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살 준비가 됐는가? 주택 구입은 살면서 할 수 있는 중대한 결정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알아둬야 할 것들이 넘쳐난다. 적정한 가격대를 정하는 문제부터, 좋은 부동산 에이전트를 고르는 것까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달리 말하면 너무 많은 고려할 사항들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중 반드시 알아둬야 할 8가지 사항을 엄선해서 소개한다.
■믿을만한 에이전트
돈을 아끼기 위해 에이전트를 고용하길 꺼리는 바이어들이 있다. 그러나 에이전트는 셀러로부터 커미션을 받는 구조다. 바이어 에이전트의 도움 없이 그냥 맨몸으로 덤비면 셀러 측 권리만 생각하는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도리어 당할 수 있다. 믿을만한 바이어를 위한 에이전트를 고용하면 가격 네고는 물론, 홈 인스펙션까지 바이어의 편에서 다각도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택 구입의 기본은 계약
집을 살 때는 당연히 사인을 해야 할 페이퍼 워크가 넘쳐난다. 서류들이 많아질수록 바이어는 “이것도 계약이구나”라고 인식하면서 한편에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을 협상할 여지가 없다고 믿기 쉬운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
계약은 협상이다. 서류라고 무조건 사인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좀 더 계약조건을 자세히 보고 싶다거나, 방사성 물질인 라돈(radon) 테스트를 보다 철저히 하고 싶다거나, 모기지 사전 승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이런 모든 것을 계약조건으로 삼아 협상하면 된다.
물론 이때도 요령 있는 에이전트가 도움이 된다.
■만일에 대비해야
결혼을 하거나, 이혼을 할 때 대부분의 주법은 재산의 형성과 분배에 대한 잣대를 갖고 있다. 결혼과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주택 구입도 긴 안목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만약 집을 사는 시점에 부부 관계가 아닌 제3자와 공동 명의로 구입하거나 또는 함께 거주할 목적으로 샀다면 야박하게 들릴지라도 모든 사안을 서류로 명문화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모기지와 타이틀, 집 보험과 수리와 관련된 모든 내용이 해당되는데 복잡하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편이 낫다.
■페인트 뒷면 꿰뚫어보기
화려하게 칠해진 페인트는 가끔 집의 진면목을 감추기도 한다. 하지만 페인트나 벽지는 주택과 관련해 놀랄 만큼 저렴한 치장 방법일 뿐이다. 대신 주방이나 욕실을 고친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이런 이유로 겉포장의 이면을 꿰뚫어보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필라델피아의 브룩 윌메스 부동산 에이전트는 “바이어들은 캐비닛, 가전제품, 카운터탑 등의 가격만 따지는 경향이 있는데 교체 시 드는 인건비까지 합하면 비용은 2~3배에 달한다”며 “이런 비용 부담으로 집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생기지는 않겠지만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니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감당할 수 있는 주택
가격은 모기지를 받을 때의 기준과 다른 의미다. 수년 전 로스쿨을 갓 졸업하고 썩 괜찮은 로펌에 입사가 확정됐던 부부 변호사는 당시 그들이 원했던 집 가격보다 3배나 많은 모기지를 제안 받았다. 고소득이 가능할 것이란 은행 측의 계산이었는데 얼마 뒤 로펌을 나와 자신들만의 사무실을 연 뒤 불경기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종류의 스토리는 차고 넘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가계 소득의 30% 이상을 넘지 않는 선에서 구매할 주택 가격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모기지는 물론, 재산세와 보험료, 주택 보수 비용 등을 모두 합한 것으로 일부는 28%까지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을 산정할 때 사용되는 변수로서 예상 수입, 모기지 금리, 모기지 타입과 시장 전망 등의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 있게 마련인데 그래서 모기지 브로커라는 전문가가 있는 것이니 상의해서 결정하는 편이 안전할 것이다.
■집값이 전부가 아니다
주택 가격은 집을 소유하게 되는 데 따른 한 가지 가격일 뿐이다. 향후 꾸준히 집을 소유하면서 부담해야 할 세금, 보험료, 수리비 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일단 사고 난 뒤에 업그레이드를 하겠다며 생각해 뒀던 담장 수리비, 냉난방기 교체 비용, 수영장 관련 비용 등은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살면서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당장 집값은 싼 콘도인데 싱글 홈에는 없는 관리비 용도로 뭉텅이로 돈이 나가는 식이다. 전문가와 계산기만 있으면 충분히 5년 뒤, 10년 뒤를 예상할 수 있다.
■학자금 대출금도 염두에 둬야
기존의 학자금 대출금 밸런스는 집을 살 때 부담이 되기도 한다. 연방주택국(FHA)은 2015년 발표한 최신 가이드라인에서 기존 대출금 잔액이 모기지를 받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적시한 바 있다.
실제 과거에는 학자금 대출 상환을 12개월 이상 유예 받을 수 있었는데 현재는 모기지를 받을 때 기존 학자금 밸런스의 2%가 대출액에 반영된다. 즉,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까지 지고 있다면 현재 소득 기준의 상환 계획을 기반으로 모기지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반드시 살 필요는 없다
누구나 집을 반드시 사야 하는 건 아니다. 일생일대의 투자라고 단언하기에도 부족함이 있다. 특히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규칙은 아니다. 거시 경제 전망, 부동산 시세, 금리 예측, 타이밍과 본인의 미래 계획 등 고려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이웃은 정말 괜찮을지, 한곳에 정착하는 것이 옳은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도 변수다. 렌트로 살면 주택 소유보다는 많은 비용이 지불되겠지만 유연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 자유롭게 사는 이들도 주변에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해볼 질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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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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