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um Gabo 1942-1943 / Davis Smith steel and paint, 1951-1952 / Alexander Calder 1943(왼쪽부터)
지난 100년 동안 일어났던 예술선언에 대한 미술사조의 영향과 그 이벤트로 제작된
작품들이 등장했다. 모두 허쉬혼의 소장품이다.
그 중 독일 작가 줄리안 로즈 펠트Julian Rosefeldt의 멀티채널 영상물인 <선언문: Manifesto>이 전시의 중심 역할을 한다.
13개 영상의 주인공인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가 압권이다.
이 전시는 허쉬혼의 수석 큐레이터 스테판 아퀸 St phane Aquin의 기획이다.
<13명의 케이트 블란쳇Cate Blanchett>
한 공간에서 13개 스크린이 동시에 상영된다. 주인공 케이트 블란쳇이 각기 다른 13명의 역할을 해낸다. 유치원 교사부터 아나운서, 과학자, 금융가, 안무가, 미망인, 공장 노동자, 펑크 그리고 노숙자까지.
13개의 작품마다 마지막 부분에는 기괴하다 느낄 정도의 선언문 낭독 장면이 있다. 미래주의자 선언, 다다이스트 선언, 플럭서스 선언, 상황주의자 선언 등이 그녀가 연기한 13명의 인물을 통해 발표된다.
감독 로즈펠트는 “작품이 똑같이 유지되지만 그것이 보여지는 정치적 맥락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문화적 또는 정치적 이슈가 어떻게 작품을 활성화 시키는지 살피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다.”라고 한다. 일종의 블랙 코미디이며 실험이고 영화 자체가 개념미술이다. 동시대 상황에서의 정치적 움직임과 사회적 변화에 대한 논평을 제공하는 작품이다. 일반 영화관에서도 개봉했지만 스크린 13개가 한자리서 동시에 돌아가는 이 분위기의 체험은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① Franz Kline oil on canvas, 1961 ② Zao Wou-ki oil on canvas, 1958 ③ Adam Pendleton silk screen ink on mylar, 2018 ④ Jackson Pollock 1949 ⑤ Joan Miro oil and pencil on burlap, 1927
<6개의 전시 부제>
6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진 작품에서 현대미술의 관행이 예술을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을 엿보게 된다.
전시부제는 Dada, The Surrealism Revolution, Rationalist Forms, Manifesto, A Global Expressionist Response, Manifesto, A Renewed sense of Agency.
전시 작품은 20세기에 발표된 각종 선언문과 그와 관련되어 일어났던 사건의 의미를 담고 있다. 로즈펠트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와 부합하는 내용의 작품들이 미술사의 흐름에 따라 시대별로 분류되었다.
20세기의 미술사조는 야수파, 입체파, 표현주의, 미래파, 초현실주의, 추상주의 등으로 전개되었다. 다다이즘에는 지아코모 발라, 한스 리히터, 초현실주의 혁명에는 그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이 보였다. 또한 키네틱 아트의 선두 주자인 알렉산더 칼더, 신조형주의를 개발한 피터 몬드리안의 작품이 자리 잡았고, 추상주의 거장인 잭슨 폴록, 조안 미첼, 한스 호프만, 헬렌 프랑켄타일러, 프란츠 클라인의 대형 회화도 볼 수 있다. 앤디워홀의 팝 아트와 백남준의 비디오 작품도 같은 시대의 미술사조로 함께 전시됐다.
<허쉬혼의 탁월한 큐레이션>
전시 주제에 맞게 선택된 다양한 작품들은 현대미술품을 중점적으로 소장하는 허쉬혼이 가진 파워이자 자랑이다. 방대한 소장품을 전시 주제에 맞게 골고루 보여주는 기회는 관람객에게 선물이다. 작품이 놓이는 위치만 바뀌어도 느낌이 다르고 어떤 작품과 함께 하느냐에 따라서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허쉬혼 뮤지엄의 전시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스테판 아퀸의 군더더기 없는 작품 배치 자체가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의 합작품 같다.
작품을 더욱 주인공답게 만드는 공간 큐레이션이 얼마나 멋지게 펼쳐질 수 있는지 여기서도 보게 된다. 시대의 변화를 가져온 선언문과 미술 사조에 따른 작품을 엮어 기획한 아이디어가 새롭다.
<
도정숙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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