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hard Richter ,1966 / Ugo Rondinone 2018 / Jeff Koons Magenta/Gold, 1994-2007 (왼쪽부터)
동시대 최고의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이 지난 6월 13-16일까지 스위스 바젤에서 열렸다.
프랑스 피악(FIAC), 프리즈와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아트바젤은 미국과 남미의
컬렉터 공략을 위해 아트 바젤
마이애미, 아시아권에서는
아트 바젤 홍콩을 운영한다.
올해는 34개국, 232갤러리,
4,000여명의 작가가 참가했고 93,000명이 관람했다.
아트바젤은 메인 섹터 갤러리즈,
주목해야 할 신진작가를 다룬 스테이트먼트, 판화작품의 에디션,
미술사에 회자된 작가를 조명한 피처,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설치,
영상, 조각 등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선보인 언리미티드,
블루 칩 작가와 큐레이터와의
대화 컨버세이션, 영상물을
소개한 필름, 미술관계 서적과
간행물을 보여준 매거진,
공공장소 설치물 전시인 파쿠어로 진행했다.
# 언리미티드(Unlimited) 섹터
아트바젤의 비밀 병기는 언리미티드 섹션이다. 거대한 조각, 영상, 퍼포먼스, 설치물을 선보이는 인기 있는 자리다. 갤러리들이 선정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며 세계 미술시장의 흐름도 한눈에 볼 수 있다. 갤러리스트들이 가장 신경쓰는 프로그램이다.
이 섹터는 아트 바젤이 열리는 3개 대륙에서 유일하게 바젤에서만 전시된다. 2000년부터 시작한 도전적인 전시 방식으로 갤러리 부스의 공간적 제약을 벗어나 미술관급 대형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는 이탈리아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부터 영국 조각가 앤서니 곰리 등 미술계에서 확고하게 입지를 굳힌 작가들 75명이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한국 작가는 리만머핀 소속 서도호, 국제 갤러리 강서경이 출품했다.
# 국제 갤러리 & 티나 킴 갤러리
어려운 여건 가운데 근 10년 동안 꾸준히 참가해온 국제 갤러리와 자매인 티나 킴 갤러리는 이제 아트 바젤에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그것은 세계 미술 시장에서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는 의미다. 이제는 앞서 나간 리더답게 후발 주자인 한국 갤러리들의 참여에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할 의무도 갖게 된다.
올해도 김환기, 권영우, 유영국, 김용익, 양혜규 등의 한국 작가와 칼더, 폰타나, 장 오토니엘 등 외국 작가의 작품을 선보였다. 판매 실적도 그 어느 해 보다 좋다.
국제 갤러리는 김환기의 <평온 5-10-73 #310>을 1,000-1,200만 불에 판매했다. 한국작가의 작품이 아트 바젤 전체 거래 중 2번째로 높은 가격이라는 것은 주목할 일이다.
Do Ho Suh 2018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 파쿠어(Parcours) 섹터
아트 바젤 여러 섹터 중 큰 반향을 일으킨 파쿠어는 올해 10회 째의 신생 프로그램이다.
메인 전시장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뮌스터플라츠 인근 박물관, 광장, 계단 등에 조각과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초청 작가는 하산 샬리프 같은 중견도 있지만 대다수가 젊은 신진 작가들이다. 올해 파쿠어 섹션 주제는 ‘조각품 되기의 불가능성’이다. 초청된 20명의 작품도 하나같이 조각의 개념을 파괴하지만 아트페어답게 상업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뮌스터플라츠에 설치됐던 카밀레 헨롯의 청동 조각이 30만 유로에 팔린 것이 그 예다.
# 예상을 뛰어 넘은 작품 판매
올해 아트바젤의 총 매출은 좋은 성적이다. 메이저급 갤러리들은 프리뷰에서 출품작의 70% 이상을 판매했다. 가고시안은 제프 쿤스의
을 1450만 달러, 앤디 워홀의 대형 회화는 900만 달러에 판매됐다.
지난 봄 아트 바젤 홍콩에서 전시 첫날 작품 전체를 완판한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을 2,000만 달러에 판매했다. 1920년도 사진으로 만든 군중 장면의 희귀한 것으로 올해 아트 바젤의 첫 판매 작품이자 최고가이다.
# 동시대 사회의 움직임을 전시장으로
아트 바젤 2019에서는 동시대 사회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전시장에 끌어들였다. ‘언리미티드’의 경우 늘 현대미술의 담론을 주도할 만한 작가들이 등장 하지만, 올해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전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되며 판매로도 이어졌다. .
미투(me too) 폭로로 세상에 알려진 성폭력 가해자 200명의 아카이브를 담은 안드레아 보워의 <오픈 시크릿(Open Secret)>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7년 영화 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을 비롯해 미투 움직임으로 폭로된 200명의 이름, 사진을 비롯해 가해자의 사과 혹은 변명의 말, 법적 조치 등을 자세히 공개하며 그들의 현 주소를 보여준 것이다.
# 왜 아트 바젤, 바젤인가?
바젤은 독일 프랑스와 인접한 교통의 요지이며 인구 20만 명이 사는 스위스의 작은 도시다. 1970년 10개국 90개의 갤러리로 시작한 미술 행사가 도시의 지리적 조건과 화상들의 노력으로 최고급 미술장터가 됐고 오늘날 세계 미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20년 동안 바젤의 파트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UBS는 아트 바젤의 3개 대륙 페어를 모두 지원한다. 자국 기업의 적극적인 후원은 문화의 힘이 갖는 효과를 잘 알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미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그들의 자세를 흠모하면서 한국작가들의 활약도 간절히 기대한다.
●도정숙
뉴욕, 서울, 워싱턴, 파리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가짐. 세계 각지에서 국제 아트 페어와 200여 회의 그룹전 참가. 매거진 ART MINE에 미술 칼럼 기고 중. 저서로 <그리고, 글>이 있다.
<도정숙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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