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로윈 파티 후 만취 여대생 강간혐의 성폭행? 동의한 성관계? 엇갈린 주장속
▶ 정확한 증거제시 요구… 유죄입증 힘들어
예일대 캠퍼스 강간 재판이 열린 코네티컷 주 뉴헤이븐 지방 법원 앞에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예일대 학생 사이풀라 칸이 카메라를 피해 얼굴을 가리고 있다. [뉴욕타임스-제시카 힐]
만취한 동료 여학생을 성폭행 한 혐의로 기소된 예일대 남학생이 지난 7일 배심원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5년 발생한 이 사건은 만연한 캠퍼스 성폭력 사건의 전형적 케이스의 하나로 ‘성폭행의 기준’에 대한 상반된 의견이 충돌하면서 상당한 관심을 모았으나 ‘무죄’에 합의한 배심원 심의는 불과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사이풀라 칸. 그는 사건 발생 후 대학에 서 정학당한 상태다.
피해자는 그날 밤 친구들과 캠퍼스 밖의 파티에 참석해 몇 잔의 술을 마신 후 학교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갔는데 너무 취해서 친구들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친구 대신 아는 얼굴이었던 칸을 만났고 칸은 그녀가 술에 취해 토할 때 곁에 있었으며 그녀를 기숙사에 데려다 주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 밤중에 눈을 떠 보니 칸이 자신의 위에 엎드려 있어 밀쳐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밤에 분명히 옷을 다 입고 누웠는데 아침에 일어났을 땐 누드 상태였으며 자신의 다리에 상처가 나 있었고 쓰고 난 콘돔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11월2일 그녀는 예일대 성추행 및 성폭행 리소스 센터를 찾아갔고 센터의 행정관은 경찰에 신고했다. 11월9일 예일대는 칸에게 정학처분을 내렸고 11월12일 경찰은 칸을 체포했다.
칸의 증언은 여대생의 말과 상당히 다르다. 그녀가 자신을 방안으로 들어오게 했으며 스스로 옷을 벗었다는 것. 다음날 아침 그녀가 화를 내는 게 오히려 자신에겐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칸의 변호팀은 피해 여학생 증언의 신빙성을 약화시키는데 주력했다. 그녀에게 술을 얼마나 마셨는가를 반복해 묻고 어떻게 기숙사로 돌아왔는지에 대한 구체적 사항은 기억 못하면서 성폭행은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다그쳤다. 그녀가 칸에게 보낸 문자통화들을 언급하며 사건 전 며칠 동안 그를 유혹한 것 아니냐고도 추궁했다. 변호팀은 또 그녀의 ‘검은 고양이’ 할로윈 의상을 보여주며 왜 “신데렐라의 긴 드레스” 같은 얌전한 의상을 택하지 않았느냐고도 물었다.
전국 성폭력 리소스 센터 대변인 로라 팔럼보는 이 같은 변호팀의 질문이 “모든 피해자들의 최악의 공포”라고 지적했다.
캠퍼스 성폭행에 관한 한 재판이 열렸다는 사실 자체가 주목할 만한 것이다. 캠퍼스 강간 사건 재판에 대한 통계는 확실치 않지만 그 숫자가 극히 낮다는 사실엔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연방 법무부는 강간당한 여대생이 경찰에 신고하는 비율이 4~20%에 불과하다고 추산한다.
그러나 미투운동의 확산과 함께 대학당국과 사법당국이 캠퍼스 성폭력을 최선으로 대응하고 있는지가 다시 도마에 올랐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전 오바마 행정부와 현 트럼프 행정부 간의 캠퍼스 성폭력 정책의 차이 또한 논쟁의 소지가 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캠퍼스 성폭력 사건에서 대학 측이 혐의 입증을 위해 제시해야 하는 증거 수준을 대폭 낮추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잔년 9월 용의자가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시 원래대로 복구시켜 보다 정확한 증거 제시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번 변호팀은 “성급한 대응으로 칸을 희생양으로 만든” 대학 당국에 칸의 복학 처분을 촉구하면서 “섹스는, 특히 칼리지 캠퍼스에선 흔히 일어난다”고 말했다.
2주에 걸친 재판 후 배심원단은 심의를 시작한지 3시간 만에 판결을 내렸는데 한 배심원은 미투운동은 이번 결정 근거의 한 부분이 아니었으며 ‘증거’만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모든 혐의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충분했다. 그래서 우린 그 같은 평결에 도달한 것이다”
변호팀이 지적한 너무 섹시한 할로윈 의상이라든가, 사건 발생 후 피해자가 칸에게 보낸 문자가 유혹적이었다는 변호팀의 주장보다 배심원들이 포커스를 둔 것은 두 사람이 그날 밤 기숙사로 들어오는 모습이 찍힌 시큐리티 카메라의 동영상 등 ‘증거’였다는 것. 피해자는 너무 술에 취해 바로 설 수가 없어 다리가 끌리면서 왔다고 말했으나 동영상을 여러 번 되풀이해서 본 배심원들은 “다리가 끌리는 것도, 그녀의 주장대로 눈이 감긴 것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칸의 유죄가 확실한지 엄격한 기준이 필요했다”고 말한 한 60대 배심원은 “이 두 아이들은 너무나 힘든 상황을 많이 겪었다.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었다. 우린 그 아이들 둘 다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라고 말했다.
재판은 끝났으나 논쟁은 더욱 불붙고 있다. ‘성폭행’과 ‘합의에 의한 성관계’의 기준에 대한 캠퍼스 내 정서와 법적 기준의 간격이 너무 멀기 때문이다. 칸의 변호사도 무죄 판결이 나온 후 “그날 밤 그 기숙사 방에서 일어난 일은 우리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범죄는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무죄판결 보도가 나간 후 뉴욕타임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3만 여건이 넘는 반응이 붙었다. 대다수가 ‘분노(angry)’ 이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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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미국대학 파티를 규제해야 이문제가 해결됩니다
성폭력 증거로만 따질게아니지 잘못된거야
~~계속~ 판사의 논고였다. "법은 본인이 지키려고 노력하는 '정조' 만을 보호한다. 술에취해, 여관행, 정상적인 경우가 아니라는 뜻이다. 고로 무죄 이다.'옛날생각이나서' h.
기사를보면서 옛날 1965년경 한국법원의 판결문이 언뜻 머리에 떠올랐다. 사건의 내용은 거의같고 다른것은 기숙사와 여관의 차이엿을뿐이고 배심원 재판이 아니고, 위에 계속~~
동영상을 보면 유혹이 맞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