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바른미래 수도권 후보 단일화’ 솔솔…‘민주-민평 연대론’도 거론
▶ 여야 모두 “연대 없다”… ‘1대1 구도 아니면 야권 필패’가 단일화 유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00일 앞둔 한국시간 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원들이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
6·13 지방선거가 5일 기준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첫 중간 평가라는 점에서 중요한 분수령이다. 지방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는 대결 구도를 결정하는 ‘선거 연대’라고 할 수 있다. 선거 연대 방안으로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국회 의석 116석)과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30석)의 야권 연대가 우선 거론된다. 야권 연대가 이뤄질 경우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121석)이 이에 맞서 민주평화당(14석)·정의당(6석) 등과 개혁 연대를 추진할 개연성도 있다. 여야 어느 쪽이든 선거 연대가 성사되면 선거판을 흔드는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
여야 각 당 지도부는 한결같이 “다른 당과의 연대는 절대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안철수 전 대표도 ‘야권 연대’에 선을 긋고 있다.
따라서 100일 남은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요즘 여의도 정가 주변에선 여야 대결을 1 대 1 구도로 새로 짜야 한다는 야권 연대론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는 여당과 분열된 야당의 대결 구도를 깨지 않으면 야당 참패는 필연”이란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보수층 사이에서 ‘야권 연대를 해야 고속 질주를 하는 문재인정부를 심판하고 견제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어서 야권 연대는 선거 기간 내내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선거연대 가능성은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등판론이 거론되면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서울(안철수·바른미래당)·경기(남경필 경기지사·한국당)·인천(유정복 인천시장·한국당) 등 수도권 3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를 통해 부분 공조를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당이 마땅한 서울시장 후보를 찾지 못할 경우 사실상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시켜주는 대신 한국당의 현역 단체장이 있는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선거에선 바른미래당의 ‘양보’를 받아내는 방식의 공조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당이 전면적 선거 연대를 할 경우에는 정당의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에 부분 공조를 추진하되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공조 실험을 하자는 것이다.
일단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 공조에서 시동이 걸리면 수도권의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와 함께 부산·경남과 충청권의 일부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공조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야권 연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지난 연초에 안철수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지사의 만남은 양당 간의 연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풍경이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오만한 정권을 심판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 유승민·박주선 공동대표가 지난달 23일 취임 인사차 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면담한 것도 양당 공조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12월 유승민 대표가 옛 바른정당 대표로 선출된 뒤 한국당을 인사차 방문하려 했을 때는 홍 대표가 “바른정당은 배신자 집단”이라고 거절했으나 이번엔 면담이 성사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수도권에서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면 자연스레 대응책 마련 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 또는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의 선거 연대론도 부상할 수 있다.
최근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국회 공동 교섭단체 구성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서 공동 교섭단체가 구성될 경우 민주당과의 선거연대가 더 쉽게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여야가 1대 1 대결 구도를 짜지 않으면 야당이 필패한다”면서 “문재인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야당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야권연대 필요성이 거론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두 야당이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빅딜 형식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자는 얘기가 나오지만 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은데다 장애물이 적지 않아 야권 연대 현실화가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대선의 잠재적 경쟁자인 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유승민 공동대표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 국정농단·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두 당 사이에 높은 벽이 형성됐다는 점 등이 야권 연대를 어렵게 하는 장애물들이다.
반면 야당의 지도자들은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면 정치 생명의 위기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야권 연대를 반대할 수도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앞으로 여권 지지율 변화나 남북관계 급변 등이 야권 연대 추진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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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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