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식 예비역 육군소장
1945년 8월 15일 연합국에 의해서 일제가 항복함으로써 해방이 되었다. 1945년 12월 모스크바에서 전후 한국의 처리방법을 협의하기 위해서 미소공동위원회를 개설하였지만 소련이 자신들의 이념과 이익을 위해 충돌을 거듭하기에 미국은 UN에 이 문제를 제기하였다.
UN 회원국의 절대 다수가 미국을 지지함으로써, 한반도에 유일하게 1948년 8월15일 합법적 자유민주주의 정부가 수립된다. 국호는 ‘대한민국’이라 지었다. 반면에 소련은 38선 이북에 1949년 9월9일 공산주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는 정권을 수립했다.
이와 같은 인위적인 분단은 냉전의 산물이 되어 한국인들은 엄청난 고통과 전쟁의 위험 속에서 불안하게 살아야 했다. 그런데 1948년 9월 소련군의 철수와 1949년 6월 미군의 철수로 한반도에는 힘의 공백상태가 발생했다.
이틈을 이용하여 김일성은 한국군보다 월등한 전력을 갖추어 남침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때마침 1950년 1월12일 미국 국무장관 애치슨이 도쿄에 와서 한국을 태평양 방어선에서 제외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함으로써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모택동, 북의 김일성은 전쟁을 일으켜도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오판했다. 김일성은 히틀러처럼 전쟁직전에는 통일정부를 수립하자는 회담을 계속 제의하면서 기만심리전을 폈고, 전쟁 직후에는 국군이 먼저 북침했다며 오늘날까지도 허위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다.
1950년 6월25일 일요일 새벽 4시 인민군이 기습남침 해왔기에 열세한 한국군이 감당 할 수 없어 이승만 정부는 미국정부와 UN안보리에 통고하고 긴급지원요청을 했다. 미국은 신속히 행동하여 UN군 사령관에 맥아더 원수를 임명하고 작전지휘권을 부여함과 동시에 군대를 급파했다.
1950년 7월1일 미 제24사단 21연대 1대대 병력 540명이 부산에 제1진으로 상륙한 이래 1953년 7월27일 휴전 때까지 3년 1개월 동안 총 누계 179만 명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UN군으로 참전한 16개국 군 가운데 91%가 미군이었다. 그들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동양의 작은 나라 낯선 이국땅에 와서 엄동설한의 고통을 겪어야 했고, 1950년 11월24일 개입한 중공군 80만의 인해전술에 맞서 불바다전술을 폈지만 역부족으로 승리를 목전에 두고 후퇴하면서 많은 희생을 입었다.
아무튼 권세는 정의를 보존하며 실현하기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라는 기독교의 대헌장아래 미국은 많은 병력, 전비, 물자, 장비, 식량 등을 동원하여 우리나라를 구해주었다. 주목되는 것은 맥아더 장군의 특징인 작전개념이다. 첫째 후퇴작전으로 적의 병참선을 길게 늘어뜨려 융단폭격을 하여 전력을 약화시키고, 둘째 망치(Hammer)와 모루(Anvil) 작전으로 적을 독 안에 든 쥐처럼 도망가지 못하게 하여 섬멸하는 것이다. 실제로 낙동강까지 후퇴했다가 제10군이 인천상륙과 수도 서울 탈환으로 모루를 형성하고 제8군이 낙동강에서부터 북진을 하면서 망치역할을 함으로써 10만이 넘는 인민군이 퇴로가 차단되어 궤멸됨으로써 UN군은 전세를 역전시킨 바 있다.
거두절미하고 우리가 인륜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절대 잊을 수 없는 것은 남의 나라에 와서 싸워준 미군들의 희생이다. 전사 5만4,246명, 실종 8,177명, 부상 10만3,282명, 포로 7,140명 등 총 17만2,800여명이 희생되었다. 특히 눈물겨운 것은 1950년에 소위로 임관한 미 육군사관학교 출신 365명이 참전하여 41명이 전사하고 69명이 부상을 입은 사실이다. 채 꽃봉오리를 펴보지 못한 이들의 희생을 가슴 아프게 여긴다.
우리를 더욱 감동시키는 것은 미국장군들의 아들 142명이 참전하여 35명이나 전사했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아들, 밴풀리트 장군의 아들, 헤리스 장군의 아들, 또한 CIA 국장 덜레스의 아들 등이 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에는 장진호전투 참전용사의 조각상이 있는데 그 옆 잔디밭 검은 대리석에 새겨진 “FREEDOM IS NOT FREE”, 즉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글귀에 머리가 저절로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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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식 예비역 육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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