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이 점차 약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면역(immunity)이란 우리 몸이 감염이나 질병에 대항하여 해당 병원균을 죽이거나 무력화하는 과정 또는 그 상태를 뜻한다. 면역 노화(Immunosenescence)로 우리몸의 면역력이 천천히 감소하면 감기처럼 예전에는 가볍게 지나가던 질병들도 더 자주 걸리거나 더 오래 심하게 앓게 된다.
면역 시스템은 바이러스 병균과도 싸우는 한편, 암이 될 만한 이상세포들을 우리 몸에서 계속해서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면역력이 좋아야 암이 생기는 확률도 감소하는 이유이다.
한편, 항체를 생성하는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겨 본인의 체조직 일부를 병적인 이물로 여기고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도 다양하게 발생한다.
면역력은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선천성 면역(innate immunity)은 외부물질이 감염되기 전부터 가지고 있는 자연면역(natural immunity)으로 인체의 물리적 방어체계인 피부, 점막 상피세포에서 점액 등을 침입하는 감염원에 신속하게 반응한다. 대식세포, 호중구, 자연살세포(natural killer cells) 등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균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공격하는 면역세포들이다. 이때 바이러스균이 강하거나 수가 너무 많다면 자연면역만으로 역부족이다. 바로 두 번째 후천성 면역(adaptive immunity)이 필요할 때인데, 후전성 면역이 T세포와 B세포를 통해 나머지 병균을 죽이게 된다.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바이러스와 싸우지 못한 우리 몸은 결국 감염상태에 이르게 된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가장 많은 사망을 일으키는 감염은 바로 독감과 폐렴이다. 초기 증상은 미미하다가 빠르게 악화되어 치료가 힘든 상태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발열이 거의 없거나 피로감, 식욕부진, 섬망 등 다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초기 진단이 힘들 수 있다.
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은 65세부터 90세 사이인데 그 원인 또한 면역력에 있다. 앞서 언급한 선천성 면역은 나이가 들어도 그대로 작용하지만 후천성 면역은 활동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 때문에 젊은층보다 암이 생길 확률이 올라간다.
이전 코로나19 예방법을 다룬 칼럼에서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을 잠시 언급했듯이, 면역력을 키우려면 비싸고 귀한 보약이 아닌 건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에 충실하는게 중요하다. 올바른 식이요법,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그리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
사실 면역력을 높이기로 잘 알려진 자양강장제나 영양제 제품들이 우리몸의 면역력 증진에 직접 작용한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 다만 면역력에 필요한 비타민 중 우리가 충분히 섭취해야 할 것은 비타민 A, C, D, E, B6, B12, 엽산, 그리고 셀레늄, 아연, 철분 등의 미네랄이다. 이러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채소와 과일, 견과류 등 식품에서 직접 섭취하는 것이 흡수율도 높고 골고루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게 없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나이가 들수록 몸이 약해지고 기운없고 관절이 아파서 운동을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운동을 해서 건강한 체력을 만들고 정신적으로도 더욱 활기 넘치게 생활할 수 있다. 여러 연구에서 장기간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한 경우 면역력이 꾸준히 향상되었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특히 운동은 T세포와 자연살세포수를 늘린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유산소운동은 우리 몸의 염증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수면 또한 튼튼한 면역력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다. 뒤척이며 깨지않고 쭉 자는 7~9시간 가량의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불면증은 우리 몸에 염증수치를 높이고 면역세포들이 병균과 싸우는 속도를 늦추고 항체매개수용반응 또한 느리게 한다.
만성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면 면역노화가 더 빨리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도록 노력을 하고 사회적인 도움을 받는다면 이를 지연시킬 수 있다.
그리고 65세 이상 연령은 필요한 백신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을 것을 추천드린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질병으로부터 더 많은 위험에 처하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꼭 필요하다. 백신 접종을 통해 병원성은 없지만, 특정 병원체에 대한 항원을 인체에 주입하면 우리 몸에서는 가벼운 증상 또는 별다른 증상 없이도 병원체에 대한 기억 림프구들을 생성할 수 있게 된다. 여러 백신 중에서도 어르신들은 파상풍, 폐렴, 대상포진 백신을 주기적으로 꼭 챙겨서 접종받도록 한다.
현재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 백신이 개발 되기 전에는 계절적으로 계속해서 우리를 찾아오는 독감처럼 남아있을 거라고 말한다. 그리고 또 다시 새로운 바이러스의 질병이 유행하더라도 우리가 면역력을 튼튼하게 잘 관리한다면 안전하게 지날 수 있을 것이다.
문의 (213)480-7770
<
김영진 가정의학과 전문의·차민영 내과>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난 이런 말 을가끔 합니다, 맘 각자의 맘 보따리가 좋지 않을경우 자기 건강의 25%를 감소시키고 자기 면역력은 물론 가족 이웃의 면역력까지도 갈아먹는 결과를 초래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