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연방대법원은 5대 4로 선거활동 참여에 대해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당시에 시행되던 (민주·공화) 양당의 선거 개혁법에서 정치활동위원회(이하 PAC)들이 당과 관계 없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활동을 신문이나 방송매체를 통해 하는 일은 예선전 30일, 본선에서는 90일 이전에만 하도록 된 것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연합된 시민들 대 연방선거위원회” 사건에서 판례를 세운 것이다.
그때부터 당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수많은 수퍼 정치위원회(Super PAC)들이 비온 후 대나무순처럼 생겨나 선거 전날까지 TV 화면을 점령하게 되었다. 그 판례에 대해 상원의 공화당 원내총무인 미치 맥코넬은 수정 헌법 제1조에 나와 있는 권리들을 회복시키는 과정 중 중요한 단계라고 지지를 표한다. 그 반면에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그 판례가 특수 이익 단체들과 그들의 로비스트들에게 워싱턴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에 의한 선거비용 지출이 크게 늘고 수퍼 PAC들의 급증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 결과 작년 10월말까지의 연방선거위원회의 집계에 의하면 그 같은 PAC들이 모두 45억불을 거두어들인 것으로 나타난다. ‘미셀·예·히·이’라니까 한인 제2세로 보이는 워싱턴 포스트 기자의 해설기사는 그 액수 중 5분지 1이 이 열 하나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한다. 물론 다 억만 장자들인데 당 소속을 보면 각 5명씩은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이며 마이클 블룸버그는 당시로서는 무소속이었지만 현재는 민주당에 속해 있다.
그 중 제1위는 라스베가스의 카지노 주인과 그의 부인 셀톤 아델슨 부부인데 8년 동안의 지출액이 2억8700만불이나 된다. 2016년 선거에서만도 아델슨 부부는 도널드 트럼프를 돕기 위해 쓴 2,000만불을 포함해서 7,800여만 불을 지출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후 그 두 사람이 오랫동안 옹호해 온 것처럼 주 이스라엘 미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결정을 내렸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는 아델슨 부부가 공화당의 상하 양원 다수당 유지를 지지하는 수퍼팩들에게 1억 1,200만불을 퍼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원의 다수당 위치는 민주당으로 돌아간 것을 보면 민주당계에서도 수퍼팩들을 만들어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8년 동안 민주당계 수퍼팩들에게 2억 1,300만불을 지출한 톰 스타이어가 11명 억만장자 순위의 제2위를 차지한 것이 그 점을 시사한다.
그가 전국을 돌면서 트럼프 탄핵소추 당위성을 주장한다. 제3위인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워싱턴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작년 중간선거에서만도 6,100만불을 썼으니까 트럼프가 미워하는 사람 중 하나다. 진보계의 수퍼팩들이 민주당의 의회 다수당 획득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특히 11명 순위의 열 번째 자리에 있는 조지 소로스는 불법 이민 구제와 부유층에 대한 증세 등 친서민 정책을 옹호하는 수퍼팩들을 선호한다.
기업들은 회사명의로 정당 후보들에게 직접 선거기금을 낼 수 없다. 그들은 기업의 권익보호를 주창하는 수퍼팩들에게 돈을 주어 그들로 하여금 선거 때에 당후보들과 조율이 없이 친기업적 후보들을 지지한다. 또는 반기업·친환경 정책수행을 옹호하는 후보들의 낙선 운동에 돈을 뿌린다. 비영리단체, 노동조합이나 기타 기관들도 수퍼팩들을 사용하여 자기들에게 유익한 정책 채택에 기여하고자 한다.
독자적으로 한다지만 실제로는 해당 후보자들의 필요에 맞추어 선거전략을 짜고 집행하니까 소위 눈 감고 아웅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는 삐딱한 시각도 있다. 개인들의 후보에 대한 정치 기부 액수는 2,800불 한도 안에서인데 예선과 본선을 따로따로 보니까 금년도 1년에 기부 액수는 5,800불이다.
결국은 최고 부유층이 가장 돈이 많음으로 수퍼팩들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방향에 미치는 영향력에 있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는 비난이 그럴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민주 진보계의 수퍼팩들도 막상막하로 포진하고 있어 반드시 그럴지는 두고 보아야 될 것이기 때문에 2020년의 선거결과는 암중모색이다. 하나 확실한 것은 2010년 ‘연합된 시민들’ 대법원 판례는 트럼프의 닐 고서치와 브렛 캐바노의 임명으로 쉽사리 뒤덮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301) 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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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메릴랜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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