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 6위로 추락
▶ 10일 에콰도르 원정 못 이기면 탈락
리오넬 메시가 5일 페루전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괴로운 탄식을 터뜨리고 있다.
세계 축구의 최고의 스타 리오넬 메시가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 못 나갈 확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탈락하는 상상도 못했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기 일보직전에 놓여 있다.
매시와 아르헨티나는 5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라 봄보네라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러시아 월드컵 남미예선 17라운드 홈경기에서 페루와 0-0 무승부에 그쳤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최종예선 마지막 4경기에서 무승(1무3패) 행진을 이어갔고 딱 한 경기만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승점 25(6승7무4패)로 남미순위 6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 전까지 5위였지만 이날 에콰도르를 2-1로 꺾은 칠레(승점 26)에 추월당해 6위로 밀려났다. 이날 아르헨티나와 비긴 패루는 승점 25, 골득실 +1으로 아르헨티나와 같지만 득점에서 10골 차로 앞서 5위에 자리했다. 남미예선에서는 4위까지가 본선에 직행하고 5위는 오세아니아 대표인 뉴질랜드와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된다. 남미 5위 팀이 뉴질랜드보다는 전력에서 앞서기에 5위만 해도 월드컵 진출 희망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6위는 그대로 탈락이다. 지금 예선이 끝난다면 메시와 아르헨티나는 러시아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남미예선 순위를 살펴보면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1위 브라질만 본선행이 확정됐을 뿐 2위 우루과이조차도 아직 본선 행을 확정짓지 못한 대혼전이 펼쳐지고 있다. 2위 우루과이(승점 28)와 6위 아르헨티나(승점 25)가 단 승점 3점차로 떨어져 있고 3위 칠레(승점 26)와 7위 파라과이(승점 24)의 승점차도 2점에 불과하다. 최종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이들 중 누가 올라가고 누가 떨어질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오직 8위 에콰도르, 9위 볼리비아, 10위 베네수엘라만 탈락이 확정됐다.
결국 오는 10일 펼쳐지는 남미예선 최종전에 지구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예선 마지막 날 메시와 아르헨티나는 백두산 정상보다 높은 해발 2,8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원정경기를 치러야 한다. 고지대에서 약한 면을 보이는 것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는 마지막 3번의 월드컵 예선 에콰도르 원정에서 1무2패로 승리가 없다. 마지막으로 에콰도르 원정에서 이긴 것은 2001년으로 무려 16년 전이었다. 물론 그동안은 에콰도르 원정에서 못 이겼어도 월드컵 본선진출엔 문제가 없었지만 이번엔 다르다. 7위 파라과이가 최약체 베네수엘라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승점 27이 돼 아르헨티나는 에콰도르에 비길 경우 파라과이에 추월당하게 되어 있다. 에콰도르를 꺾지 못하면 탈락이 거의 확실해 지는 것이다. 만약 아르헨티나가 최종전에서 에콰도르를 꺾는다면 승점 28이 되면서 최소한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권은 확보하게 된다. 4위 콜롬비아와 5위 페루가 페루에서 맞대결을 하기 때문에 둘 중 한 팀은 무조건 추월하기 때문이다. 또 만약 칠레가 브라질 원정에서 이기지 못하면 본선에 직행하는 4위까지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 즉 아직도 아르헨티나는 자력으로 본선티켓을 따낼 여지는 남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이겨야 한다. 비겨선 탈락을 면할 시나리오가 거의 없다. 아르헨티나는 지금 그야말로 천길 벼랑 끝에 서서 에콰도르 원정에 나서는 것이다.
지금 아르헨티나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악이다. 마지막 4번의 남미예선에서 아르헨티나는 최약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한 골을 얻은 것이 전부다. 또 다른 고산지대인 볼리비아 원정에서 0-2로 패했고 우루과이, 페루와는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심지어는 홈에서 최약체 베네수엘라와 1-1로 비겼을 때의 얻었던 유일한 골도 베네수엘라의 자책골이었다. 메시를 비롯해 서지오 아궤로, 곤잘로 이과인, 앙헬 디 마리아, 파울로 디발라 등 세계 최고급 공격수들이 즐비한 라인업을 가지고 4경기에서 단 한 골도 뽑지 못한 것이다. 정말 믿기지 않지만 실화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최종예선 17경기에서 단 16골을 뽑아내는데 그쳐 게임당 한 골도 뽑지 못했다. 이번 남미예선에서 아르헨티나보다 골을 적게 넣은 팀은 볼리비아 밖에 없다. 꼴찌인 베네수엘라도 아르헨티나보다는 2골을 더 넣었다. 세계에서 골을 가장 많이 넣는 선수 메시가 이끄는 팀이라고는 믿겨지지가 않는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최종예선을 치르는 동안 감독만 3번을 바꿨다.
이제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매시와 아르헨티나는 지난 16년간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에콰도르 원정에서 운명을 걸어야 한다. 이기지 못하면 러시아행 희망은 사라진다. 역대 최고선수라는 평가에도 불구, 월드컵 우승이 없다는 이유로 아르헨티나 국민들로부터 아직 최고 선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메시로선 이번 에콰도르 원정은 정말 선수 인생을 건 운명의 결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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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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