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 로버츠 감독의 잇단 ‘헛발질’ 속 허망하게 시즌 마감
▶ 경기운영, 선수활용, 불펜운용에서 모두 심각한 문제점 노출
클레이튼 커쇼가 8회초 백-투-백 솔로홈런을 맞고 강판된 뒤 덕아웃에 혼자 앉아 괴로워하고 있다. [AP]
LA 다저스가 또 다시 충격 속에 허망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인 106승을 올리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정작 포스트시즌 무대에선 첫 관문조차 넘지 못하고 탈락해 충격이 더 컸다.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가뭄은 이제 32년째로 이어지게 됐다.
다저스가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에서 연장 10회초 하위 켄드릭에게 그랜드슬램을 얻어맞고 3-7로 패해 시즌을 마감한 9일 늦은 밤 다저스테디엄은 마치 장례식장 같았다. 선발로 등판해 6.2이닝동안 1실점하는 역투를 했던 워커 뷸러는 경기 후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8회 연속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 또 다시 찾아온 ‘10월의 악몽’에 망연자실한 클레이튼 커쇼는 얼굴이 흙빛이 된 채 기자들에 둘러싸여 “사람들이 나에 대해 하는 말(비난)은 모두 맞다. 모두가 내 잘못”이라며 패배의 책임을 전부 자신에게 돌리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트위터에는 경기 후 스테디엄 파킹랏에서 어떤 사람이 지나가는 차들이 커쇼의 유니폼을 짓밟고 지나갈 수 있도록 그의 유니폼을 차바퀴 아래에 깔아주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후 상당수 사람들의 비판과 원망, 비난의 시선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집중됐다. 지난 2016년 시즌부터 다저스 지휘봉을 잡은 뒤 4년 연속으로 팀을 NL 서부지구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7, 2018년은 월드시리즈까지 진출시켰지만 그의 빅게임 게임운영 능력은 항상 물음표를 자아냈는데 이번에도 그것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그동안 수없이 많았던 그의 작전 실패와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기용은 제쳐두고 이날 경기 하나만 놓고 살펴보더라도 도저히 웬만한 야구상식을 지닌 팬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들이 너무 많았다.
당장 승부의 분수령인 8회를 살펴보자. 7회초 2사후 커쇼가 마운드에 올라 애덤 이튼을 3구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넘긴 뒤 그를 다시 8회초에 마운드에 올린 것부터 문제였다. 다저스 불펜에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언히터블’의 위력을 보여 온 켄타 마에다가 이미 몸을 완전히 푼 상태였는데 로버츠 감독은 계속 커쇼에게 앤서니 렌돈을 상대하게 했다가 2구만에 좌월 솔로홈런을 맞고 3-2, 한 점차로 쫓겼다.
여기서 커쇼의 포스트시즌 고전 역사를 감안한다면 웬만한 감독은 다음 타자인 워싱턴의 영 수퍼스타 후안 소토를 상대하기 전에 커쇼를 내리고 그의 전담 마크맨인 좌완 애덤 콜라렉을 투입했을 것이다. 이번 시리즈 내내 소토를 잡는 원포인트 릴리프로 활용돼 1, 2, 3차전에서 모두 소토 한 명만 상대해 그를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묶었던 콜라렉이 불펜에서 몸을 풀고 출격 지시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커쇼를 그냥 마운드에 남겨뒀고 소토는 커쇼의 초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겨 3-3 동점을 만들었다.
커쇼는 맞는 순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마운드에 주저앉았고 충격 속에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로버츠 감독은 그제야 마에다를 올렸고 마에다는 곧바로 다음 타자 3명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이미 리드는 날아갔고 버스는 떠난 뒤였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작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 이닝인 9회에 마에다를 굳이 내리고 조 켈리를 올린 것도 문제였지만 최소한 켈리가 깔끔한 삼자범퇴로 9회를 막았기에 그건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한 이닝 잘 던졌다고 올해 내내 실망의 연속이었던 켈리를 10회에 다시 내보낸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다. 켈리가 선두타자 이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와 다음 타자 렌돈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을 때도 그를 바꿀 타이밍이었지만 로버츠 감독은 움직이지 않았다. 다음 타자 소토의 타석에 돌아왔어도 콜라렉을 투입하는 대신 소토를 고의 사구로 내보내고 켈리에게 켄드릭을 상대하게 했고 켄드릭에게 시즌 마감 그랜드슬램을 얻어맞고 나서야 켈리를 교체하기 위해 덕아웃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런 로버츠 감독에게 다저스 팬들이 야유를 퍼부은 것은 당연했다.
이미 4점차로 뒤져 패배가 사실상 확정됐지만 로버츠 감독은 10회말 공격에서 또 한 번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을 이어갔다. 이날 첫 타석에서 홈런성 2루타를 치는 등 2안타를 뽑아낸 작 피더슨 대신 이번 시리즈에서 12타수 무안타 10삼진으로 악몽의 슬럼프에 빠져있는 A.J. 폴락을 선두타자 대타로 기용했고 폴락이 시리즈 11번째 삼진을 당하면서 다저스는 그대로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해 오프시즌에 팀과 오는 2022년까지 4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다저스 입장에선 아직도 계약이 3년이나 남은 시점에서 그를 경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4년간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그야 보여준 경기 운영능력은 완전히 낙제점이었기에 다저스로서는 이번 오프시즌에 그의 해임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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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패로 더 이상 팬들이 용서를 하지 않을것 같고.... 조만간 시즌초에 부진함을 보이면 뒷문으로 나가게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