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여행을 한번 다녀 온다는 것은 축소판 인생을 따로 한번 살아 보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성공적인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 자신도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모든 노력을 다 쏟아부어야 하지만, 그보다 주위의 모든 사람이 도와 주어야 하고, 하늘과 땅이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농사를 짓고 살 적에도 우순풍조(雨順風調)라 하여, 농부가 제 아무리 부지런히 노력을 하여도, 하늘이 제때에 비를 내려주지 않고 바람이 조화롭게 잘 불어주지 않으면 결코 좋은 소출을 올릴 수 없었다. 시운(時運)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요즈음 어느 인기 있는 한국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남대서양의 스페인령 떼네리페 섬(Tenerife Island)의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어, 그간의 Winter Blue도 떨쳐 버릴 겸, 나의 시니어 태권도 대학 (www.MasterLim.com) 동계 수련이 끝나는 2월 말에 약 10 여일 일정으로 그곳을 직접 방문해 보기로 하였다. 겨울철에는 관광 비수기여서 모든 것이 수월하고 또한 내가 항상 갑의 입장에 있어 여행 비용도 훨씬 적게 들지만 좀 위험하다. 되도록이면 북쪽 여행지나, 북쪽을 경유하는 항로를 피하라는 여행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항공료의 매력에만 이끌려, 이제 곧 3월인데 어떠랴 싶어, 그냥 북쪽 항로를 택하기로 했다.
도착 공항 근처의 바닷가 마을, San Miguel에 Kitchenette이 딸린 숙소를 예약하고, 읽을 책과 비상약을 준비하고 나니 대강 준비 끝. 핸드폰 하나로 거의 모든 것이 해결되는 요즘 세상에 무슨 별일 있으랴 싶어 그냥 별 생각없이 떠났는데, 그런데, 그 ‘별일’ 이 정말로 나에게 일어났다. 막상 일이 터지니,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했든 자잔한 모든 일들을 내가 하나 하나 알아서 다 해결해야 하니 막막했고, 그래서 짜증 나고 힘들었다. 오랫만에 제대로 뜨거운 맛을 본 셈이었다 .
오랜 비행시간 끝에 도착한 스페인령 Canary Islands의 Tenerife섬 레이나 소피아 공항(TFS)에 첫발을 디딘 순간에는 마치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천국이 바로 여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황홀한 느낌이었다. 연중 섭씨 22도 정도의 쾌적한 기온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뭉게구름이 둥둥 떠 다니고, 따사한 봄바람이 살랑살랑 내 얼굴을 간지럽히며 지나간다. 이곳 사람들은 도대체 급한 기색이 없다. 버스 정류장에서도 모두들 서두르지 않고 조용히 앉아 따사한 햇볕 아래 세월아, 네월아 하며 시간 속에 침잠한다. 섬 중앙의 눈 덮인 떼이데 (Mt. Tehide, 해발 3,718 m) 산 정상의 장엄한 모습이, 어디서나 눈에 들어온다. 화란에서 왔다는 어느 노인네는 자기가 사는 마을에선 항상 날씨가 흐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며, 만족한 모습으로 눈을 감고 앉아 햇볕 아래서 명상에 잠겨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의 모습이다.
Santa Cruz 도시 구경
Canary Islands의 Capital City인 떼네리섬의 Santa Cruz는 내가 묵기로 한 공항 근처의 San Miguel에서 섬 일주 도로를 따라 동북 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있다. 호텔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약 한 시간 걸린다. 관광안내소에서 일러준 대로, 한국의 재래시장 같은 African Market을 거쳐, 많은 가게들이 몰려 있는 Shopping District로 들어 갔는데 가게마다 겨울 상품 재고 정리를 하는지, 30- 70%의 세일을 하는 중이어서 온 골목이 인파로 넘쳐나고 있었다. 한 살된 손녀 딸을 위해 샌달 하나를 고르고, 나는 샤핑에 몰두하는 처를 졸졸 따라 다니기가 싫증나, 슬그머니 그 가게를 나와, 혼자서 맞은 편의 다른 가게로 들어 가는데 어깨에 멘 내 가방이 약간 뒤로 당겨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나는 이 느낌이 소매치기가 어깨에 걸친 내 가방의 지퍼를 여느라 그런 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은 아주 잘 생기고 잘 차려입은 선남선녀 데이트 커플로 보였는데 남자가 남들의 시선을 가려주는 동안, 여자의 손이 뱀처럼 유연하게 움직인다. 마침 내 처가 건너 가게에서 나오다 이 광경을 목격하고 아주 큰 소리로 ‘여보 조심, 소매치기 붙었어’ 하고 소리치니 그들은 슬며시 사라진다. 어찌나 목소리가 컸던지 주변 사람들이 모두 놀라 우리를 쳐다본다. 만약 여권이나 지갑, 또는 내 핸드폰을 도둑 맞았다면 어찌 됐을까? 기분 좋게 시작한 우리의 여행이 한순간에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악몽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근자에 들어 내 처에게서 그 순간처럼 고마운 감정을 느낀 적도 드물다. 늙어 가면서 점점 둔감해지는 내 모습이 싫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어느 젊은이가 광장에서 자기 애인에게 빈 Coke병을 들게 하고 태권도의 ‘후리기’ 라는 발차기 연습을 하고 있다. 고난도 발차기 기법이다. 낯선 곳에서 오래 전에 헤어진 형제를 만나듯 반갑다. Cinturon Negro(검은띠) ? 하니 그렇단다. 나도 떠나는 척 하다가 번개같이 뒤 돌아서 ‘뒷발차기’ 로 그 Coke 병을 처 내니 사방에서 박수소리가 들린다. 태권도 시작한지 3년만에 처음으로 이룬 쾌거이다. Coreano Numero Uno, Verdad? (한국사람 최고, 그렇지?) 하니 Si (물론) 하며 모두가 웃는다. 태권도는 이제 세계인의 Sports 가 되었나 보다. 어디서고 통하고 알아준다. 소매치기 사건으로 우울했든 내 기분이 풀린다.
