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는 그 등에 하늘을 담고 다닌다.” “파랑새를 보지 못한 자는 삶의 반밖에 채우지 못했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나 에드윈 웨이 틸의 이러한 찬미를 알기 훨씬 전부터 파랑새는 내게 꿈과 행복을 상징하는 잡히지 않는 상상의 새였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나는 어린 시절 참새나 비둘기 외엔 별다른 새를 본 기억이 없다.
그런 내가 버지니아에 와서 빨간 카디날(Cardinal)을 처음 보았을 때 얼마나 신기하고 놀라웠는지! 그 빨간 새를 한국에서 본 적이 없어 그 새를 볼 때마다 카디날이라는 이름이 떠오를 뿐 홍관조라는 한국이름은 영 낯설다.
파랑새도 한국에서는 한 번도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Bluebird’가 아니라 ‘파랑새’라는 한국이름이 내게 너무나 익숙하고 괜스레 가슴을 부풀게 하는 건 왜일까?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 ‘파랑새’ 때문인가? 가난한 남매, 틸틸과 미틸이 크리스마스 전야에 파랑새를 찾아 헤매는 꿈을 꾸다가 문득 깨어나 자기들이 기르던 비둘기가 바로 그 파랑새였음을 깨닫는 내용의 동화.
몇 해 전, 뒷마당 덱의 난간에 앉은 파랑새를 처음 보고 속으로 탄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으려 휴대폰을 찾아 돌아서니 새는 날아가 버렸다.
그 후로 몇 번 더 뒷마당에 나무 사이로 날아다니다 가지에 앉곤 하는 파랑새를 보았지만, 사진을 찍으려 할 때마다 파랑새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 날아가 버리곤 했다.
이렇게 잡히지 않으니 행복은 파랑새와 같다고들 했나? 매번 아쉬움에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섭섭함을 달래곤 했다.
그런 파랑새의 사진을 마침내 찍었다. 올 여름 콜로라도 로키산맥 에스테스공원에서였다. 엄청나게 커다란 카메라 렌즈를 맞추며 사진을 찍는 이가 있어 그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니 청명한 하늘 아래 웅장하게 솟은 산봉우리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우리도 차를 세우고 아마추어 사진가가 된 듯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은 후 차에 오르려 할 때였다. 차 옆의 크고 작은 돌들 위에 앉아있는 두 마리의 파랑새가 눈에 들어왔다.
후다닥 날아가 버릴까 싶어 급히 사진을 눌러대었다.
하지만 이 두 파랑새는 황급히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자신의 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듯 이 돌에서 저 돌로 날아다니며 내 곁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이 파랑새가 무슨 의미를 지니는가 싶어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파랑새는 영물로 알려져 있으며 기쁨, 행복과 번영을 상징하는 길조”라고 많은 웹사이트와 블로그가 한결같이 전한다.
이런 길조를 더 자주 가까이 볼 수 있는 길이 있을까 싶어 검색해 보니 <파랑새를 끌어들이는 7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파랑새는 먹잇감인 곤충을 찾을 수 있는 넓게 펼쳐진 공간을 좋아한다. 둘째, 파랑새가 집짓기 좋아하는 공간인 죽은 나무나 죽은 가지를 가능한 한 남겨둘 것. 셋째, 겨울철에 파랑새는 베리와 각 과일류를 먹으니 그런 나무와 관목을 심을 것.
넷째, 마실 물이 있는 곳을 좋아하니 작은 물 쟁반이나 분수를 놓을 것. 다섯째, 봄에서 가을까지 파랑새는 땅에 기어 다니는 벌레를 잡아먹고 사는데 땅에 살충제 등의 화학물질이 섞여있으면 위험하니 화학비료나 살충제를 쓰지 말 것. 여섯째, 고양이는 집 안에 가둬둘 것. 매해 고양이가 수백만의 새들을 죽인다. 일곱째, 애완용 조류의 먹이로 쓰이는 애벌레들을 제공할 것.
“기회가 노크를 하지 않는다면, 문을 만들라”고 했듯이 아직까지 파랑새를 보지 못해 삶의 반밖에 채우지 못했다면 이 7가지 방법을 실천해 기쁨을 가져다주는 파랑새를 바라보는 행복을 누리시기를.
<
송윤정 금융전문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