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무역갈등 완화 기대에도 브라질 경제 및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하면서 혼조세로 마쳤다.
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5.02포인트(0.38%) 상승한 25,241.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8포인트(0.07%) 하락한 2,770.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4.17포인트(0.70%) 내린 7,635.07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마찰과 기술주 강세 흐름, 미국 국채금리 및 유가 동향 등을 주시했다. 브라질 헤알화가 급락하는 등 브라질 경제 불안도 급부상했다.
이날 주가는 최근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주 강세와 무역갈등 완화 기대 등으로 대체로 상승세로 출발했다.
반면 나스닥은 지속적인 신고점 행진 등 최근 지속적인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주요 기업에 대한 미국 의회의 조사 문제 등이 겹치면서 약세로 출발했다.
이후 브라질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하면서 다우지수는 상승 폭을 줄이고, 나스닥은 낙폭을 키우는 등 약세 압력이 강화됐다.
브라질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아이셰어 MSCI 브라질 ETF(EWZ)'은 이날 5% 이상 급락했다.
브라질은 최근 트럭 운전사들의 파업으로 인한 노동 분규와 경제 성장률 저하, 10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는 이날 2% 하락하는 등 이번 주 들어서만 4%가량 떨어졌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외환 스와프 물량을 입찰에 부치는 등 헤알화 방어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브라질발 불안으로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했던 미국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미 국채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종료 전망 등으로 전일 2.97% 선 위로 올랐지만, 이날은 2.93%로 떨어졌다.
최근 나스닥의 신고점 행진 등 증시의 강세를 이끌었던 기술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소식이 우위를 점했다.
미 의회가 페이스북에 이어 구글에 대해서도 화웨이 등 중국 기업과 고객정보 제공 계약을 맺은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또 장 후반 페이스북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14만 명의 지인 대상 공개 게시물이 전체적으로 공유됐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주요국 무역갈등과 관련해서는 완화 기대가 부상했지만, 다음날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앞둔 경계심은 유지됐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미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통신)의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ZTE가 미국 정부에 벌금 10억 달러(약 1조685억 원)를 납부하고, 4억 달러(약 4천274억 원)를 보증금 성격으로 결제대금계좌(에스크로)에 예치하는 한편 30일 안에 경영진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 장관도 이날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다음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기류가 유지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간담회에서 "북미정상회담에서 큰 성공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회담이 잘 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국으로 초대할 것이라면서 "북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에 대한 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도 내놨다.
또 국제유가가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공급 차질 우려에 초점을 맞추며 큰 폭 오른 점은 에너지주 중심으로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배럴당 1.22달러(1.9%) 상승한 65.9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감원 등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은 맥도날드 주가가 4.37% 급등한 점도 다우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맥도날드는 다우지수 구성 종목이다.
이밖에 종목별로는 가구 소매업체 콘스 주가가 1분기 실적 호조로 24.56% 급등했다. JP모건체이스 주가는 0.3% 올랐고, 엑손모빌 주가는 1% 상승했다.
반면 페이스북 주가는 1.7%가량 내렸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도 1.1%가량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1.58% 올라 장을 주도했다. 통신주도 1.22% 올랐다. 반면 기술주는 1.09%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1천 명 줄어든 22만2천 명( 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22만 명이었다.
시장 예상보다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소폭 많았지만, 전달보다 줄어드는 등 탄탄한 고용시장 상황을 재확인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술주 상승세가 다소 둔화하기는 했지만,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도 형성되면서 증시의 상승 동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다음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G7 정상회담에 대한 부담은 유지됐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수석 전략가는 "무역과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을 접하게 된다면 경제의 기초체력에 더욱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시장을 더 긍정적이고 덜 변덕스럽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67% 상승한 12.21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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