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회 평창겨울음악제, 다양한 레퍼토리로 개막
▶ 명창 안숙선-첼리스트 정명화, ‘평창 흥보가’ 콜라보 세계 초연
현대음악 전문연주단체 ‘TIMF 앙상블’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열기와 설렘을 더 특별하게 나누고자 ‘2018 평창겨울음악제’는 D-11일인 지난 30일 서울 예술의 전당 개막공연으로 대장정을 시작했다. 문체부와 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사장 김성환)이 주관한 제3회 평창겨울음악제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물러나는 정명화·정경화 예술감독이 심혈을 기울인 공연이다.
개막 공연은 체임버 뮤직 레퍼토리에 퍼포먼스와 발레, 국악 등을 접목한 프로그램과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주역 성악가들이 선보이는 오페라 갈라로 나뉘어졌다. 티켓가격이 1~3만원(10~30달러)으로 대중적이어서 일찌감치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국제적 수준의 독특한 레퍼토리로 눈과 귀가 호강하는 그야말로 ‘문화올림픽’의 신호탄이었다. 30일 ‘실내악과 춤’ 공연에 이어 31일 오페라 갈라가 펼쳐진 평창겨울음악제는 다음달 2일과 3일 강릉아트센터로 공연장을 옮겨 한 차례 더 펼쳐진다.
■2018 평창겨울음악제
이번 음악제에서 첼리스트 정명화씨는 명창 안숙선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하는 헌정곡을 세계 초연했다. 또, 러시아 지휘 거장 파벨 스멜코브가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마린스키 극장 성악가들과 협연했고 중견의 음악가들로 구성된 현악 4중주단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의 연주자 3명이 브람스 연주를 선사했다.
하이든의 피아노 3중주 F장조, Hob. XV/2 ‘아이리스’가 김유미 안무로 브랜든 힐튼과 듀엣 발레를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바이얼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무대에 이어진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 D장조, op. 70, 1번 ‘유령’ 연주에는 첼리스트 얀 보글러가 합세해 클라라 주미 강, 김태형씨와의 앙상블을, 이어 첼리스트 고봉인과 하프 연주자 라비니아 마이어가 윤이상 곡 ‘첼로와 하프를 위한 이중주’를 선사했고, 1983년생 라비니아 마이어가 ‘아리랑 변주곡’을 연주하면서 객석은 박수가 터졌다. 이어 마스네의 ‘타이스’ 중 명상곡 ‘발레: 끊임없는 사랑’을 김유미씨 안무로 공연했을 때 첼리스트 정명화씨가 연주자로 나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1부 마지막 곡은 라벨의 볼레로 ‘춤곡’을 4명의 첼리스트가 연주하는 동안 벨렌 카바네스의 댄스 무대가 펼쳐졌다. 제임스 배럴릿의 편곡이 객석을 흥겹게 만든 연주였다. 성악가 가레스 루브가 세계 초연한 ‘우분투-자유를 향한 기나긴 걸음’은 음악제의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끌어갔다. 그리고 평창겨울음악제 개막공연의 대미는 ‘미켈란젤로 스트링 콰르텟’의 바이얼리니스트 미하엘라 마틴, 비올리스트 노부코 이마이, 첼리스트 프란츠 헬머슨과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선사한 ‘브람스 피아노 4중주 G단조, op.25 1번’이었다.
평창겨울음악제의 피날레는 다음달 16일 강릉 아트센터에서 바이얼리니스트 정경화씨와 피아니스트 손열음씨가 성시연씨가 지휘하는 현대음악 전문연주단 TIMF 앙상블과 꾸미는 무대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한국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음악 애호가들이 있다면 반드시 가봐야할 공연이다.
■첼로와 판소리의 만남 ‘평창 흥보가’
하이라이트 공연인 명창 안숙선씨와 첼리스트 정명화씨가 세계 초연한 임준희 작곡의 작품은 ‘평창 흥보가’다. 지난해 G-365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음악회에서 첼리스트 정명화, 피아니스트 한상일, 명창 안숙선이 초연했던 임준희 작곡의 ‘세 개의 사랑가’에 이어 ‘평창 흥보가’는 우리 국악의 세계화 수준을 실감하게 했다.
‘흥보가 중 흥보 박 타는 대목’에 등장하는 아이고 좋아 죽겄네가 절로 나오는 연주였다. 첼로의 거장이고 판소리 명창이기에 가능한 비범함이 어우러진 무대였다. 첼리스트 정명화와 소리꾼 안숙선의 콜라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제2회 평창 계촌마을 클래식 거리축제 개막식에서 임준희 작곡의 ‘세 개의 사랑가’를 초연했다. 판소리, 첼로, 피아노, 소리 북을 이용한 작품이었는데 유투브 영상으로 올라온 공연 일부를 보면서 언젠가 공연장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리라 벼르던 참이었다. 당시 판소리와 콜라보를 준비하던 정명화씨는 “첼로와 판소리는 마음을 표현하는 ‘깊이 있음’이 서로 닮았다”고 했다. 삶의 희로애락을 속 깊이 우러나오는 진솔한 소리로 나타냈을 때 자신과 세상을 울리는 감동이 된다는 안숙선씨의 소리 철학과 맞닿아 만들어낸 ‘평창 흥보가’는 모두의 맥박을 뛰게 하는 콜라보였다.
■평창대관령음악제
평창겨울음악제는 지난 2004년 여름 강효 예술감독 시작된 대관령국제음악제의 겨울 버전이다. 강원도 대관령에서 열리는 평창대관령음악제는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연주자들을 초청해 세계 초연의 작품을 선보이며 실내악, 춤, 성악과 합창, 오케스트라를 망라하는 갈라 페스티벌로 펼쳐지고 있다.
2010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이 개관하면서 정명화·정경화씨가 제2대 공동 예술감독에 취임했고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올해 15회째, 평창겨울음악제는 3회째를 맞이했다.
서울 예술의 전당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다음달 16일까지 이어지는 ‘2018 평창겨울음악제’는 오는 2월부터 강원도로 공연장을 옮긴다. 평창겨울음악제의 주 개최지인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이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로 사용되는 바람에 강릉 아트센터가 주 공연장이 되었다.
음악제 프로그램은 ▲2월1일 춘천 문화예술회관에서 ‘춘천시향과 라비니아 마이어(하프) 협연’ ▲2월2일 원주 백운아트홀에서 ‘원주시향과 마린스키 오페라단 협연’ ▲2월2~3일 강릉 아트센터에서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실내악과 춤’ ‘오페라 갈라’ ▲2월10일 평창 페스티벌파크 퓨전 재즈 공연 ▲2월16일 강릉 아트센터에서 바이얼리니스트 정경화, 피아니스트 손열음, 지휘자 성시연, TIMF 협연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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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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