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하 세계육상선수권 27일 막올려…백전노장 개틀린 2연패 도전
▶ 엄마 스프린터 프레이저-프라이스와 앨리슨 펠릭스에 시선 집중, 한국 선수는 단 4명만 출전권 얻어
세계선수권에서 7개의 금메달을 따낸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는 아들을 낳고 4년 만에 다시 세계선수권 무대에 돌아온다. [연합]
2017 런던 세계선수권 남자 100m 결승 경기 후 1위로 골인한 저스틴 개틀린(오른쪽)이 은퇴하는 황제 우사인 볼트(왼쪽)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연합]
축구의 FIFA 월드컵, 하계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2019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한다. 이번 대회는 다음달 6일까지 열흘 동안 개최되며 전 세계 204개국에서 1,972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2009년 베를린 대회부터 2017년 런던 대회까지, 지난 10년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모든 시선은 지상 최고의 스프린터인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에 집중됐다. 남자 100m(9초58), 200m(19초19) 세계기록 보유자인 볼트는 압도적인 기량과 화려한 세리머니로 전 세계 육상 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하지만 이제 볼트는 ‘은퇴한 스프린터’다. 이번 대회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볼트가 없는 세계선수권대회로 열린다. ‘앙꼬 없는 찐빵’ 격이 돼 흥행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IAAF는 이번 대회를 통해 ‘포스트 볼트’의 탄생을 기대하지만 IAAF 내부에서도 ‘포스트 볼트 시대’를 걱정할 만큼, 열기는 예전 같지 않다.
더구나 이번 대회는 섭씨 40도를 웃도는 도하의 뜨거운 날씨로 인해 모든 경기가 현지시간으로 밤시간에 치러진다. 마라톤은 아예 자정에 열린다. IAAF는 “이색적인 배경이 팬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경기 시간이 흥행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알 수 없다.
또 IAAF는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수치를 5n㏖/L 이하로 낮추지 않은 여자 선수는 400m, 400m 허들, 800m, 1,500m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규정을 내세워 ‘성별 논란’에 시달리는 여자 800m 최강자 캐스터 세메냐(남아프리카공화국)의 출전을 막아 이 대회 스타가 한 명 더 줄었다.
한편 볼트가 떠나간 남자 100m에서 새로운 단거리 황제가 누가 될지는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2017년 런던 대회에서 100m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개틀린(미국)은 만 37세의 나이에도 불구, 아직도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개틀린은 2년 전 런던대회에서 9초92를 찍으며 볼트를 제치고 2005년 세계선수권 이후 12년 만에 100m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볼트의 마지막 대회에서 황제 대관식을 기대했던 팬들은 뜻밖의 우승자가 된 개틀린에게 많은 야유를 보냈다. 개틀린이 과거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자격 정지를 받은 이력이 팬들의 더 큰 야유를 불렀다. 하지만 그는 자신보다 4살이나 어린 볼트(33)가 이미 은퇴한 와중에도 올해 개인 최고기록 9초87을 찍으며 올 시즌 세계랭킹 4위에 오르는 등 정상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올 시즌 세계랭킹 1위는 9초81을 기록한 크리스천 콜만(미국)이다. 콜만은 2년 전 런던 대회 100m에서 개틀린에 이어 2위로 들어오며 볼트를 3위로 밀어낸 바 있다. 콜만 외에도 노아 라일스(미국), 디바인 도두두루(나이지리아) 등 20대 초반의 스프린터들이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다.
한편 흥행을 책임질 ‘포스트 볼트’가 꼭 남자 선수일 필요는 없다. IAAF도 스타성을 갖춘 선수가 여자부에 더 많다고 판단해 ‘여자 선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엄마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 무대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땅콩 스프린터’라는 애칭을 얻으며 사랑받았던 셸리 앤 프레이저-프라이스(자메이카)가 ‘엄마 스프린터’로 세계육상선수권 무대에 돌아온다. 세계선수권 금메달 7개를 목에 건 프레이저-프라이스는 2017년 8월 아들 자이온을 얻었다. 출산으로 그해 런던 세계선수권에 불참했던 그는 4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 복귀한다. 여자 100m와 200m에서 프레이저-프라이스의 역주를 지켜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딸을 출산한 앨리슨 펠릭스(미국)도 여자 1,600m 릴레이팀 멤버로 생애 9번째 세계선수권에 나선다.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리스트(16개)인 펠릭스는 많은 여자 선수들이 롤모델로 꼽는 ‘모범생 스프린터’다. 개인 종목에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펠릭스의 참가만으로도 이번 대회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
이 밖에도 2시즌 연속 400m 무패 행진을 벌이는 쇼네 밀러-위보(바하마), 400m 허들의 라이징 스타 시드니 매클로플린과 이 종목 세계기록 보유자 달리 무함마드(이상 미국), 단거리 천재 살와 나세르(바레인) 등 스타성을 갖춘 선수가 도하 트랙 위에 선다.
한편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남자 100m 김국영(28), 남자 장대높이뛰기 진민섭(27), 남자 경보 20㎞ 김현섭(34)과 최병광(28) 등 단 4명뿐이다. 2년 전 런던 대회 때 17명에서 4명으로 출전 선수가 크게 줄었다. 김국영은 런던대회에 이어 2연속 100m 준결승 진출이 목표이고 진민섭은 결선 진출을 노리고 있으나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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