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EFA 챔피언스리그
▶ 토트넘, 안방서 바이에른 뮌헨에 충격적인 2-7 대패
후반 그나브리에 4골 헌납, 2경기 무승으로 조 꼴찌
손흥민이 토트넘의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AP]
손흥민(27·토트넘)이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팀의 참패로 빛을 잃었다.
1일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대회 B조 2차전 홈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전반 12분 무사 시소코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경기의 첫 골을 터뜨렸다. 그의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골이자 시즌 전체 3번째 골이다. 이 골로 손흥민은 유럽 무대 통산 119골을 기록, 차범근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121골)에 2골 차로 근접했다.
손흥민은 또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처음으로 골맛을 봤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뛸 때 뮌헨을 상대론 한 골도 뽑지 못했으나 마침내 침묵을 깼다.
토트넘의 시작은 좋았지만 결말은 참혹했다. 토트넘은 뮌헨의 왼쪽 측면 공격수 서지 그나브리에 후반에만 4골을 내주는 등 무려 7골을 얻어맞고 안방에서 2-7로 참패했다. 조별리그 1무1패를 기록한 토트넘은 B조 최하위로 밀려나 기사회생으로 16강에 올랐던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16강 진출 길이 험난해졌다. 반면 뮌헨은 2연승(승점 6)으로 선두를 지켰고 이날 올림피아코스(그리스)를 3-1로 물리친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가 2위(1승1패, 승점 3)로 올라섰다. 올림피아코스(1무1패)는 토트넘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서 앞서 3위에 올랐다.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펼쳐진 경기에서 해리 케인과 선발 투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날카롭게 뮌헨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들며 잇달아 찬스를 만들어냈다. 전반 6분 탕기 은돔벨레가 찔러준 공을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때렸으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발에 막혔고 10분에도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아 골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는데 골키퍼 정면으로 가고 말았다.
하지만 3번째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12분 상대 턴오버로 잡은 찬스에서 시소코가 찔러준 패스를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잡은 손흥민은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뮌헨 골문 왼쪽을 꿰뚫어 팀에 1-0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3분 뒤 뮌헨은 역습 상황에서 요수아 키미히가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려 균형을 맞췄다. 손흥민은 19분 오른발 슈팅이 노이어에 막히고 30분에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왼쪽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등 분전했으나 팀의 흔들리는 분위기를 바로잡지는 못했다. 뮌헨은 전반 45분 문전 혼전 도중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페널티아크 한복판에서 절묘한 오른발 터닝슛으로 경기를 뒤집는 역전골을 터뜨려 전반을 2-1로 앞선 채 마쳤다.
그리고 후반은 그나브리의 원맨쇼였다. 7년전 아스널에서 프로로 데뷔했던 그나브리는 이날 옛 라이벌의 안방에 돌아온 뒤 펄펄 날았다. 후반 8분 해프라인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뒤 서지 오리에의 태클 시도를 따돌리고 거침없이 치고 들어와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토트넘의 골네트를 흔든 그나브리는 불과 2분 뒤 이번엔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려 순식간에 리드를 4-1로 벌렸고 이것으로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다.
토트넘은 후반 14분 대니 로즈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케인이 성공시켜 2-4로 추격하며 한 가닥 희망을 살려낸 듯 했으나 전반과 달리 후반엔 전혀 공격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다급해진 모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19분 크리스천 에릭센을 시작으로 25분 루카스 모우라, 35분 에릭 라멜라를 차례로 투입했으나 공격에 치중하다 오히려 역습에 후방이 맥없이 뚫리며 후반 38분부터 43분까지 5분 사이에 내리 3골을 얻어맞고 안방에서 치욕적인 5골차 참패를 당했다.
우선 38분 그나브리가 후방의 롱패스를 잡아 단독 질주 후 가볍게 오른발 슈팅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이어 4분 뒤엔 레반도프스키가 이날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그리고 1분 뒤 이날의 스타 그나브리가 골 파티의 대미를 장식하는 자신의 4번째이자 팀의 7번째 골까지 터뜨렸다. 뮌헨의 마지막 2골은 상당수 토트넘 팬들은 이미 경기장을 떠난 뒤에 나왔다.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이날 전반에 슈팅 5개를 때렸으나 후반엔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의 선수 평점에서 손흥민은 7.7점으로 토트넘 선수 중 최고이자 유일한 7점대 평가를 받았지만 위로가 될 수 없었다. 뮌헨은 그나브리와 레반도프스키가 모두 평점 10점 만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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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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