인식의 착각
구태여 경험론(Empiricism)과 이성론(Rationalism) 철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잘 생각해보면, 우리 몸의 감각기관(Input Device)이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 들이면, 머릿속에서 작동하는 이성(Reason)이 이들을 받아서 분석하고 종합해 지식으로 만들고, 머릿속의 Database가 이들을 저장해 두었다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결정을 할 때에 꺼내서 사용한다. 그러나 이 감각기관도 사실은 생명세포이다. 따라서 다른 생명세포들처럼, 일을 하면 노폐물이 쌓이게 마련이고 피로 해지며, 그래서 가끔씩 실수를 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가 기분이라도 우울해지면 평소에 밝게 보이던 세상은 온통 잿빛으로 보이기도 한다. 만약 외부정보를 받아 들일 때에 우리의 감각기관이 착각을 하거나 또는 외부정보가 너무나 복잡한 모습으로 다가와서 우리의 이성이 제대로 된 분석과 판단을 하지 못하고 분별력이 좀 떨어지게 되면 문제가 복잡하게 된다.
하긴, 지구가 평평하지 않고 둥글다는 것을 우리 인류가 알아 차린 것도 불과 500- 600 년 전의 일이다.
우리가 머문 San Miguel 마을은 어디를 가나 부티가 나는 Spanish style의 고급 개인 별장이나 호텔 같은 숙박 시설들로 꽉 들어찬 곳인데, 도로 시스템이 자연 발생적이어서 길을 찾아 가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우리는 작은 마을이라고 얕보아, 사전에 지도연구도 게을리 하였고 또 통신비용을 절감하려 핸드폰의 Roaming도 Off로 해 두었기 때문이다. 바닷가 구경을 가려고 길을 나섰는데 이 마을에선 동네 중앙에 원형의 순환 도로가 있어 이 길만 놓치지 않고 한 방향으로만 가면 언제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해서, 가볍게 길을 나섰다.
확 트인 남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미풍을 즐기며 해안의 산책길을 따라 걸으니, 기분 좋다는 말 말고는 무슨 말을 더하랴 싶다. 어디를 가나 은퇴 부부들이 함께 걷는 다정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화산 폭발에 의해 생긴 섬이라서 바닷가에는 제주도 용두암처럼 생긴 바위도 있고, 또 여기 사람들도 용두암을 좋아하는지 그 바위 근처에는 여러 종류의 식당들이 Food Court처럼 한곳에 모여 있어 운치를 더한다.
우리는 전망이 좋은 어느 따빠 (Tapas) 집에 들러, 양파와 식초에 버무린 Pulpo (문어)와 Vino Blanco 한잔씩 걸치니 온 세상이 내 것이고 만사가 즐겁다. 그런데 인생의 행 불행은 예고 없이 교대로 찾아 온다고 그랬던가? 이 즐거움도 잠시, 우리는 곧 큰 시험에 들고 말았다. 숙소에 돌아오려고 그 마을 일주 도로를 찾아 한 방향으로만 계속해서 걸었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가도 우리의 숙소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엉뚱하게도 옆 마을에 당도 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분명히 둘이서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한 방향으로만 고집스럽게 걷고 있었는데... 여러번 지나친 갈림길 중에서 어디에선가 착각을 하여 다른 방향으로 흘렀거나, 또는 길 표지판을 잘못 해석 하였음에 틀림없다.
