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SV와 비긴 인터 밀란에 원정골서 앞서 조 2위
▶ 유럽 챔피언스리그 손흥민 선발출장 71분 활약
바르셀로나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왼발 슈팅을 때리는 손흥민. [AP]
동점골을 합작한 루카스 모우라(왼쪽)가 어시스트를 해준 해리 케인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AP]
손흥민이 선발로 출전해 71분을 활약한 토트넘(잉글랜드)이 극적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했다.
토트넘은 1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누에서 벌어진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최종 6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40분에 터진 루카스 모우라의 천금같은 동점골로 바르셀로나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2승2무2패, 승점 8로 조별리그를 마친 토트넘은 같은 승점 8의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원정 다득점에서 따돌리고 바르셀로나(4승2무, 승점 14)에 이어 힘겹게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반면 인터 밀란은 이날 같은 시간 홈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과 1-1 무승부에 그치며 바르셀로나와 토트넘에 이어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쳐 유로파리그로 밀려났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을 투톱으로 하는 4-1-2-1-2 포메이션으로 바르셀로나와 맞섰다. 크리스천 에릭센과 델리 알리, 무사 시소코가 2선에서 뒤를 받친 최정예 라인업이었다. 반면 이미 조 1위로 16강행이 확정된 바르셀로나는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를 비록, 조디 알바, 제라르 피케, 서지오 부스케츠 등을 벤치엔 앉히는 등 사실상 1.5군팀을 내세웠다.
경기 시작 후 첫 5분여는 토트넘이 활발하게 경기를 주도해 나갔으나 한 번의 수비실책이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바르셀로나 쪽으로 넘어갔다. 전반 7분 토트넘의 공격 상황에서 무사 시소코가 뒤로 헤딩 패스를 해준 볼을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장한 수비수 카일 워커 피터스(21)가 순간적인 볼 컨트롤 미스로 상대 공격수 우스만 뎀벨레에게 가로채였고 뎀벨레는 해프라인부터 폭발적인 드리블로 워커 피터스를 따돌리고 치고 들어간 뒤 페널티박스 안에서 해리 윙크스의 슬라이딩 태클 시도를 가볍게 따돌리고 깔끔한 왼발슛으로 토트넘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미드필드에서 상대 실수 하나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골까지 연결시킨 결정력이 눈부셨다.
초반에 일격을 맞은 토트넘은 이후 전열을 정비하고 서서히 바르셀로나를 압박하며 동점골을 노렸으나 마지막 패스와 피니시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전반 30분 역습 상황에서 왼쪽 풀백 대니 로즈가 골문 앞으로 찔러넣은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가 달려 들어가며 쭉 뻗은 손흥민의 발끝을 스치듯 지나가 아쉬운 탄성을 자아낸 것을 시작으로 손흥민이 토트넘 공격의 전면에 나섰다.
손흥민은 잠시 후 32분께 이날 최고의 찬스를 잡았다. 후방에서 수비수 뒷공간으로 넘겨준 패스를 침투하며 들어가 잡은 뒤 수비수 토머스 베르말렌을 몸싸움으로 따돌리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만들어냈으나 오른발 슈팅이 달려나온 골키퍼 야스퍼 실리센에게 막히고 말았다. 이어 38분에는 역습상황에서 시소코의 패스를 받아 왼발슈팅을 때렸으나 볼이 정통으로 맞지 않아 몸을 날린 골키퍼에게 걸렸다. 손흥민은 전반 토트넘의 가장 좋은 찬스 3개에 모두 관여했으나 마지막 피니시가 아쉬웠다.
한편 바르셀로나는 전반 45분 필립 쿠티뉴가 수비수 3명 사이를 헤집고 한 템포 빨리 때린 오른발 슈팅이 오른쪽 골대를 때리고 나가 추가골을 놓쳤으나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그나마 토트넘에게 다행이었던 사실은 동시에 진행된 경기에서 PSV가 전반 13분 어빙 로사노의 선제골로 인터 밀란에 1-0으로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만약 PSV가 인터 밀란을 잡아준다면 토트넘은 이날 패하더라도 16강에 오르기에 토트넘 팬들은 PSV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토트넘은 후반 시작 후 에리센과 델리 알리, 케인이 잇달아 슈팅을 때리며 계속 바르셀로나를 압박했으나 바르셀로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후반 11분 로즈가 찬스를 놓쳤고 1분 뒤엔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손흥민이 때린 왼발슛도 약해 골키퍼 정면으로 가고 말았다. 그 사이 바르셀로나는 후반 10분 쿠티뉴가 결정적 찬스를 잡았으나 쿠티뉴의 오른발 슈팅을 선제골 실점으로 연결된 실수를 했던 워커 피터스가 결정적인 슬라이딩 블락으로 막아내 추가실점을 면했다. 이후 바르셀로나가 메시를 교체 출장시킨 데 이어 인터 밀란이 후반 28분 마우로 이카르디의 동점골로 PSV와 1-1 동점을 만들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토트넘은 그대로 탈락하는 듯 했다.
하지만 모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에릭 라멜라, 루카스 모우라, 페르난도 요렌테를 차례로 교체 투입하며 동점골을 향해 올인 승부수를 던졌고 결국 손흥민 대신 투입된 모우라가 천금의 동점골을 뽑아냈다. 필드에 나서자마자 결정적인 헤딩슛이 골키퍼 수퍼세이브에 막혔던 모우라는 후반 40분 케인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논스탑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바르셀로나의 골네트를 흔들었고 이 골로 토트넘은 기사회생했다. 이후 토트넘은 로즈가 결정적 단독찬스에서 슈팅을 허공으로 쏘아 올리는 바람에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지만 다른 경기에서도 PSV와 인터 밀란이 1-1로 비기면서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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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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