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에폴리스에서 경관들의 의해 체포되는 과정에서 한 경관의 무릎에 목을 눌려 질식사 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온 미국이 혼란에 빠졌다. 전국 각지에서 벌어졌던 항의시위로 인해 주요 도시들의 기능이 마비되고, 이런 틈을 악용해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약탈을 자행하면서 무고한 사람들의 피해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동부지역 한인들의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화적 항의시위는 권리이고 보호받아야 마땅하지만, 이같은 약탈은 어떤 이유로든 이해되거나 용서될 수 없는 분명한 범죄라고 본다. 이런 불법행위에 대해 가장 예민해 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한인들이다. 1992년 LA폭동의 최대 피해자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이번 사태를 보면서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예상 보다 빨리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다행이란 생각이다. 그런데 요즘 여러 대학에서 합격 취소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대학 입학을 불과 두 달 정도 앞두고 예비 신입생들이 대학에서 퇴출되고 있는 것이다.
발단은 역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다. 예비 신입생들이 이 사건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의견을 소셜 네트웍에 올렸다가 문제가 된 것이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에서는 재학생이 퇴학조치를 받은데 이어 예비 신입생의 합격이 취소됐다. 또 미조리 주립대에서도 두 명의 예비 신입생에 대한 합격결정을 취소했다. 이밖에 사우스 캐롤라이나 군사대학에서는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소셜네트웍에 올린 재학생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다.
이들은 자신의 의견이 표현의 자유라고 강변할 수 있겠지만, 타인종을 멸시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스스로 가져야 할 의견의 책임에 분명 위배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례 외에 얼마나 더 많은 케이스들이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대학 문턱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합격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바로 여전히 합격자들은 조건부 굴레 안에 있다는 사실이다. 즉 대학이나 커뮤니티에 누가 되거나 온당치 않은 언행을 했다가 문제가 될 경우 언제든지 합격은 취소되고 대학생이 되려는 꿈도 물거품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사회활동이 원활치 않은 환경 속에서 어린 예비 대학생들은 쉽게 이런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재미로, 또는 아무 생각 없이 소셜네트웍에 올린 것들이 문제가 돼 대학으로부터 퇴출 조치를 받는다면 향후 진로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소셜 네트웍과 관련해 나는 항상 학생들을 지도할 때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본격적인 입시준비를 하기 전 그동안의 자신의 소셜 네트웍에 부적절한 사진이나 대화가 있을 경우 바로 지우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 합격했다고 너무 방심하거나, 쓸데 없는 소셜네트웍 활동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곤 한다. 순간의 잘못이 자신에게 엄청난 댓가를 요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 특히 인종문제에서는 가급적 발을 담그지 않는 게 최선이다.
앞으로 남은 두 달이란 시간은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로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지 벌써 3개월을 넘겼다. 이럴 때 일수록 자신을 스스로 규제하고, 절제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대학입학을 위해 남은 시간 무엇을 해야 하는 게 자신이게 도움이 되는 지를 살펴보고 실천해야 한다.
고교 졸업 후 대학입학까지 남은 시간은 일장적인 자유와 나태의 시간이 아니다.
지금은 모르지만, 본격적인 대학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좋은 성적, 좋은 점수, 리더십을 위해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대학 수업은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명문대 진학생들이 “나보다 훨씬 똑똑한 학생들이 그렇게 많을 줄은 정말 몰랐다”는 경험담을 지금부터 귀담아 둔다면 지금 이 순간의 하루 하루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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