it’s over.(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는 말로 이번 선거를 전했다.
하지만 아침을 지나 점심 무렵, 바이든이 마지막 남아 있던 경합지 중 한 곳인 위스컨신에서 막 승리를 거둬 248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트럼프는 214명. 옅은 푸른색으로 민주당이 앞서고 있음을 알려주는 2개 주인 미시간(16)과 네바다(6)에서만 페이스가 유지되면 바이든 당선 확정, 과반인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면서 게임은 끝난다.
문제는 미개봉 사전투표들이지만 위스컨신에 이어 미시간도 4일이면 거의 모든 우편투표가 개표될 것이라고 밝혀 오늘(5일) 아침이면 당선자가 거의 결정됐을 수 있다. 또 다른 경합주인 펜실베니아(20)의 최종 개표결과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걸 공화당이 보고만 있을 것인가. 트럼프는 3일 밤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다. “승리를 도둑맞을 경우 대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로서는 물러 서기 어려운 선거다. 패배할 경우 끔찍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의 개인적인 안위조차 담보될 수 없을 정도로 결과는 잔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는 내내 우편투표 불신을 말해 왔다. 그의 주장이 100% 틀린 것일까. 4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 1년 전 에 장례를 치른 여자친구의 어머니 앞으로도 우편투표 용지가 왔다는 이도 있다. 선거 다음날 아침, 한 직장에서 화제에 올랐던 이야기다. 미국의 행정력이 이제 우편투표도 제대로 감당해 내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이라는 것을 어느 미국인이 인정하려 들 것인가. 일상생활에서 주 차량등록국(DMV)의 한심한 업무 처리능력을 경험하고 있으면서도.
온갖 시나리오가 난무한 이번 선거는 어쩌면 당초 예상 대로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다. 초박빙의 승부에다, 선거 결과 불복종, 예고된 소송까지-. 폭력사태로까지는 발전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 투표는 무중력 상태의 우주와 심해, 말 그대로 세계 각처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졌다. 지금 우주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은 단 한 사람, 스탠포드 출신의 여성 생물학자 케이트 루빈스 박사다. 지구 상공 220마일 궤도를 도는 국제 우주정거장(ISS)에 있는 그녀도 투표를 했다. 우주 공간에서 전자 투표로 이뤄진 그녀의 한 표는 이메일로 지구에 전해졌다. 인도양의 깊은 바다에서 작전 중인 핵 잠수함의 승조원들도 한 표를 던졌다. 이번 선거는 이런 표들이 다 모인 것이다.
그날 한 투표의 결과가 처음 실시간으로 전해진 것은 꼭 100년 전의 일이다. 지난 1920년 11월2일 저녁, 피츠버그의 라디오 방송국 KDKA는 그날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도했다. 라디오가 제대로 보급되기 전이어서 청취자는 10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화로 개표 결과를 안 다음 바로 방송으로 내보냈다. 상업용 방송이 실시간으로 투표 결과를 중계한 첫 사례였다. 방송국은 한 주택의 차고에 있었다.
하지만 이런 현장 중계가 이제 미국 선거에선 결정적인 의미를 갖지 못한다. 선거 후 하루가 지나도 당락이 결정되지 않는 선거가 너무 많아서다. 캘리포니아만 해도 이번 선거의 최종결과는 12월8일 확정된다. 투표 후 한달하고도 닷새가 지난 뒤다. 그 전의 결과는 중간 집계에 불과하다. 박빙일수록 혼란만 더할 뿐이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남가주 한인들의 관심사인 두 명의 여성 연방하원 후보들이 모두 간발의 차로 상대를 앞섰다. 미개봉 상태인 사전투표가 당락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우편투표는 민주당이 유리하다고 해서 불안하다. 박빙인데다 두 후보 모두 공화당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유권자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도 선거 당일 현장에서 등록하고 투표할 수 있다. 투표소에 비치된 투표인 명부에 빠져 있어도 임시 투표가 허용된다. 이러니 개표 과정에서 일일이 유자격 여부를 따져 야 한다. 우편투표자의 적법여부를 가리는데만 최대 30일이 걸린다고 한다.
선거결과를 집계하는 실무 부서는 캘리포니아내 58개 카운티의 선거관리국들이다. 여기서 취합한 자료를 주 정부에 보고한다. 제도는 갈수록 복잡하게 만들면서 인력과 장비는 얼마나 지원됐을까. 각 카운티 선거관리 부서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의 건국 아버지들이 각 주의 독립성과 자치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독특한 미국의 선거 제도. 지금의 미국이 감당하기엔 갈수록 버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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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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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일없이 코로나로 지친 민심 심신 주머니 사정을 달래주기위해서도 제발 모든일이 잘마무리되어지길 바랄뿐이지만...이 트라는 사기꾼은 거짖말쟁이 차별 조롱 협박을 아무렇지도 않게하는 트 가 그냥 넘어갈 것같지는않고 ...허허참 어이없는 미쿡 이게 내가 살아왔든 나라가 아닌것은 확실한데 어찌 한사라이 이렇게도 어마어마한 흑탕물을 만들고 몸 정신 영 주머니사정 직장 목숨까지도 엉망진창으로 만들수가 있단말인가하고 하늘을 원망해봅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요 내가 보아온 공화당은 언제나 이모양으로 총칼 권력 돈이면 전부처럼 행동하는걸 보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