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전문의
해마다 미국에서 170만명이 암 진단을 받는다. 그리고 매년 60만명이 암으로 인해 사망하고 이 수치는 또한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따라서 암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관심과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키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인 운동이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그동안 이를 증명할 구체적인 임상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해 12월에 나온 논문 연구에서는 최초로, 운동을 함으로써 암을 예방하는 직접적인 효과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이 논문에서의 연구가 의미있는 점은 총 755,459명을 10년 동안 관찰한 결과로,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진행된 총 9개의 임상 연구 결과를 모아 도출한 규모있는 연구이기때문이다. 관찰대상은 47% 남성, 53% 여성 그리고 평균나이는 62세 (32세 부터 91세까지)이고, 연구를 시작할 당시 모두 암이 없는 상태였다. 관찰 대상들의 자유 의지로 평소 운동 여부와 강도에 따라 운동을 전혀 안하는 그룹, 중간정도 운동을 하는 그룹, 그리고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그룹으로 구분하여 서로 비교하는 후향적 관찰연구에 해당한다. 10년후 755,459명 중 6.7%에 해당하는 50,620명에게 암이 발병하였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이해해야 할 개념으로 운동 강도와 지속시간을 통해서 정확한 운동량을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신진대사 해당치라고 하는 MET (metabolic equivalent task)계산법이다. MET는 몸을 쉬고 있을 때 사용하는 에너지나 몸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 양을 의미한다. 1MET는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는 몸 상태의 에너지 소모량으로, 1분에 체중 1kg 당 필요한 산소량 3.5ml 즉 안정상태의 산소 소비량을 보여주는 것이다. MET는 측정 대상의 체력과 몸무게에 따라 달라지는 수치값을 통일하기 위해 만든 단위로 운동이나 신체활동의 세기 정도를 나타낸다.
그렇다면 이러한 MET 수치에 따라 운동을 세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3.0 MET 이하의 가벼운 운동은 천천히 걷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책상에 똑바로 앉아있는 정도이다. 다음 3.0-6.0 MET에 해당하는 중간 강도 운동은 빨리걷기, 골프, 수영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6.0 MET 이상의 고강도 운동은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호흡이 가빠지는 전력운동을 말한다.
9개의 임상 연구 중 7개 연구 참여자들이 매주 평균 7.6-8.0 MET의 총 운동량을 매주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구 결과 매주 7.5 MET 이상의 운동을 하는 그룹에서는 10년 동안 암 발생에 있어서 10% 미만의 가장 낮은 위험률을 보였다. 특히 유방암, 대장암, 자궁내막암, 신장암, 식도암에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 만약 일주일 운동량을 7.5 MET에서 30.0 MET까지 늘리면 자궁내막암과 식도암의 위험성이 25%까지 더욱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한편 폐암은 흡연 이라는 큰 변수가 있기 때문에 관찰연구에서 제외하였다. 이 연구의 결론은 적당한 운동만으로도 암 예방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주 15-20 MET 정도로 꾸준한 운동을 한다면 다수의 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꾸준히 일정 수준 이상의 운동을 한다면 유방암은 6-10%, 간암은 18-27% 정도까지 발생율을 더욱 낮추는 것이다. 고강도 운동의 효과는 대부분 더욱 좋지만 일부 소장암이나 골수종암 같은 경우에는 가벼운 운동과 고강도 운동 사이에 큰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잘 알려진 운동의 다양한 효과는 물론이고 암 예방에 있어서도 효과가 입증된 만큼, 남녀노소 모든 연령층에서 꾸준한 운동을 생활습관으로 가질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암세포를 인지하여 몸밖으로 배출해내는 우리몸의 자연방어 기능이 약해지게 된다. 미리 발견하여 처리하지 못한 암세포들이 점차 모이면 이것이 암으로 발생되는 것이다. 필자가 많은 환자분들께 운동을 권하면, 대부분 운동할 시간이 없다거나 나이가 들면서 여기저기 아프고 기운이 없어서 도저히 운동을 못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운동을 조금씩이라도 시작해야 반대로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는 더욱 더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암이나 다른 질병으로부터 이겨내기 위해 운동을 해야한다. 그리고 어쩌다 한번씩 큰맘 먹고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오늘부터 생활 속 습관으로 매일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루틴을 가지도록 하자. 적당한 운동은 암 예방과 함께 심폐기능, 골밀도, 근력 향상, 그리고 우울증이나 무기력감까지 줄여줄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라 할 수 있겠다. (문의) 213-480-7770
차민영 내과에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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