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는 신화와 전설, 고대의 이야기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이러한 전설들을 소재로 작곡되었다. 특히 후기의 작품은 복잡하고 정교한 질감, 풍성해진 하모니와 확장된 오케스트라, 개성 있는 캐릭터와 무대 및 아이디어, 음모 요소와 관련된 주도동기(Leitmotiv)의 사용으로 유명하다.
바그너는 늘 빚에 시달렸는데, 빚쟁이들을 피해 파리로 도망하여 1839년부터 1842년까지 그곳에서 지내기도 했다. 1849년에는 실패로 돌아간 드레스덴 5월 혁명의 주도 세력으로 가담했다가 실패하고 스위스로 망명하기도 하였다. 1862년이 되어서야 사면을 받고 다시 독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다가 그는 1864년에 경제적인 면에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되는데, 막 왕위에 오른 바이에른의 루드비히 2세가 가난하고 고달픈 예술가의 삶에서 바그너를 건져 준 것이다. 바그너의 열렬한 팬이었던 루드비히 2세는 바그너를 뮌헨에 위치한 그의 궁으로 불러들였고, 바그너의 많은 빚들을 갚아주었다. 바그너는 드디어 돈 걱정에서 벗어나 전적으로 작곡 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고 루드비히 2세의 후원으로 자신의 특별한 오페라를 위한 전용 극장(Festspiele)까지 구상하게 되었다.
루드비히 2세는 점점 예술과 건축 프로젝트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고 국가 행정에는 소홀해졌다. 그는 두 개의 호화로운 궁전과 노이슈반슈타인 성(Neuschwanstein Castle)의 건축을 위촉했으며, 특히 바그너의 헌신적인 후원자로 그 이름이 전해지고 있다.
필자는 남부 독일 퓌센에 위치한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성 안의 벽화는 백조의 기사 로엥그린을 비롯한 온갖 바그너의 오페라 내용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루드비히는 이러한 프로젝트에 그의 왕실 수입 (정부 기금은 아니었지만)을 많이 썼고, 돈을 빌리기도 했다. 그의 각료들은 이를 저지하려고 했지만 왕은 각료들의 시도를 무시했다.
오늘날 그가 건축한 디즈니월드 성의 원형인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 CASLTE)성을 비롯한 건축 예술 유산들은 독일의 가장 중요한 관광명소가 되었다.
이 특별한 음악 행사의 개관연주회에는 빌헬름 황제, 비스마르크, 브라질의 돔 페드로 II, 루드비히 왕 (카이저를 피하기 위해 비밀리에 참석), 귀족의 다른 멤버들, 그리고 바그너의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Nietzsche), 브루크너(Anton Bruckner), 그리그 (Edvard Grieg), 차이코프스키(Pyotr Tchaikovsky), 리스트(Franz Liszt), 그리고 젊은 시절의 미국 작곡가 아더 풋(Arthur Foote)와 같이 당시 저명한 작곡가, 예술가, 정치가, 귀족들이 다수 참석하여 축제의 성공을 이끌었다.
예술적인 면에서 첫 바이로이트 축제는 대성공이었다.
바이로이트 축제 도시인 바이로이트는 바그너 페스티벌이 열리는 매년 여름 약 30일간 정도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한적한 도시이다. 바이로이트는 인상적인 바로크 양식과 로코코 풍의 건축물을 비롯하여 현지 맥주 제조장에서 신선하게 양조된 프랑코니언 맥주로 유명하다. 이 도시의 바이로이트 대학교(University of Bayreuth)에는 10,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거주한다.
바이로이트에는 반프리트(Wahnfried)라고 불리우는, 바그너와 코지마가 살았던 집이 있는데, 바그너는 이 집의 이름을 Wahn (망상, 광기)과 Fried(e) (평화, 자유)의 합성어에서 따와 지었다고 한다.
1973년 Wagner의 후손들은 Wahnfried를 바이로이트 시에 넘겼다. 그로부터 3년동안 전쟁과 날씨로 인해 손상된 원형홀, 미용실, 객실은 원래의 상태로 복원되었고 이 집에서 바그너 박물관 (Richard Wagner Museum)이 공식 출범했다. 바그너와 그의 부인 코지마도 이곳에 묻혀있다.
바이로이트 축제 공연 티켓은 최근부터 ‘Bayreuther Festspiele 온라인’ 으로 들어가서 구입할 수 있다. 필자는 5년 정도 대기자 명단에 올린 후 매년 티켓을 1년 전에 신청한 결과 2017년 티켓 한 장에 약 250유로 정도를 지불하고 다녀온 적이 있다. ‘니벨룽엔의 반지’ 4부작을 보려면 4장이 필요하다. 티켓은 45유로 정도부터 시작하는데 그것을 구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필자도 좀 저렴한 티켓을 구해보려고 4년간 노력해봤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5년째 되던 해 상황을 깨닫고 250유로 짜리를 신청했는데 다행히 당첨이 되었다. 그리 좋은 자리도 아니었다. 바이로이트 축제는 아마도 가장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음악축제일 것이다.
올해 바이로이트 음악축제는 7월 25일부터 8월28일까지 열리며 2019 프로그램은 <탄호이저>, <로엥그린>, <뉘른베르크 의 명가수>, <파시팔>,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 5개의 오페라가 연주된다. <니벨릉엔의 반지> 4부작은 올해 연주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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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맨스필드대 성악.오페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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