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갈수록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내가 잘 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는 우리들의 이기심 때문이다. 제한된 자연과 환경 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된다. 인간 사이의 갈등을 넘어 장차 높은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들까지 합세한다면, 그들이 인간을 하인으로 부리며 차별한다면 ‥ 하는 상상을 하니 걱정이 배가 된다.
얼마 전 아랫배가 몹시 아파서 입원한 환자가 있었다. 처음에는 장의 일부가 터졌거나 급히 수술해야 되는 진단을 내렸는데 각종 검사 후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균에 의한 심한 장염이 확인되었다. 이 균은 원래 우리 대장 안에 약간만 있으면 문제가 없는 데 정상적인 장 세균들이 파괴되면서 세력을 확장하고 독성을 뿜어내는 바람에 대장에 심한 점막 손상과 염증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렇게 된 데는 항생제를 자주 복용했던 것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환자는 장염 약을 오래 쓴 후에야 겨우 좋아졌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아 정맥주사도 오래 필요로 했다.
우리 몸 안에서는 세균들 간의 치열한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의 장 점막에는 수많은 장내 세균이 살고 있는데 종류만 해도 400-500 종류이고 그중에서 40 종류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장내 세균의 무게를 모두 합치면 1-1.5Kg 정도나 되니 우리가 살아있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장내 세균은 음식물과 장의 분비액, 점액들을 영양소로 활용해 각종 대사물질을 만들어낸다. 장으로 들어온 음식을 분해하고, 영양분이 혈액으로 흡수되도록 도와서 비타민, 호르몬, 효소들을 생성하고 대사가 잘 이뤄지도록 한다. 장내 세균은 우리 몸의 기본 면역기능을 돕는데, 항상 면역계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 물질에 대응을 잘 하게 만들어준다.
장내 세균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이나 몸속에 살고 있다가 몸 상태가 안 좋을 때 문제를 일으키는 기회주의 균이 있다. 이러한 여러 균들이 몸속에서 평형을 유지하고 있어 우리가 잘 지내는데, 정상적인 균이 줄어들 때 유해균이 평상시보다 더 활동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평형이 깨지면 장에 독소와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각종 성인병, 암, 노화를 촉진하며 림프구의 면역도 저하된다.
위의 환자가 걸렸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 difficile) 균에 의한 장염이 요즘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몇몇 항생제의 과다 사용, 고령, 기본 면역이 약해진 상태, 지나친 관장으로 장 움직임이 줄어든 경우, 항암제, 위산 억제제의 오랜 복용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
이 균이 대장 안에 있다고 해서 다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나 항생제를 지나치게 사용할 경우 중단 10주 후까지도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발열, 백혈구 증가, 복통, 식욕부진, 탈수증, 혈변 등. 온 몸으로 퍼지면 패혈증, 농양, 골수염까지도 보고된 경우가 있다.
다른 종류의 균에 의학 장염과 증상이 비슷할 수 있으나, 대변에 있는 독소 검사로 구별을 할 수 있다. 장염은 약으로 치료가 되는데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환자와는 접촉을 피하고 손을 물과 비누로 잘 씻어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몸 안의 장내 세균 보다도 더 다양한 구성원들이 우리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미국에는 많은 민족들이 모여서 살아가고 있기에 어려운 면도 있지만 그래서 미국이 더욱 위대하고 살아볼 만한 나라가 아닌가?
인종의 우열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우리 모두는 존재할 만한 가치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믿는다. 모든 인간은 사랑받을 만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절대적 선에는 못 미치는 존재들이다. 어느 누구도 인간의 우열을 말할 위치에 설 수는 없다.
장내 세균을 보면서 인간 사회를 생각해 본다. 우리사회에 건강한 구성원들이 잘 자리를 잡고 있으면, 부족한 사람들이나 기회주의자들이 문제를 일으키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우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 부족한 때문이지 나쁜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내가 건강하지 못하고 감당해야 될 책임을 충분히 해내지 못할 때 조화가 깨어지기 시작한다.
누구를 탓할 것인가? 오늘도 다른 사람을 쳐다보지 말고 내 자신이 건전하게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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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 내과의사^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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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각하는 장벽을 쌓는 좋은 일을 곧 실행할 것입니다 ~~
미꾸라지 한마리가 문제가 되든때가 있었는데 요즘엔 비스므리한 미꾸라지가 여기저기 대장 미꾸라지를 닮아가고있어 정말 큰 걱정거리입니다. 혹 자 들은 그걸 보며 박술치고 남이 장에가니 망태지고 ...ㅊㅊㅊ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