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6일 영화 음악계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사망 소식이 알려졌다. 그 뉴스에 필자는 한동안 깊은 상념에 잠겼다. 그리고 그의 일생 행적을 회상 해본다. 그는 한국 팬들에게 너무나 많이 알려진 작곡가이자 오케스트라 지휘자이다. 그의 이름이 생소한 사람도 영화 황야의 무법자 주제곡 방랑의 휘파람의 작곡가라고 하면 60-70대 장년층은 모두가 ‘아! 그 음악’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리곤 그당시 청년들의 우상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망토를 메고 지긋이 입가에 시가를 물고 나타나면 팬들은 그 장면에 열광 했었고 이어서 울려 퍼지는 휘파람 소리. 우린 그때에 왜 그렇게 그 음악을 좋아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그때는 정말 그가 우리가 하고 싶은 카타르시스를 대신해 주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우리의 영웅이었다. 황야의 무법자 성공으로 그는 이후 무법자 시리즈 2탄과 3탄의 음악을 담당했다. 이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와 음악은 남성 팬들의 전유물 이었다.
1968년 모리코네는 이전의 서부영화 음악 패턴과는 전혀 다른 것에 도전을 시도했다. ‘Once Upon A Time In The West’에서는 이전 스타일과는 달리 아름다운 멜로디, 코믹한 터치 그리고 심장 깊게 파고드는 애절한 사운드를 가미하여 예술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 성공하여 새로운 영역에 이정탑을 세웠다. 이후에는 역시 이태리식 서부영화인 무숙자 (My Name Is Nobody) 시리즈 음악을 담당하다가 1986년에 상연된 영화 ‘The Mission’의 음악에 관여한 계기는 그에겐 하나의 축복이었다.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 음악 작곡자란 트레이드 마크에서 벗어나 여성팬들의 마음을 흔들게 만든 명곡 ‘Gabriel’s Oboe’는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해줬던 걸작중의 하나이다. 영화 촬영장소는 아르헨티나에서 이루어졌다.
이 영화는 1750년 남미 브라질, 아르헨티나 그리고 파라과이 국경지역에서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이권 싸움. 예수교회와 카톨릭의 내면 갈등을 배경으로 한 주교의 고백으로 영화는 소개되고 신부 ‘가브리엘’이 이과수 폭포 상류에 살고있는 원주민 과라니족을 선교하기 위해 찾아 오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첫 대면 장면이 인상깊게 그려졌다. 강 어귀에 앉아 초연히 오보에를 연주하는 모습에 호기심과 두려움에 천천히 다가오는 원주민과의 첫 대면은 압권이었다. 아름다운 음악 ‘Gabriel’s Oboe’에 취한 그들은 곧 이방인을 환영하며 자신들의 거주지로 데려가 신부의 선교에 감동을 받아 하나 둘씩 예수님의 사랑을 받아 들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용병 출신의 노예 상인인 멘도사도 가브리엘 신부의 간청으로 신부가 되어 원주민과 함께 하나님 사역을 한다. 허나 그들의 행복했던 시절은 정치와 종교 분쟁으로 그들의 삶의 보금자리는 산산조각나고 사역을 했던 3명의 신부는 과라니족과 함께 순교하는 장면으로 슬픈 얘기의 영화는 끝난다. “그들은 모두 죽었지만 실제 죽은 것은 우리들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죽음은 산자의 기억 속에 남기 때문이다”란 주교의 마지막 고백은 우리들의 마음을 찡하게 한다.
이 영화는 로보트 드니로, 제레미 아이언스, 이암 리슨 등 쟁쟁한 배우들이 열연했으며 그해 칸느 영화제 황금 종려상, 골든 글로브 영화 음악상, 아카데미 촬영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허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상하지 못한 모리코네는 평생 서운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가 그 당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음악이라 그랬을 거라고 모두들 얘기한다. 그 또한 자신만만 했던 작품이라 실망도 컸다. 촬영 당시 ‘Gabriel Oboe’ 부분에서는 원래 그 당시 신부가 연주했던 곡은 클래식 음악이었는데 감독이 모리코네에게 새로 음악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자 모리코네는 ‘아이구 맙소사! 어떻게 그것보다 더 아름다운 곡을 만드냐 차라리 나 보고 죽으라는 얘기냐’ 하면서 하소연했다는 뒷 소문이 있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누구도 이 보다 더 나은 작품을 만드는 것은 상상 할수 없는 일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1928년 11월 태생이라 그의 나이 91세 이다. 그 동안 400편 이상의 TV 와 영화 부분에 종사했으며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공식 주제곡을 작곡했으며 1964년 폴 앤커를 위해 ‘Ogni Volta’를 만들어 그가 그해 산레모 페스티벌에서 불러 3백 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팬들은 그를 이렇게 기억 할 것이다. 신이 우리에게 보내준 작곡자. 다른 세계에서 우리들을 위해 잠시 보내준 위대한 아티스트. 이젠 그가 쉴 시간이다. 그는 우리들 곁을 떠났지만 그가 남겨준 아름다운 음악인 유산은 우리들 곁에 남아 언제나 함께 한다. 당신의 음악에 경의를 표하고 감사드린다. Goodbye Mr. Morric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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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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