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사회진출과 함께 늘자 일부 지방정부 시행… 60점 이상 고득점 부부는 ‘이혼 불가’판정도
“결혼기념일이 언제입니까?” “당신은 가족에 대한 당신의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나요?” “남편(아내)이 좋아하는 음식은?” “아내(남편)의 생일은 언제입니까?”
질문들의 내용만 보면 미국의 TV쇼인 ‘신혼부부 게임(Newlywed game)’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국에선 이혼을 원하는 부부가 풀어야 하는 이른바 이혼 시험의 문제들이다.
중국의 일부 지방에서 이혼을 원하는 부부들은 지방정부 당국이 제시하는 시험을 보아야 한다. 위와 같은 일상의 질문을 통해 서로에 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이들의 이혼 승인은 빨리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이후 최소한 두 곳의 성에서 실시되고 있는 이 테스트는 3가지의 학교 시험 형식을 따르고 있다: 빈칸 메우기, 단답형, 그리고 작문이다.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묻는 일상적인 내용도 있고 가족에 대한 책임이나 가치관 등을 묻는 다소 철학적인 내용도 있다.
중국의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에 따라 자립능력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사회현상이다. 그러자 이 같은 이혼증가를 사회불안정의 요소로 우려한 일부 지방정부가 이혼율 감소 정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모두 15개 문제로 100점 만점으로 채점하는 이혼 시험은 ‘충동적 이혼’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개발되었다고 중국 장쑤성의 한 도시인 례윈강의 관리 리우 천링은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 신문에 의하면 관리들은 부부의 시험 성적이 60점 이상일 경우 ‘회복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고려하여 이들에게 결혼생활 유지를 위해 좀 더 노력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문제를 풀어가면서 부부들은 행복했던 순간들을 추억하게 되고 가족의 역할과 책임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다”고 이 시의 결혼등기 업무 책임을 맡고 있는 리우는 말했다.
중국에선 2017년 상반기에만 약 200만 커플이 이혼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1%가 증가한 숫자다. 작년에는 전체 기혼부부의 약 3%가 이혼을 신청했다. 2002년엔 1% 미만이었다.
리우에 의하면 시험은 출발점일 뿐이며 이혼 승인의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해 다른 성의 경우 한 부부는 ‘이혼 시험’에서 고득점을 하는 바람에 당국에서 이혼 승인을 받지 못했다.
중국 쓰촨성의 한 도시인 이빈의 한 법원이 이 부부의 이혼을 승인하지 않은 것인데 이혼 시험의 성적이 아주 좋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지난해 중국에서 접수된 이혼신청의 70% 이상은 여성에 의한 것이었다. ‘최고 인민법원’을 인용한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 보도다. 대부분은 성격 불일치를 이혼 사유로 들었으나 가정폭력을 주 이유로 명기한 이혼 신청도 15%에 달했다.
그러나 소수의 이혼신청은 중국 부동산법의 한 특이사항을 이용하려는 위장 이혼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이혼할 경우, 부부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일부 도시에서 더 많은 부동산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혼을 막으려는 당국의 노력은 안정된 사회는 안정된 가족으로 이루어진다는 공자의 가르침에 근거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수많은 화목한 가정들을 통해서만이 전체 사회가 화합을 이룰 수 있다”고 롄윈강의 관리 리우는 강조했다.
“결혼과 가족은 안정을 이루는 힘이어서 정부는 모든 부부들이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원하는 것”이라고 ‘빅 브러더를 배신하다 : 중국의 각성한 페미니스트’라는 책을 쓴 작가 레타 홍 핀처도 설명했다.
중국정부는 종교와 임신을 포함해, 개개인 가정생활의 많은 측면을 규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반발도 차츰 강해지고 있다.
이혼 시험에 관한 보도 역시 웨이보에 올라오자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다투어 비난을 제기했다.
“그래, 결혼기념일을 기억하면 이혼을 할 수 없다는 겁니까? 이혼은 기억상실증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은 성인이고 이혼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건 남의 가정사에 대한 간섭 아닙니까?”
례윈강의 관리들은 이 같은 비난에 대해 이혼 시험은 강요가 아닌 자발적 선택이라고 맞받아쳤다.
“이혼 시험의 주요 목적은 부부들로 하여금 이혼에 대해 보다 이성적으로 신중하게 생각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시당국은 이용자가 엄청난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트 웨이보에 자신들의 정책에 대해 답변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1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이혼 시험보다, 결혼 전 행복한 결혼 생활 필수 강의 이수시 신고를 할수있게 하는게 먼저인것 같은데 앞뒤가 뒤 바뀌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