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니스 모델 끊임없이 생각하고, 모든 직원 창조적 파괴 가담
▶ 매출 52억달러, 5년전보다 24% 증가, 개발자들 온라인 플랫폼으로 유인
세금 소프트웨어 제작사 ‘인튜이트’가 정상을 유지하는 비법은 비즈니스 모델을 끊임없이 다시 생각하고, 모든 직원을 창조적 파괴에 가담시키는 것이다. 인튜이트 브래드 스미스 CEO의 사무실 바깥 벽면에는 이사회 멤버들이 작성한 그에 대한 편집되지 않은 성과 평가 원본이 붙어있다. 성격 분석과 임원진의 피드백 모음, 스케줄 표도 함께 붙어있다. 대부분은 칭찬이지만 아닌 것도 있다. 그의 팀은 “보통 페이스도 괜찮은데, 그의 에너지는 과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와 함께 “그는 때때로 너무 좋은 말로만 피드백을 준다. ’당신 실수했어‘처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줬으면 좋겠다” 같은 의견도 제시되어 있다.
이사회는 “그가 모든 걸 정확히 해치우려 하기보단 좀 더 격의 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스미스 본인도 인정한다. 너무 꼼꼼한 성격이기 때문에 하루 일과가 끝날 때 이메일 받은 편지함을 모두 비운다고 한다. 그는 “옷장의 옷걸이들 손가락 두 개 간격으로 걸려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사회는 또 그에게 “공개적으로 건설적인 피드백을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스미스에겐 또 다른 도전과제인 셈이다. 그러나 그는 이에 대해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피드백은 모두 공개 전시되어 있다. 스미스의 사무실 문 옆에서 이 피드백을 5분만 읽어보면, 매일 그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보다 그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물론 인튜이트 직원 8,200명 대부분은 그의 사무실 앞을 지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스미스는 매년 모든 직원에게 이 피드백 전부를 이메일로 보내고 있다.
투명한 건 좋은 것이지만, 어쩌면 우스운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튜이트에선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은 (풀 가치가 있는) 한 수수께끼, 바로 ‘왜 인튜이트가 아직도 존재하는가’의 실마리이다.
인튜이트는 포춘이 새롭게 선정한 ‘미래 유망 기업 50’(Future 50) 리스트 8위에 올랐다.
이 랭킹 리스트는 향후 몇 년간 승승장구하며 빠른 매출 신장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준비가 잘 된 50개 기업의 순위를 매긴 것이다. 창립 34주년을 맞은 인튜이트는 업계에서 거의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게다가 주력 사업인 개인 컴퓨팅용 소프트웨어 분야는 매우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1983년부터 경합을 벌였던 경쟁사들은 이미 오래 전에 도태됐다.
그러나 인튜이트는 단지 생존하는데 그치지 않고 번창하고 있다. 매출은 52억달러로, 5년 전보다 24%나 증가했다. 이익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컨설팅기업 이브이에이 디멘션 EVA Dimensions에 따르면, 인튜이트의 자본수익률은 60%까지 치솟은 반면, 자본비용은 6.9%에 불과하다. 상장기업을 통틀어 재무성과 상위 1%에 해당한다.
인튜이트의 최초 제품인 개인재무 소프트웨어 퀵큰 Quicken은 도스 운영체계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로 대체되면서 재창조를 해야 했다. 1990년대 출시된 신제품인 소기업 회계용 퀵북스 QuickBooks와 개인 세무용 터보택스 TurboTax 소프트웨어는 기존 제품들을 경쟁에서 몰아냈고, 웹 초창기에는 온라인용으로 재개발해 업계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해당 제품들을 다시 한번 업데이트를 진행해야 했다. 돌이켜보면 당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들 각각의 변화는 당시에는 놀라운 것들이었다. 세무 업무를 휴대폰으로 본다? 인튜이트는 이를 구현해냈고, 잠재적인 대기업 병폐의 위험을 없애나갔다.
인튜이트는 분명 과거 그 어떤 기업보다 급진적으로 자기혁신을 꾀했다. 이 혁신은 5년 전 최고 임원들이 ‘회사가 제품 및 서비스 제공업체 그 이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그 후 이기업은 오픈 플랫폼이 돼야 했다. 10년간 CEO를 맡고 있는 스미스는 “소기업들은 보통 16~20개의 앱을 사용하는데, 그 중 우리가 3개를 만들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플랫폼을 개방해야 했다. 이 조치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문제 해결의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인튜이트는 도박을 했다. 잠재적 경쟁자인 외부 개발자들을 온라인 플랫폼으로 끌어들였다. 그들에게 자사 제품을 구동할 수 있는 앱을 제공하면, 오히려 회사가 강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예컨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아멕스 법인 신용카드 소지자를 위한 무료 앱을 제공하고, 거래내역을 사용자의 퀵북스 온라인 Quickbooks Online 계정에 매일 자동으로 전송하게 했다. 그건 아멕스에게 판촉 포인트로 작용했다. 인튜이트 입장에서도 고객에 더 편리한 삶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플랫폼에 더욱 강하게 묶어둘 수 있었다.
현재 가동 중인 이 오픈 플랫폼은 1,400여개 앱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인튜이트에 예상치 못한 기회들을 제공하기도 했다. 일례로, 소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요인은 회계사와의 협력 여부인데, 인튜이트는 자사 세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회계사 60만명과 협업을 하고 있다. 2016년에는 퀵북스 온라인 사용자와 회계사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주선 기능을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 기능 덕분에 약 60만 곳의 소기업들이 회계사들의 신규 고객이 됐다. 스미스는 “기업과 회계사 모두에게 상당한 윈윈 효과를 내고 있다”며 “우리에겐 퀵북스 고객유지 비율을 16% 포인트 증가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선주선 고객의 퀵북스 온라인 이용 연장률이 약 75%였기 때문이다.
인튜이트가 결코 잊지 않았던 성공비결은 ‘말도 안 되는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대부분 기업들은 반대로 일을 했고, 쿡과 동료들도 처음엔 마찬가지였다. 맞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치부했다. 그러나 수수께끼를 풀듯 탐구를 반복하면서-인튜이트 경영진은 이를 ‘깜짝 발견의 즐거움’이라 부른다-경쟁기업들이 따라하기 전에 스스로를 혁신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의 ‘가정방문’은 뿌리가 깊다. 초창기 고객들은 인튜이트가 사용자를 불러모아 자사 소프트웨어를 시험했을 때, 나타나지 않던 문제들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쿡은 뭔가 놓치고 있다는 걸 인지했지만 그걸 찾아낼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 그는 미국 주택보유자들이 해외 자동차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월스트릿 저널 기사를 보게 됐다.
오늘날 인튜이트는 연간 1만여 시간의 방문 관찰을 수행하고 있다. 스미스 자신도 1년에 60~100시간 참여하고 있다. 그는 “‘가정방문’을 통해 데이터 열에선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며 “고객의 눈을 바라보면서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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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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