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즉각 반응은 피하라
▶ 모욕적 연사 무례한 태도에 우울증 불면증 심장병까지
직장내 ‘못된’ 동료는 직장 동료들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그릇된 판단을 하도록 만든다고 월스트릿 저널의 전문가의 글을 인용 보도했다. [월스트릿저널 삽화, ELWOOD SMITH 그림]
직장에서 지내는 시간은 잠을 제외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많다. 그렇다보니 직장 근무 환경은 회사원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특히 직원들의 생산성도 심각하게 좌우한다. 그런데 직장에서 매우 무례한 동료가 있다면 또는 학대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보스를 만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 전문 일간지 월스트릿 저널이 스탠포드 경영과학대학의 로버트 서튼 교수의 특별 기고를 통해 이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직장인들에게 직장내 ‘나쁜’(jerk라고 표현했음) 동료가 있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 것이다. 동료들의 무례하고 모욕적이며 존경심 없는 행동들은 주변 동료들에게 불안과 우울증, 불면증, 심장병까지 야기 시킬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는 생각보다 많다. 특히 직장 동료, 상사, 고객들의 이런 행동은 종업원들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잘못된 판단을 하게 만든다.
이런 ‘나쁜’ 행동들은 전염성도 강하다.
플로리다 주립대학(University of Florida)의 대학원생 트레보 폴크는 공동 연구에서 무례한 고객의 행동(예를 들어 모욕적인 이메일)은 받는 사람을 중간 숙주로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전파시킨다고 밝혔다. 현재 메릴랜드 대학 교수인 그는 무례한 행동은 “감기처럼” 전염된다고 말했다.
이런 행동에 맞서 싸우기란 쉽지 않다. 속상하며 시간 소비도 많은데다가 맞서 싸워 이길 자신이 있다고 해도 ‘나쁜’ ‘저크’들은 생각보다 더 강할 수도 있다.
한 대형 회사에 새 인사국장으로 부임한 A 간부가 회사 내에서 직원들에 매우 모욕적인 행동을 일삼는 수석 이사들을 해고 하려 한 적이 있었다. 인사국장은 회사 대표의 신임을 받고 있어 이들을 해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하지만 이들 ‘나쁜’ 이사들은 대표에게 찾아가 인사국장보다 자신들이 더 회사에 필요할 것이라며 설득하는 바람에 오히려 인사 국장이 수주 후 징계를 받은 적도 있었다.
이런 불쾌하기 짝이 없는 근무환경에서 벗어나기 또한 매우 어렵다.
일부는 일 자체가 좋아 이런 근무 환경을 참고 견디기도 한다. 또 일부는 어디 갈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도 있고 자신의 커리어에 피해를 당할까 우려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대응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나쁜’ 사람이 모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는 중에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는 의미다.
다음은 여러 가지 학술 보고서와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무례하고 존경심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심지어는 등에 칼을 꽂은 동료, 보스들이 만연하는 직장에서 이런 행동에 대응하는 방법을 소개한 것이다.
▲멀리한다
당연한 방법이 최상일 때가 있다. 이런 사람들과는 가능한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다. 또 만나는 횟수나 대화를 줄인다.
앉아 있는 거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앉은 거리가 멀수록 대화도 뚝 덜어지기 때문이다. MIT의 토마스 앨런 경영학교수는 이미 1970년대 연구 보고서에서 6피트 거리에 앉은 동료와의 대화 시간은 60피트 떨어진 동료와 비교해 4배나 더 자주 일반적인 대화를 나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쁜’ 동료와 가깝게 앉아 있을수록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최근 연구 보고서도 있다.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학의 마이클 후스만 수석 분석원과 댈런 미노 조교수는 2013~2015년 한 첨단기술 회사 2000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불쾌한 행동은 ‘전염’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불쾌한 행동을 하는 근로자 근처에 앉아 근무하면 똑같이 불쾌한 행동을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1.5배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 이런 ‘몹쓸’ 불쾌한 행동의 직원과 25피트 이내 앉아 있는 사람은 더 멀리 떨어져 앉아 근무하는 사람보다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2배는 높아진다.
▲천천히 대응한다
대응의 천천히 하는 것도 또다른 피하는 기술이다.
함부로 행동하고 폭력적인 사람의 많은 수는 상대의 고통에서 쾌락을 느끼는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다. 그들은 상대방이 눈물을 흘리거나 화를 내고, 아부를 한다거나 지나치게 사과를 하면, 또는 가상의 비상사태를 만들어 장문의 이메일을 보낸다면 그들의 비틀어진 마음속에 자리잡은 쾌락의 심장부에 불이 켜진다.
