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정치, 어떻게 작동하나
▶ 4 백악관 비서실의 업무와 역할
백악관 전경.
우리는 미국에 살고 있지만 정작 이 나라에 대해서 속속들이 모르는 게 많다. 특히 미국의 정부와 정치 시스템에 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 백악관과 행정부는 물론 의회, 사법부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작동되는가를 아는 것은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미국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다. 이를 위해 본보는 연방 교육부 기관에서 30여년 몸을 담았던 박옥춘 박사(현 조지 메이슨대 겸임교수)의 글을 모두 10여차례 연재해 미국의 정치 시스템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편집자 주>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빌딩.
# 백악관 보좌관의 3개 계급
워싱턴 DC의 1600 Pennsylvania Ave NW에 위치한 백악관은 대통령의 관저이며 집무실이다. 백악관은 1800년 완공되어 제3대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대통령이 처음으로 입주했다. 1812년 영국과의 전쟁 중 불에 타 재건축된 이래 여러 차례의 증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연방 행정부의 사령탑인 백악관에는 약 4천여 명의 직원들이 10여 개의 부서와 20여 개의 부서 소속 집무실에서 직간접으로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한다. 백악관 보좌관들은 정치 공무원들(Political Appointees)로 대부분 상원의 동의 없이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크게 대통령 보좌관 (Assistant to the President), 부보좌관(Deputy Assistant to the President), 그리고 특별보좌관(Special Assistant to the President) 3개 계급으로 나누어진다.
일반적으로 백악관 주무 부처의 책임자급과 대통령의 직접 자문역들은 보좌관 급으로 장관이나 부장관에 준하는 보수를 받는다. 부처 오피스의 부 책임자들은 부보좌관 급으로 보통 차관보급에 준하는, 그리고 부처 오피스의 정책보좌 직원들은 특별보좌관 급으로 연방행정부의 중상위급 공무원들과 같은 보수를 받는다. 각 부처 오피스에는 행정이나 기술직 직원들이 오피스의 보좌진을 지원한다.
# 대통령 관리실과 백악관 오피스
백악관의 업무는 총괄적으로 대통령 관리실(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에 의해서 조정되고 집행된다. 대통령 관리실의 구조와 역할은 대통령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대통령을 자문 보좌하는 10여개의 부서(Agency)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대통령 관리실 산하 주요 부서는 다음과 같다.
백악관 오피스(White House Office)는 대통령 관리실의 중심 오피스로 비서실장(Chief of Staff)의 감독 아래 백악관의 전반적인 업무를 관리한다. 백악관 내 모든 부서들과 주요 참모진들의 책임과 역할을 조정 관리하면서 대통령에게 직접 간접으로 보고 될 문서나 내용을 검토 허락하고, 대통령과의 면담이나 접근을 통제 주선한다. 또 백악관 직원들의 전반적 업무수행을 감독한다.
이런 백악관 오피스의 전반적인 관리 운영의 책임과 역할은 대통령에게 특수 분야의 정치적 혹은 정책적 자문을 제공하는 대통령 관리실 내 전문부서 오피스의 역할이나 기능과는 구분된다. 하지만 직책 구조상 대통령과 가장 긴밀한 관계에 있는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정치적 혹은 정책적 결정과정에도 광범위하게 참여하게 됨은 물론이다.
# 대통령 관리실의 23개 산하 오피스
대통령 관리실 안에는 비서실장실(Office of the Chief of Staff)을 비롯해 총 23개의 오피스가 있다.
국내정책 보좌관실(Domestic Policy Council), 경제보좌관실(National Economic Council), 국가안보보좌관실(Office of the National Security Advisor), 법률보좌관실(Office of the White House Counsel), 내각 업무실(Office of Cabinet Affairs), 커뮤니케이션실(Office of Communications), 홍보실(Office of Public Liaison), 정보기술실(Office of Information Technology), 정부 부처간 업무실(Office of Intergovernmental Affairs), 입법업무실(Office of Legislative Affairs), 무역 제조산업정책실(Office of Trade and Manufacturing Policy), 정치업무실(Office of Political Affairs), 아메리카 혁신실(Office of American Innovation), 디지탈 전략실(Office of American Innovation), 관리행정실(Office of Management and Administration), 대통령 인사실(Office of Presidential Personnel), 무관실(White House Military Office), 스케줄실 및 예약실(Office of Scheduling and Advance), 직원서무실( Office of the Staff Secretary), 대통령오피스 관리실(Oval Office Operations), 영부인실 (Office of the First Lady), 백악관 펠로우실(White House Fellow)등이다.
# 무역대표부 등 독립 부처들
백악관에는 위에서 열거한 23개의 백악관 관리실(Executive Office) 산하 오피스들 외에 다음과 같은 독립 부처들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다.
경영 예산국(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 OMB)은 대통령의 국가 예산을 수립하여 의회에 제출하고 행정부처의 업무수행을 감독한다. 또 행정부처의 정책이나 프로그램, 재정운영, 정보관리, 그리고 각종 규제에 관한 정책들과 그들의 집행 절차를 평가한다. 행정부처의 보고서나 규칙 그리고 제출된 법안들이 대통령의 예산과 정책에 일치하는지도 확인한다.