우리는 살면서 주변에서 어떤 주의나 사상, 믿음 등을 굳게 믿고 누가 뭐 라든 흔들림 없이 오직 자기 길 만을 강하게 고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만약 이들이 애초에 잘 모르거나, 속아서 잘못된 결정을 하였거나 또는 인식의 착각이었음을 뒤늦게 알아차리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고백을 하고 진로 수정을 할까, 아니면 그냥 끝까지 그대로 그 길을 걸어갈까? 자기를 믿고 따르던 사람들에게는 무엇이라 말할까?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문득 속담 하나가 새롭게 다가온다. “시작이 반이다.” 흔히들 쉽게 포기하지 말고 계속 밀고 나가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이 순간 어쩐지 “시작하면 되돌리기 어려우니 시작에 앞서 오류가 없도록 준비를 잘 하라”라는 의미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뜻밖의 깨달음이었다.
일일 관광
섬의 이곳저곳을 보여 주는 하루짜리 Tour Program 회사들은 날씨가 조금만 나빠도 출발하지 않는다. 제주도 한라산처럼 섬 중앙에 버티고 있는 떼이데(Tehide) 산 때문에 대부분의 길은 경사가 아주 급하며 노폭이 좁고 급 커브가 많아, 구름이라도 몰려오면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또 어디선가 누가 사고라도 내면, 차를 돌릴 곳도 만만치 않아 아주 위험천만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Tour Operator는 몇 번이나 Go/NoGo를 망설인 끝에 오후에는 일기가 좋아진다며, 드디어 출발을 결정하였다. 섬의 서북부 지역인 Masca, Garachico, Icod와 Tehide 국립공원을 둘러보는 Program이다. 버스 안에는 60-70대 은퇴 부부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그중에 몇 분은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났는지, 혼자 창가에 앉아 하염없이 바깥만 조용히 내다보고 있다. 우리도 둘 중 하나가 먼저 가면 저런 모습이겠지 생각하니 갑자기 쓸쓸한 마음이 된다.
첫 번째 Stop인 마스카는 떼이데 산이 급격히 바다로 떨어지는 섬의 서북 쪽의 급 경사면에 위치한 마을로 아슬아슬한 산비탈에서 한번 발 잘못 디디면 벼랑 아래 바닷물로 그대로 추락할 것 같다. 관광업 이외에는 양봉, 감자 농사 등이 주 산업이고, 벌 꿀로 독한 술도 만들어 판다. 특히 이곳의 감자는 어린애 주먹보다 적어 자잘한데 쫄깃쫄깃하여 그 맛이 참 좋다. 그래서 어디서고 알아주는 지역 특산품이다. 비탈에 계단식 밭을 만들고 농작물을 재배하는데 그 계단식 밭을 만들기 위해 쌓은 돌벽이 어찌나 각이 지고 정교한지 꼭 두부 모를 잘라 놓은 것처럼 보인다. 옛날 로마인들의 돌 다루는 기술이 어디 가지 않고 바로 이곳에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화산재가 쌓여서 만들어진 이 섬엔 토양이 푸석푸석 해서 비가 와도 빗물이 모두 땅속에 흡수되어, 대부분의 계곡엔 물이 없다. 그러고 보니 집집마다 빗물을 저장하는 커다란 둥근 물탱크가 많이 눈에 띈다.
다음 Stop 은 섬의 북쪽 해안가에 위치한 오래된 항구도시 가라치코(Garachico). 도시 외관이 참 아름답다. 25분간의 자유 시간을 받았는데, 그동안에 한국 TV Show <윤식당> 촬영지를 찾아보기로 하고, 마을 중앙의 광장으로 가서 한국 식당을 찾으니 동네 사람들이 “Pelicula Coreana(한국영화)?” 하더니 금방 친절히 가르쳐준다. 그 식당은 Main Plaza에서 한참 떨어져 Traffic이 별로 없는 한적한 곳에 위치한 유럽의 전형적인 조그마한 식당인데 밖에 내다 놓은 메뉴판을 보니 빠에야(Paella), 해물탕(Sopa Pescado) 같은 전통 스페인 음식을 Serve하는 곳이다. 무조건 문을 밀고 들어가 한국 음식을 먹고 싶다고 했더니 , 피카소의 그림에 나오는 여인을 연상시키는 검은 머리의 젊은 Manager 두 분이 나와 한국 음식은 Serve 하지 않으며, 그 한국 사람들은 이 식당을 두 달간 빌려서 촬영 하고 이미 오래 전에 이 도시를 떠났다 한다. 오후 한 시부터 문을 여니 나중에 시간 되면 다시 오라고 한다. 아마도 그 후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식당 매상을 올려 준 듯하다.
