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와 함께 시작된 성주간(Holy Week)은 이슬라미스트들의 스리랑카 교회폭탄테러로 마감됐다’-.
해마다 찾아오는 성주간. 올해는 4월14일 종려주일에 시작돼 4월21일 부활주일을 앞두고 끝났다. 그러니까 불과 한 주 정도 지난 시점이다. 그런데 아득히 먼 과거같이 느껴진다.
최악의, 그것도 기독교를 타깃으로 한 동시다발성의 충격적인 초대형 테러참사다. 그 스리랑카 테러 보도가 한 주도 못돼 급속히 잦아들고 있다. 그만 세상의 관심으로부터 갑자기 멀어져가고 있다고 할까. 거기서 오는 괴리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동시에 눈을 끄는 것은 계속 이어지는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관련 속보다. ‘루브르 박물관식의 성당건물 재건 안이 제시됐다’ 등등의.
부활절을 맞아 부푼 마음으로 온 가족이 교회에 갔다. 그런데 폭탄테러로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죽고 중상을 입었다. 수많은 고귀한 생명이 희생된 그 처절한 참상보다 한 성당건물(아무리 유서가 깊다고 해도)의 화재에 세상은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할까.
‘무엇을 말하고 있나. 이 현상은.’- 아마도 서방 기독교의 현주소, 그 영적 황폐함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가 방화가 아니라는 데 놀랐다.” 한 가톨릭 당국자의 말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프랑스에서는 875건의 교회 파괴행위가 있었다는 경찰 보고다. 그러니까 하루에 2개 이상의 교회가 방화, 신성모독 등 각종 범죄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에 빗대 한 말이다.
한 때 유럽 가톨릭교회의 꽃이었다. 그 프랑스의 가톨릭교인 수는 날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주일성수를 하는 교인은 5% 미만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전 유럽적인 현상으로 일종의 ‘서행성 자살증후군’이 유럽의 문화를 죽음의 문화로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독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박해를 많이 받고 있는 종교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고 있는 보고들이다. 그럼에도 서방세계는 무관심이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과장이 아닌가 하는 반응마저 보인다. 초대교회 시절 로마의 교회박해를 후세에 교회의 필요에 의해 과장했다는 전거까지 내세우면서.
현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정반대가 진실에 가깝다. 부활절마다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는 뉴스부터가 그렇다.
스리랑카에서 교회테러 대참사가 발생한 날 나이지리아에서는 교회에 한 괴한이 트럭을 몰고 돌진해 30여명의 어린이가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부활절 파키스탄에서는 한 가톨릭교인 가족 전원이 피살됐다. 그 전 해 종려주일에는 이집트에서 폭탄테러로 2개 교회에서 45명이 숨져 이집트교회는 부활절 행사를 전면 중단했다.
2016년 부활절에도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을 타깃으로 한 테러로 75명이 죽고 300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5년의 성주간. 케냐의 대학에서는 기독교 학생만을 골라 무차별사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해 148명이 살해됐다.
부활절은 어느덧 ‘기독교인을 타깃으로 한 이슬라미스트들의 테러의 날’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저 먼 곳 지구촌 교회들이 맞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그러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퓨 연구소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144개 국가에서 기독교인들은 가장 박해를 많이 받는 소수집단으로 밝혀졌다. 특히 박해가 심한 지역은 사하라 아프리카에서 파키스탄에 이르는 지역으로 기독교는 거의 소멸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중국 등 공산권은 말할 것도 없고 인도 등지에서도 기독교박해는 계속 가중되면서 오늘날 시대는 ‘최악의 기독교 박해시대’라는 것이 교회안팎에서 나오는 소리다.
문제는 유럽 등 서방세계가 그 고통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왜 이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나. “세속화와, 또 이른바 ‘진보’사상이 서방세계의 지배적 사조(思潮)가 된데 따른 부작용 때문이다.” 가디언 지의 지적이다.
기독교 하면 애써 십자군, 종교재판, 제국주의, 반유대주의 그리고 트럼프 지지자 등과 연관시키려드는 것이 진보의 입장이다. 그들은 지난 세기 공산당이 시도했으나 실패한 이데올로기의 대체 이데올로기를 통해 ‘신(神) 부재의 사회건설’을 거의 성공단계로 이끌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내세워 모든 공공부문에서 기독교를 추방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정황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란 말을 아예 금기어로 취급한다. ‘나는 이슬람 혐오자가 아니다’라는 알리바이를 애써 내보이기 위해서다.
이와 동시에 지구촌 곳곳에서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테러, 국가공권력에 의한 신앙의 자유 박탈 등 기독교 박해사태에 대해서는 아예 눈을 감고 있는 것이다.
“유럽을 휩쓴 세속화란 거대한 해일은 대서양 건너 아메리카를 덮칠 기세다.”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의 지적이다. 미국은 그나마 기독교 전통이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 중 크리스천은 11%로 점차 유럽을 닮아가고 있다는 것.
‘서행성 자살증후군’ 만연사태. 이는 한국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교회가 죽어가고 있다’, ‘해마다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최고 자살률에, 최저 출산율’, ‘좌파 논리에 입각한 한국형 정치적 올바름이 기승을 떨면서 금기어가 되어가고 있는 빨갱이란 용어’- 이런 얘기들이 태평양 건너에서 계속 들려오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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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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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럴 것이라고 미리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교회가 죽어가는게 안타까우면서 지난번 이스람사원에 대한 무차별 사격은 별로 안스럽지 않으신 모양이네요. 무슨종교인이건 사람목숨은 다 귀한겁니다. 기독교가 인기를 잃는 이유는 사람들의 머리가 점점 깨이기 때문입니다. 인류 초창기때는 염소,뱀,사자등을 신으로 섬기다 머리가 좀 깬후론 태양신을 섬기다 그 다음엔 예수... 이러면서 종교는 바뀝니다.
인류가 살아가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새로운 패러다임 (종교가 아닌) 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