OMB에는 약 500명이 일하고 있는데 그중 6개의 직책(국장, 부국장, 경영 부국장, 정보규제업무 행정관, 연방 조달정책실장, 연방재정관리실장)은 대통령의 지명과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미국 무역대표부(Office of the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USTR)는 무역정책을 수립하고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또 외국과의 무역협상을 담당하고 정부 내 각 부처들과 무역정책을 조율한다.
국가안전보장자문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NSC)는 국가의 안전보장, 군사문제 그리고 외교정책에 관한 대통령의 자문기구이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부통령을 비롯하여 국무, 국방, 재무, 국토안전, 에너지, 법무부 등 국가안전과 직접 관련된 행정부의 각료들, 군 합참의장, 국가정보국장, 마약정책 보좌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부보좌관, 국토안보보좌관, 백악관 비서실장등이 참여한다. 또 필요에 따라 백악관 법률 보좌관, 경제정책 보좌관, 백악관 예산관리 국장, 무역협상 대표, CIA 국장, 유엔대사 등이 참여하기도 한다.
NSC는 해당 행정부처의 각료급 인사들이 참여하여 국가안전 보장에 관한 이슈와 정책을 협의하는 책임자급 위원회(Principals Committee), 행정부처의 준 각료급 인사들이 참여하여 각 부처별 국가안전보장 업무집행 과정 등을 검토 협의하는 부책임자급 위원회(Deputies Committee, 그리고 각 부처별 차관보급 인사나 부처 내 국가안전 업무 책임자들이 참여하여 국가안전보장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관한 운영 등을 협의 조정하는 정책조정위원회(Policy Coordination Committee)를 두고 있다.
책임자급 위원회는 주로 국가안보보좌관이 소집 주재하고, 부책임자급 위원회는 국가안보 부보좌관이나 국토안보 부보좌관이 소집 주재한다.
경제 자문회의(Council of Economic Advisers: CEA)는 명칭 그대로 대통령의 경제정책 자문기구이다. CEA는 의장과 두 명의 자문관으로 구성되는데, 대부분의 백악관 집행부서 보좌관들과 달리 3명 모두 대통령의 지명으로 상원의 인준을 받아 임명된다. 1946년 CEA 창립 당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초당적이어야 한다는 원칙이 반영된 것 같다.
CEA는 매년 지난해의 경제 분석과 오는 해의 경제전망에 대한 대통령 경제 보고서(The Economic Report of the President)를 발표한다. CEA에는 약 10명의 경제학자들이 연구 활동을 통해서 연례 대통령 경제보고서 작성을 포함한 CEA의 경제자문 역할을 뒷받침한다.
백악관에는 CEA와 별도로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보좌하고 대변하는 경제보좌관실(National Economic Council)이 있다. 경제보좌관은 상원의 인준 없이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외에 환경자문회의(Council on Environmental Quality), 국가 우주개발 자문회의(National Space Council), 대통령 정보자문위원회(President’s Intelligence Advisory Board), 약물통제 정책실(Office of National Drug Control Policy), 과학 및 기술 정책실 (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관저 직원 및 운영실(Executive Residence Staff and Operations), 행정실(Office of Administration), 부통령실(Office of the Vic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등도 백악관 관리실의 관할 부서가 아니다.
# 대통령의 정책결정 과정
백악관에는 이렇게 여러 정책자문회의와 보좌관들이 대통령을 위해 특정 전문 분야에 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치적 이슈나 정책 문제는 다양한 분야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많은 경우 대통령을 위한 정치 정책적 제안이나 추천은 여러 전문분야 보좌관들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이민정책은 안보, 예산, 외교, 법률, 정치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 고려해야 한다. 또 대통령과 보좌관들은 필요에 따라 의회나, 싱크탱크, 이념이나 이해그룹, 그리고 정부 밖 전문가들의 의견을 직접 간접으로 수렴하여 참조한다.
대통령은 여러 자문기구와 보좌관들을 통해서 보고, 추천되는 각종 정책 대안들을 심의 채택하고 행정부처에 그의 집행을 명령한다. 필요에 따라 의회에 새로운 법안의 제출이나 기존 법안의 수정을 요청하고, 행정명령을 통해서 새로운 정책을 집행하거나 폐지하기도 한다.
한 예로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명령(DACA)으로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을 유예시켰고,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특정국가 여행금지와 오바마 케어 가입 의무화의 금지를 명령했다.
행정명령은 의회의 길고 복잡한 입법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그러나 공표 전 법무부 법률자문실(Office of Legal Council)로 부터 위헌여부의 검토를 받는다. 행정명령은 때로는 반대 정당이나 이해집단에 의해서 위법으로 법원에 제소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정국가 여행금지령과 오바마 케어 가입의무화 금지 행정명령은 위헌으로 법원에 제소되었으나 대법원 판결에 의해서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DACA는 아직도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 박옥춘 박사는 1978년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뉴욕 주립대 조교수, 미 국방부 육군연구소 선임 심리 연구원, 미 교육부 교육과학원 책임 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조지메이슨대 겸임교수로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