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찬스를 20~25%로 본다.” “아니 40%에 이른다는 생각이다.” “그 보다도 50대 50으로 봐야 할 것이다.” 무슨 찬스를 말하는 것인가. 미국과 북한의 전쟁가능성 말이다.
거리에서 즉석 인터뷰를 통해 청취한 의견이 아니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브레넌, 존스홉킨스 대학의 한국문제 전문가 조엘 위트, 그리고 미국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연구 기관인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회장 리처드 하스가 각각 내놓은 진단이다.
그 확률은 더 높아졌나, 아니면…. ‘강력한 대북압박의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현란한 외교 이벤트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한국, 중국 3국 순방정상외교에 대한 총평이다. 이와 관련해 던져보는 질문이다.
놀랍다. 기대 밖이다. 트럼프의 행보, 특히 한국방문에서 보여준 그의 언행에 대한 반응이다. 험한 말을 쏟아낸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여과 없이 생각을 털어 놓는다. 그 트럼프는 볼 수가 없었다. 특히 한국국회에서의 연설이 그랬다.
힘을 통한 평화를 천명했다. 그러면서 힘의 과시는 전쟁을 위해서가 아니라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목이 그렇다. 호전적이고, 충동적인 트럼프의 모습은 간 데 없다. 유연한 세계적 정치지도자 같은 풍모를 내보인 것이다.
트럼프를 둘러싼 우려, 다시 말해 미국을 또 다시 전쟁으로 몰고 갈지 모른다는 우려는 그러면 한낱 기우에 불과했던 것인가. “그 발언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외교적 제스처일 뿐, 오히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경고다.” 뉴요커지의 지적이다.
싱크 탱크 지오폴리티컬 퓨처도 비슷한 진단을 하고 있다. 트럼프 연설은 현 한반도 상황의 위중함을 한국에 알리고 북한의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 보유사태를 막을 것이라는 미국의 강력한 공약의지를 전달하는 것이 그 첫 번째 목표인 것으로 파악했다.
두 번째는 한반도에서 만일의 전쟁에 대비한 명분축적용으로 미국 국민을 청중으로 한 연설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인권부재의 북한현실에 대한 고발이 그것으로 그 북한 체제가 핵무장을 갖추는 사태를 막는 ‘만일의 군사조치’- 그 정당성을 알리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거다.
세 번째는 김정은과 그 북한을 돕는 세력들에 대해 던지는 메시지로 해석했다. 그러니까 전쟁으로 가기 전에 핵 폐기를 하라는 강력한 경고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 언어가 장중하다. 그리고 감성을 자극한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이야기할 때가 특히 그렇다. 이 국회연설은 그러나 지난 9월 트럼프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트위터를 통한 비난 발언과 근본에 있어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미사일에, 핵 위협을 그치지 않는다. 그 북한에게 대화를 구걸하다시피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지나친 유화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니까 한국정부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담겨있다는 것이다.
30분이 넘는 연설 중 절반은 한국이 얼마나 위대한 나라인가 하는 칭송으로 일관했다. 그 칭송이 그렇다. 그 속에는 또 다른 숨겨진 메시지가 있는 것이 아닐까. 위대한 코리아의 역사는 미국과 함께 해 이룩했다는 것으로 앞으로도 계속해 미국과 함께 위대한 역사를 써나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인지를 묻고 있는 것으로 들리는 것이다.
다름에서가 아니다. 자꾸만 엇나간다.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 그러던 것이 이제는 아주 노골적으로 방향을 튼 것 같이 보여서다. 자칫 한미동맹을 와해시킬 수도 있는 상황으로 문재인 정부는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드배치 불(不)검토, 미 미사일방어(MD)불참, 한미일 동맹 불추진 등 이른바 3불(不)을 공개적으로, 그것도 동맹으로서 미국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타이밍에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한마디로 경악스럽다는 것이 워싱턴 안팎의 반응이다.
한국의 안보를 좌지우지할 결정을 중국에 양도한 꼴로 2002년 효순, 미선 양 윤화사건으로 한미동맹이 와해위기에 몰렸던 것 보다 더 폭발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니까 중국만 좋은 일을 시킨 것이 문재인 정부의 3불(不)천명으로 이로 인해 한미동맹의 와해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남북관계만 잘 풀리면 한미동맹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청와대에서 나오는 소리다. 그 가운데 대통령은 ‘균형 외교론’을 주창하고 나선다. 한국의 유일한 동맹인 미국과 북한 핵무장을 도와온 중국을 동일선상에 놓고 균형외교를 펼치겠다는 거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체제 비판을 놓고 여권에서는 불만이 불거지고 있다. 공연히 북한을 자극했다는 식으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 우리의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문재인과 트럼프 한미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문 1항이다. 중국이 어떻게 볼지 모른다는 이유로 그 문항을 뒤늦게 빼야한다는 청와대의 주장도 그렇다.
‘북한과의 전쟁 확률은 더 높아졌나, 아니면…. 앞서의 질문으로 되돌아간다. “한미관계가 틀어지면 미국의 군사옵션 실행가능성은 커진다. 동맹국 국가 대통령으로서 한국국민의 안위에 대한 책무를 느낄 필요가 그 만큼 낮아지기 때문에.” 북한 전문가 고든 챙의 말이다.
여기에 더 하나. 다른 차원의 질문이 던져지고 있다. “세계의 민주국가들은 같은 민주국가들과의 군사동맹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저마다 미국과의 동맹을 원하고 있다. 한국은 같은 자유민주의체제인 일본을 경멸하고 있다. 미국과의 동맹에서도 벗어나고자 한다. 주변에 우방이 없는 것이다. 한국은 홀로 가겠다는 것인가.” 아시아타임스가 던진 질문이다.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다. 1인 독재체재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전근대적인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외치고 있다. 추구하는 가치관이 전혀 다르다. 그 패권세력 중국과 ‘평화의 축’을 구축하겠다는 문재인 정부다. 그 외교 비전, 역량 모두가 심히 걱정된다. 정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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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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