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공행진 증시 전문가들 조언
▶ S&P 주가 수익률 지수로는 그다지 안높아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요즘 주식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나치게 높다고는 하지만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AP]
지난주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미국 주식 시장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하락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는 빗나간 예측됐다. 그런데 이런 증권시장 호황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까? 월스트릿 저널은 전문가들이 주식 시장을 전망할 때 고려하는 기준 좌표를 소개했다.
60도의 온도는 여름에는 추운 기온일 것이지만 1월에는 따듯함을 줄 것이다. 주가도 마찬가지다. 기준의 틀에 따라 낮고 높음의 느낌이 달라진다. 그렇지만 요즘 주식 가격은 어떤 기준을 들이대 봐도 실제 높은 것만은 사실이다.
주식 시장을 가름할 때 전문가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준은 ▲트레일링(trailing) 주가수익률(price-to-earnings ratio·P/E 비율 또는 PER) ▲포워드(forward) P/E 비율 ▲주기적으로 조정된(adjusted) P/E 비율이다.
시카고의 재정 자문사인 엔베스트넷의 브랜든 토마스 공동 대표는 “각 기준 틀을 비교해보더라도 현재는 장기간의 평균치보다 훨씬 높은 상태여서 많은 시장 분석가들이 시장 하락이 임박 했다고 예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주요 지표로 살펴 보면 요즘의 주식이 지나치게 높은 것만은 아니라며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쪽을 믿어야 할까.
다음은 앞서 말한 기준 좌표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으며 또 왜 주식시장이 이들 좌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가에 대한 분석을 호황세 지속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전망과 함께 정리했다.
▲트레일링 P/E 비율(trailing P/E Ratio)
전통적인 개념의 주가수익률이다. 이를 P/E 또는 PER로 사용한다. 현재 회사의 주식을 지난 12개월 동안의 수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현재의 회사 주식 시세를 보여주는 좌표가 된다.
요즘 S&P 인덱스에 있는 주식들의 P/E는 대략 24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24달러를 내고 회사 수익 1달러를 먹는다는 의미다. 이 수익률은 역사적으로 평균 15 또는 16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하지만 과거 금융 위기를 초래했던 특정 시점과 비교하면 그다지 높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 닷컴 버블이 한참이던 시기에는 40 이상을 기록한 적도 있었고 재정 위기 이후에는 100 이상으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이런 수치가 평균치로 회복하려면 주식가격이 하락하거나 회사 수익이 치솟아야 한다.
그런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자율과 인프레이션률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요즘같은 상황에서는 평균 보다 높은 P/E는 비정상적인 것도 이니고 그렇다고 위험성이 높은 것도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만약 10년 만기 국채에서 2% 남직 수익을 봤다면 이자 수익이 50달러에 1달러꼴이라는 말인데 주식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요즘 S&P 인덱스는 이보다 많은 4% 이율(earning yield)이 난다. 이율은 P/E와는 반대로 이익을 주당 주식 가격으로 나눈 수치를 말한다.
증권가에서는 S&P와 같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마켓 인덱스의 이율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비교한다. 만일 이율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비율보다 낮으면 주식이 과대평가 된 것으로 본다. 반면 이율이 더 높으면 주식은 채권에 비해 저평가 된 것으로 간주된다.
재산 관리 회사 ‘인사이트 웰스 그룹’의 앤드류 클라이스 공동대표는 “지금과 같이 믿기 힘들 정도로 낮은 이자율 시대에서는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투자를 한다”면서 “투자자들은 이것이 위험조정자산 수익을 위한 최상의 기회로 믿기 때문에 결국 P/E는 올라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위험조정자산수익률은 투자 위험과 수익을 모두 감안해서 계산한 비율이다.
이런 관점에서 투자자들은 비록 모든 회사 수익이 배당으로 지불되지는 않더라고 현재 또는 미래에 이익을 나누게 될 주식을 가지게 된다. 수익 배당이 안되는 부분은 공장 확장, 연구 및 개발 또는 자기주식 환매 등에 투자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주가는 상승한다.