Dining Hall은 미국 기준으로 볼 때 아주 작아서, 조그만 테이블 서너 개를 놓으면 꽉 찰 지경이다. 어떻게 이렇게 조그마한 장소에서 그렇게 흥미진진한 Reality Show를 만들어 낼 수 있었는지, 그들의 재주가 참으로 경이롭다. PD라는 Profession은 금세기의 연금술사임에 틀림없다. 죽은 비즈니스도 벌떡 일으켜 세우는 재주를 부리는 마법사들. 요즘 세상에선, 땅 파고, 공장 짓고 해서는 먹고 살기 힘들다. 서비스 산업이 우리의 미래라는 생각이 든다. 문화 강국 한국의 젊은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무엇을 할수 있을지, 무한한 가능성을 이곳이 보여 준다. 떠나기가 섭섭해 동네 주변의 가게에 들러서 물어보니 윤식당은 이곳 지역 신문에도 크게 소개가 되었고, 많은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계속해서 찾아 온다고 한다. 이곳에선 무슨 장사를 해도 잘 될 것같은 느낌이다. TV Show제작 팀의 수준 높은 실력에 깊은 찬사를 보낸다.
이꼬드(Icod de los vinos)의 천년 묵은 Dragon 나무
가라치코(Garachico) 바로 옆에 위치한 이꼬드 (Icod de los vinos) 마을에는 천년 묵은 Dragon Tree가 유명하다. 나무의 가지를 꺾으면 나오는 수액이 용의 피처럼 빨간색이라 사람들이 Dragon Tree 라고 불렀고 옛날부터 염료를 얻기 위해 이 나무를 남벌한 탓에 지금은 거의 다 없어지고 이 나무 한 그루만이 겨우 살아 남았다 한다. 높이 22m, 직경 10m. 학명은 Dracaena draco. 식물 분류학적으로 Asparagus Family에 속하는데, 단자엽식물이라 대나무처럼 나이테를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수령을 알 길이 없는데 구전과 향토 기록 등으로 추측하건대 800- 1,000년 정도는 되었다고 한다. 이 마을엔 이 나무 빼면 아무 것도 볼 것이 없다.
갑작스러운 항공편 취소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먹고, 마시고, 산책하고, 대화하고, 아주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주 불길한 소식이 전해진다. 유럽 전역에 동쪽으로부터 한파가 몰려와서 폭설이 내리고 온 유럽이 꽁꽁 얼어붙었다 한다. 고속도로가 막히고, 대부분의 공항이 닫혀 교통대란, 항공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나로선 퇴로가 막혔으니 보통 큰 일이 아니다. 항공사 웹사이트를 열어보니 이번 폭설로 인해 공항이 폐쇄돼 항공사의 모든 In/Out Flights이 취소되었다 한다. 실제 상황에서 생환 훈련을 하여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조금 있으니 그 웹사이트마저도 Traffic 폭주로 서버가 Down 되었는지 사라져 버린다. 연락두절, 고립무원.
부랴부랴 공항으로 달려가 보니 각 항공사 창구마다 긴 줄이 늘어서 있고, 모두들 빨리 섬을 빠져 나가려고 야단법석, 안간힘을 쓰고 있다. 꼭 전쟁이 난 것 같다. 나의 항공사 창구는 닺혀 있고 전화를 해도 아무도 받지를 않으니, 별 방법이 없어 숙소로 돌아와 생각한 끝에 항공표를 판 회사에 전화해 보기로 하였다. 한 30-40분 넘게 기다려 결국 Real Person을 만나 상황을 말하고, 또 한참을 기다렸드니, 3일 후에 이곳 공항에서 약 60 Km 떨어진 떼네리 북공항 (TFN)에서 모로코의 까사블랑카(Casablanca)로 가서, 다음날 오후에 미국 들어가는 항공편이 있다 한다. 우리는 감지덕지 그 표를 구입하고 Email 확인을 받고 나니, 살았다 싶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전화를 끊치 않고 끝까지 도와준 그 Sales Rep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결과적으로는 우리는 일정을 3일간 더 연장한 셈이었지만, 그 기간은 아주 긴 지루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의 마음이 그 짧은 시간에 극에서 극으로 돌변할수 있나? 넘어진 김에 그 자리에서 느긋이 쉬었다 가라는 말도 있지만, 막상 당해보니 말이 그렇지, 여간 강심장이 아니면, 보통 사람은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사람의 마음이 황망(荒亡)한데, 어떻게 푹 쉴 여유가 생길수 있나?
집에 와서 누우니, 내 집이 바로 5 Stars Hotel이다. 평상시에 내가 집에서 먹는 소박한 식사가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나에게 익숙한 일상의 나의 Life Style이 세상에서 제일 편하다. 여행은 행복이다. 불편함이 따르기도 하지만 ‘Serendipity’ 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
이병굉, Woodbridge, VA>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