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 간 항공노선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멕시코 저가 항공사 볼라리스. 트럼프의 반 이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여객기 운항은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LA타임스]
로사리오 마린이 LA와 멕시코 간 비즈니스 여행을 위해 예약하는 푹신한 비즈니스 클래스는 그녀가 10대였을 때 멕시코시티를 방문하기 타야했던 이틀간의 장거리 버스여행과는 천양지차이다. 두 나라 사이 교역을 하는 기업들의 컨설턴트인 마린은 청소년 시절 버스여행은 멕시코 내에서 가장 저렴한 여행에 의존해야 한 가족들로 꼭 들어찼다고 말한다. 지금 그녀가 비즈니스 중역들, 그리고 여행객들과 함께 앉아 가는 여객기 캐빈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전직 연방재무장관인 마린은 미국과 멕시코 간 비행기 여행 수요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두 나라 사이의 교역증가와 멕시코의 중산층 확대에 따른 여행객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 결코 끝날 수 없는 가족방문의 욕구 또한 이런 현상을 촉진하고 있다.
국경 사이의 이 같은 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해 아메리칸, 알래스카, 사우스웨스트 같은 항공사들은 수십개의 신규노선을 개설하거나 두 나라 비즈니스 중심지와 여행지를 잇는 항공편을 늘리는 등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12월 델타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LA와 멕시코시티 간 항공편을 매일 운항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발표한 미국과 멕시코 간 5편의 신규 논스탑 운항 계획에 더한 것이다. 예측 가능한 노선뿐 아니라 LA와 레온 간, 또 애틀란타와 퀘레타로 같은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지역들을 연결하는 노선들을 추가하고 있다. 에어로멕시코 또한 올해 공업도시인 멕시코 몬터레이와 미국이 디트로이트를 연결하는 데일리 논스탑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런 증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과 국경 장벽 설치 계획이 미국과 멕시코 간 관광과 여행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여행업계의 우려에 반하는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을 파기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도 양국 간 교역과 여행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LA지역 관광기관인 디스커버 LA는 이런 여파를 우려해 지난 4월 ‘모든 사람들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광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는 현실화 되지 않았다. 멕시코시티의 저가항공사인 볼라리스는 올해 멕스코와 미국 간 9개 신규노선 취항을 시작했다. 이 항공사의 중역은 이 조치의 배경으로 멕시코의 중산층 증가와 저렴한 항공료를 들었다. 그는 볼라리스 탑승객의 8%가 첫 항공기 탑승자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 번 여객기를 타면 그들은 중산층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산층은 멕시코에서 가장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계층이다. 2015년 현재 전체의 47%에 해당하는 1,460만 가구에 여기에 속한다고 런던에 소재한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밝혔다. 멕시코의 중산층은 연 소득 1만5,000달러에서 4만5,000달러인 가구를 말한다. 이들은 계속 늘어나 2030년까지 380만가구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23년 전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된 이후 멕시코와 미국의 교역은 계속 증가해 왔다. 이는 공장시설 점검과 비즈니스 협상, 그리고 가족방문을 위해 두 나라의 기업 관계자들과 근로자들이 항공편을 예약할 필요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다.
멕시코의 제빵기업인 그루포 빔보는 지난 달 시카고에 소재한 이스트 발트 베이커리를 6억5,000만달러에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멕시코의 거대 유가공 기업인 그루포 랄라가 라구나 데어리로부터 미국 내 자산을 2억4,600만달러에 사들인 데 이어 달라스에 미국 지사를 가동시켰다. 미-멕시코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수익 잠재력 때문에 미국 진출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국기업들도 멕시코에 투자를 하고 있다. GM의 경우 새로운 모델의 GMC 터레인을 기존의 캐나다 공장이 아닌 멕시코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관광도 호황세이다. 2009년부터 2016년 사이 두 나라 사이의 방문은 연 5%씩 증가했다.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에서 줄곳 수위를 지켜 온 캐나다를 곧 따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1월 멕시코에서 미국을 찾은 사람은 150만명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가 늘었다. LA 멕시코 총영사관의 카를로스 가르시아 데 알바 총영사는 미국에 있는 가족방문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인들이 가장 많은 해외지역이 LA라며 이들은 방문 기간 중 음식과 교통, 숙박 등에 큰 돈을 쓴다고 덧붙였다.
금년도 미국과 멕시코 항공사들에 의한 두 나라 사이의 항공기 운항은 총 25만5,166회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의 25만2,813회에서 상당히 늘어난 것이라고 한 항공업 컨설팅 업체가 밝혔다. 미-멕시코 상공회의소는 앞으로 두 나라 사이의 교역이 늘어나면서 멕시코와 미국 중서부 혹은 동북부 지역 도시들은 연결하는 항공편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3년 사이에 멕시코와 우리가 잘 모르는 미국 도시를 연결하는 노선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와 멕시코를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오가는 한 기업인은 백악관의 반 멕시코 발언들이 돈을 벌어주는 비즈니스 협상들을 저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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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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