따라서 절대 이런 사람들에게 쾌락을 맛보게 하면 안된다. 가능하면 천천히 그리고 반응 횟수를 줄인다. 만일 반응을 해야 할 때는 조용하고도 침착하게 대응한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폭력적인 행동을 더 강하게 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함부로 대하는 행동의 횟수가 줄어들 것이고 또 이런 행동에 대응하는데도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박사과정의 여학생이 새벽 2시에도 전화를 걸고, 이메일로 비난을 자주하는 ‘포악한’ 교수에게 처음에는 즉시 대답을 했지만 그럴수록 교수의 횡포는 더욱 심해져만 갔다. 그래서 사용한 방법이 천천히 반응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몇시간 기다렸다가 전화를 하고 나중에는 몇일 또는 몇주 후에 응답을 했다. 시간이 가도 횡포는 계속됐지만 그 강도는 상당히 누그러졌다. 이 학생은 이런 방법으로 박사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명문대 교수에 임용됐다.
▲초기 경보 시스템 작동
힘있는 ‘나쁜’ 동료의 심기가 불편한 기미가 보이거나 이런 행동을 보일 때 직원들이 서로 경고를 보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2009년 샌드라 블록이 뉴욕의 한 출판사의 매우 깐깐한 편집인으로 나왔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더 프로포절’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그녀가 오피스에 도착하면 비서가 동료들에게 “마녀가 빗자루를 탔다”는 이메일을 보낸다. 그러면 전 직원이 곧바로 잡담이나 먹는 것을 중지하고 제자리도 돌아가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다른 시각으로 본다.
‘나쁜’ 동료의 행동을 좀더 긍정적으로 ‘재구성’ 해보는 방법도 생존법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정신보건 치료 전문가들이 환자들에게 권하는 방법과 유사하다. 환자들이 그들의 어려움과 근심을 좋게 해석하고 덜 화나는 일로 다시 해석하도록 돕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그녀는 그냥 ‘못된’ 여자야. ‘못된’ 건 항상 ‘못된’ 짓만 해” “그거 협박이지만 별로 큰일 아니야” “맞아 내 직장 상사는 항상 ‘못된’ 인간이야. 그런데 내가 보고 배우는 것도 많아. 저러면 안된다는 것을” 등등. 미셸 오바마 여사가 했던 말을 기억해 보자. “상대방이 저질로 나오면 우리는 젊잖게 대응한다”
상상의 시간 여행을 즐기는 것도 또다른 간단하고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 하는 마음을 갖고 상상으로 수시간, 수일, 수년 후에는 이런 아픔도 모두 없어 질 것이라는 희망을 불어 넣는다. 공군사관학교 여생도가 1학년을 견디면서 마음속에 되새겼던 말이라고 한다.
▲적을 친구로 돌려라
마지막 방법이 남아있다. 적을 친구로 만드는 것이다. 심리학자 로버트 시알디니는 그의 저서 ‘인플루언스’에서 아첨을 한다거나 웃음 또는 기타 감사(완전히 진실된 것이 아니라도)의 표시가 적을 친구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벤자민 프랭클린 효과를 기억해라. 프랭클린은 젊었을 때 가난과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곤란을 당한 적이 많았다. 부자 동료들은 그의 행동과 동기에 곧잘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프랭클린은 화가 났지만 되받아 치지는 않았다. 대신 그를 비방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서 그의 서재에 있는 매우 진기한 책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 사람은 프랭클린에게 책을 빌려 줬고 프랭클린은 이를 감사의 편지와 함께 되돌려 줬다. 그로부터 이들은 죽을 때까지 우정을 간직하며 베스트 프렌드로 살게 됐다는 내용이다.
▲거울을 봐라
‘나쁜’ 동료에게 해당하는 조언이다. ‘나쁜’ 사람은 스스로 못됐다고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우리 인간은 자기부정과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리를 잘 알고 또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진솔한 사람이 필요하다.
미국 ‘직장내 괴롭힘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은 직장내에서 괴롭힘을 당했거나 이를 목격했다고 밝혔으나 자신이 가해자라고 밝힌 응답자는 1%도 안됐다. 이는 남을 괴롭히는 ‘못된’ 직장인들이 많지만 스스로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뜻이다. 아마 당신도 그중 한명이 될지 모른다. john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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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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