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젠·호간·니클러스·우즈 이어 통산 5번째 위업
▶ ‘돌아온 황제’ 우즈, 불같은 추격전 끝에 단독 2위
브룩스 켑카가 PGA 챔피언십 우승트로피인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치켜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타이거 우즈는 ‘골프황제’의 귀환을 알리는 눈부신 퍼포먼스로 9년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AP]
제100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에서 브룩스 켑카(미국)가 2타차 우승을 차지하며 올해 US오픈에 이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켑카는 이 우승으로 진 사라젠(1922년), 벤 호간(1948년). 잭 니클러스(1982년), 타이거 우즈(2000년)에 이어 사상 5번째로 같은 해에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휩쓴 선수가 됐다. 골프 역사의 최고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반열로 올라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대한 기록에도 불구, 이날 모든 갤러리와 TV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 모은 주인공은 그가 아니었다. 돌아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마지막 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빨간 셔츠를 입고 나타나 과거 세계를 호령했던 ‘황제’의 위용을 유감없이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우즈는 마지막 날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10년만의 메이저 우승에 도전했으나 결국은 켑카에 2타 뒤진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64타는 우즈가 메이저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기록한 최저타 기록이자 이날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였다.
이로써 우즈는 올해 디 오픈에서 공동 6위를 차지한 데 이어 2연속 메이저 탑10을 기록했다. 비록 2008년 US오픈 이후 10년째 이어진 메이저 우승가뭄을 끝내지는 못했으나 이날 우즈의 플레이는 진정한 골프황제의 귀환을 알리는데 충분하고도 남았다.
12일 세인트루이스의 벨러리브 컨트리클럽(파70·7,316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마지막 날 경기에서 켑카는 우즈는 물론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선두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시종 얼음장처럼 침착하고 냉정한 플레이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기록, 4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4타를 기록한 켑카는 단독 2위를 차지한 우즈(14언더파 266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영예의 워너메이커 트로피와 우승상금 189만달러를 거머쥐었다.
이 승리로 켑카는 올해 US오픈에 이어 메이저 2승째를 따내며 사실상 올해의 선수도 확정지었다. 한 해 2개의 메이저를 휩쓴 것은 지난 2015년 조든 스피스 이후 처음이다. 그는 또 생애 PGA투어 통산 4승 중 3승을 메이저에서 올려 메이저에 특히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US오픈 2연패를 달성한 켑카는 올해 매스터스에는 불참했기에 지난해 US오픈부터 시작, 출전한 6차례 메이저 대회 중 3개를 휩쓴 셈이 됐다.
이날 4라운드는 시종 치열하고 숨 막히는 선두 각축전이 펼쳐진 최고의 명승부였다. 3라운드까지 2타차 리드를 잡았던 켑카가 꾸준하게 선두자리를 지켰지만 우즈는 물론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와 애덤 스캇(호주), 토머스 피터스(벨기에) 등이 돌아가면서 선두자리를 위협하면서 예측 불허의 레이스가 펼쳐졌다. 특히 켑카에 4타 뒤진 공동 6위로 출발했던 우즈가 전반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면서 우승경쟁에 가세하자 벨러리브 컨트리클럽의 분위기를 펄펄 끓어올랐다. 켑카가 전반 4, 5번홀에서 연속 보기로 주춤하는 사이 앞서가던 우즈는 티샷 난조로 전반 9홀에서 단 한 번도 페어웨이에 볼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난조 속에서도 신기의 아이언샷을 앞세워 전반에 2, 3번에 이어 8,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1언더파로 잠시 켑카와 공동선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특히 9번홀에선 나무를 돌아가는 홀컵 10피트 옆에 떨어진 경이적인 세컨샷으로 버디를 잡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기도 했다.
하지만 켑카는 이런 뜨거운 추격 분위기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바로 7번부터 9번까지 3연속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앞으로 달아났다. 우즈도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12, 1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뒤 14번홀에서 파 퍼트가 홀컵에 반쯤 걸친데 멈춰서는 바람에 뼈아픈 보기를 범했으나 15번홀에서 또 한 번의 환상 세컨샷으로 버디를 잡아 역전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그 사이 스캇은 후반 첫 4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 켑카와 공동선두로 올라서며 또 다른 위협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켑카는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를 이어가다 15, 16번홀에서 버디를 보태 다시 2타차 단독선두로 올라섰고 스캇이 여기에 응수하지 못하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우즈는 마지막 18번홀에서 19피트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스캇과 함께 2타차 공동 2위로 올라섰고 스캇이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우즈가 메이저대회에서 준우승한 것은 지난 2009년 이 대회 이후 9년 만에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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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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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우승은 켑카가 했는데 온통 미디어는 우즈에게 촛점을 맞추네요
타이거의 부활이 기대되네요
타이거 우즈가 아깝게 되었네요. 잘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