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고조되는 등의 여파로 큰 폭 하락했다.
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8.92포인트(1.90%) 하락한 23,644.1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99포인트(2.23%) 내린 2,581.8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3.33포인트(2.74%) 내린 6,870.12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730포인트가량 급락하기도 하는 등 극심한 불안 장세를 표출했다.
중국 정부는 주말 돼지고기 등 128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키로 한 데 대한 보복 차원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이 발표한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이 많지는 않지만, 이번 조치가 향후 무역 갈등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했다고 분석했다.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보잉과 캐터필러 등 주요 제조업체의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또 아마존을 필두로 한 주요 기술주의 주가가 재차 급락한 점도 증시 전체의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아마존이 우체국(USPS)을 통해 물건을 배달할 때마다 1.5달러의 적자가 발생하고 총 손해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비용과 세금을 제대로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바보들이나 우체국이 아마존을 통해 돈을 번다고 이야기한다"며 아마존을 공격했다.
아마존 주가는 이날 5.21% 급락했다.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주가도 미국 교통안전국이 지난달 발생한 모델 X의 사망사고가 자율주행 시스템과 관련이 있으며 이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는 공식적인 견책을 내놓은 여파로 5.13% 하락했다.
이밖에 페이스북 주가도 2.8%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2.48% 하락했고, 임의 소비재 분야도 2.83% 내렸다. 유틸리티 분야 낙폭이 0.75%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페이스북을 포함해 S&P500에 속한 기술주 중 20%의 주가가 하락장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또 애플 등 기술주 중 70%는 조정 영역에 접어들었다.
통상 하락 영역은 주가가 최근 52주래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을 때를 말하며, 조정 영역은 10% 빠졌을 때를 의미한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60.8에서 59.3으로 내렸다. 지수는 확장 국면을 유지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 집계치는 59.8에는 미달했다.
지난 2월의 PMI는 60.8로 200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3월 가격지수는 전월 74.2에서 78.1로 올랐고, 고용지수는 전월 59.7에서 57.3으로 하락했다. 신규 수주는 64.2에서 61.9로 낮아졌다. 생산지수는 62.0에서 61.0으로 밀렸고, 재고지수도 56.7에서 55.5로 내렸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2월 건설지출은 지난 1월보다 0.1% 증가한 연율 1조2천730 만 달러(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
WSJ 예측치인 전달 대비 0.5% 증가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부진한 건설지출 증가는 올해 초반 건설 경기가 약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지난 1월 건설지출도 전월과 유사한 수준에 그친 바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꾸준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버포드 트러스트의 행크 스미스 수석 투자책임자는 "이날 주가 하락은 중국의 관세 발표 영향"이라며 "발표된 관세 부과 품목이 적지만, 대상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복관세의 부과가 이번으로 끝날지 알지 못한다"며 "하지만, 무역전쟁 이슈가 변죽을 울리는 것만이 아닌 수준으로 심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술주 부진과 관련해서도 "해당 분야 주가가 지난해 엄청나게 상승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워싱턴의 유령이 나타날 때마다 해당 산업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는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3.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8.28% 급등한 23.62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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