▲포워드 P/E(forward P/E)
주식 시장을 가름 하는 또다른 좌표다.
많은 전문가들은 전문가들 사이의 회사 평가와 공동 소견을 토대로 예상 수익을 추측하는 P/E를 이용하며 전망치를 내놓곤 한다. 전문가들의 많은 수는 예상 수익이 조만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P/E에 대한 우려는 매우 높은 편이 아니다. 현재 전문가들의 S&P 500 예상 P/E는 장기 평균에 근접하는 19 정도다. 수익이 올라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P/E가 내려간다는 것이다.
미국 주식 성장 예측 전문가인 짐 티니 수석 투자가는 “포워드 수익률이 우리가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라면서 월스트릿 분석가들은 양호한 수익률로 인해 포워드 P/E를 올해 19, 2018년 17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올해 수익이 예상보다 더 높거나 낮게 되면 포워드 P/E 예측도 빗나갈 수는 있다.
수익 평가는 때로는 희망사항이 될 때도 있다.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는 공화당이 추진하는 법인세 대폭 인하로 인해 수익이 더 올라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투자관리회사인 퍼조널 캐피털의 크레딕 버크 포트폴리오관리 부사장은 포워드 P/E 보다는 현재의 사실을 근거로 계산하는 트레일링 P/E를 더 선호한다면서 “예측하는 P/E도 역시 사용되기는 하지만 정확한 수익 예측을 포함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CAPE(cyclically adjusted P/E ratio·주기적으로 조정된 주가수익률)
주식 폭등 및 주택 시장 가격 버블을 경고했던 예일 경제학자 로버트 실러가 고안해낸 또다른 예측 좌표로 단기 요인에서 왜곡된 부분을 제외시키는 방법이다.
그가 고안한 CAPE은 S&P 500의 현재 수준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10년 평균 수익으로 나눈 수치다.
그런데 현재 CAPE는 약 30 정도다. 이는 장기 평균 17에 거의 두배 수준으로 미국 대공항의 시작이었던 1929년 악몽의 화요일 수준과 유사하다. 하지만 2000년 45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물론 CAPE는 앞서 설명한 다른 2개의 좌표보다 변화가 심하지 않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현실을 잘못 계산한 것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10년 수익률 평균은 재정 위기때 최악으로 떨어진 것 까지 계산돼 수익률 평균치가 실제보다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CAPE이 지나치게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 10년이 아니라 공황기를 뺀 5년 수익률 평균을 계산해보면 23.6이 된다. 장기 수익 18과 비교해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호황세는 얼마나 갈까
S&P의 구성 주식들을 보면 P/E는 매우 다양하다. 어떤 주식은 다른 주식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 이를 어떤 공식으로 대입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단순하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인사이트 웰스 그룹의 크라이스 공동대표는 예를들어 S&P 500의 평균 가격은 100개 대형 주식들이 주도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는데 반해 나머지 400개 주식은 역대 P/E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그들이 잘 알고 좋아하는 이름 있는 대형주식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인덱스는 주식 수를 주식 가격으로 곱한 수치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상위 100대 주식이 인덱스 가치의 65%를 차지하면서 일종의 불균형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어떤 좌표로도 요즘의 시장을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좌표들로 분석해 보면 주식 가격이 매우 높은 것 많은 사실이다.
P/E 비율이 수년동안 평균 이상을 유지하면서 초기 올라가기 시작할 때 주식을 팔아치운 투자자들은 그동안 상당한 손해를 봐야 했다. 성급하게 판단할 수도 없다는 말이다.
토마스 대표는 P/E가 높기는 하지만 현재의 주식시장은 낮은 인플레이션율과 예상되는 기업의 높은 이윤 등을 갖춘 ‘골디락 환경’이라면서 이자율이 올라가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이자율이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올라갈 것을 생각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주가가 높고 또 앞으로도 수익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이며 많은 분석가들은 법인세 감면으로 인해 수익 성장을 더욱 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P/E는 떨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예상이 빗나갈 수도 있다. 요즘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로는 법인세 인하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john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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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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