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26일. 상당 수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몹시 긴장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중대결정을 한다는 발표와 관련해서다. ‘장군들과 상의한 결과….’ 그리고 한 참 뜸이 들여졌다.
거의 9분이 지났다. 그들은 마른 침을 삼켰다. 북한에 대해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과 함께. 그러나 그 다음 나온 문장은 ‘정부는 트랜스젠더의 입대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인디펜던트지 보도다. 무엇을 말하나.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위기감이 펜타곤 내에도 팽배해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그 날은 2017년 7월4일이었다. 북한이 미 본토를 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탄(ICBM)시험발사에 성공을 거둔 것이다. 분명히 레드라인을 넘었다. 거기다가 또 다른 배드 뉴스들이 겹쳐졌다. 북한에 억류됐던 윔비어군의 죽음이 그 하나다. 또 다른 불길한 소식은 내년이면 북한이 핵 탑재 ICBM을 실전배치 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 것이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대별해 두 갈래로 나뉜다.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그 하나다. 군사적 대응을 해야한다가 또 다른 옵션이다.
‘옵션 1’- 핵 보유를 인정할 때 어떤 결과가 올까. “북한의 도발이 크게 증가한다. 미국도 뒤로 물러선 상황에서 두려울 것이 없다. 때문에 북한의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은 더 빈번해진다.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을 향해 직접 미사일을 발사해 민간인을 살해할 정도로.”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분석이다.
북한의 한국침공 가능성도 커진다. 미국이 핵 보복이 두려워 개입하지 못 할 것이라는 판단과 함께 무모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거다. 핵 확산도 예견되는 결과다. 미국의 핵우산 보장을 믿을 수 없다.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개발에 나선다.
호주도 그 뒤를 따르면서 아시아는 핵무기 경쟁시대를 맞게 된다. 북한은 핵 판매에 나서 중동지역 등지의 불안정한 체제들도 핵무장국가가 된다. 게다가 극렬 회교 테러단체들의 핵무기 소유도 가능해진다.
‘미국은 종이호랑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국이 아시아의 맹주로 떠오른다. 담대해진 중국은 더욱 고압적인 외교를 구사, 대만을 침공할 수도 있다. 이는 결국 미-중 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결론이다.
다른 말이 아니다. 일시적으로 평화가 유지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더 큰 전쟁이 벌어지고 미국의 아시아에서의 위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상당히 끔찍한 의견이 제기된다. ‘차라리 전쟁이 더 나은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옵션 1’의 경우 예상되는 결과는 미국의 안보와 동맹국에 부정적인 것 밖에 없다. ‘옵션 2’- 군사적 대응은 자칫 북한과의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또 한 차례의 대대적 경제위기에다가 중국, 러시아와의 충돌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상당히 비싼 대가가 따른다. 그러나 ‘옵션-2’에는 긍정적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북한 같은 깡패국가의 핵무장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중요한 선례를 남긴다, 한국은 통일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미국의 아시아에서의 입장은 더 강화되는 결과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결국 어느 옵션을 미국은 선택할까. 아무래도 ‘옵션 1’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옵션 2’- 군사적 대응인가. ‘궁극에 있어서는 아마도….’ 적지 않은 관측통들의 진단이다. 그렇다고 곧바로 미국이 군사대응에 들어간다는 것은 아니다.
또 한 가지 다른 옵션이 남아 있다는 거다. ‘김정은 제거’가 그 옵션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선 북한의 핵무기 저장고와 김정은을 ‘분리’해야 한다.”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국장의 말이다. 김정은 제거, 혹은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가 그 해법이란 말로 들린다.
가능한 일일까. 관련해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지의 최근 보도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기해 북한이 ICBM 실험발사를 할 것이란 사실을 미국은 알고 있었다. 미국은 그 발사대를 정밀타격무기로 파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화성-14형으로 알려진 그 ICBM 발사대 주변을 70분간이나 서성이는 장면을 미국은 비디오에 담았다. 말하자면 김정은은 70분 이상 미국의 정밀타격무기의 정조준 대상이 됐던 것이다.”
미국은 그 비디오를 언론유출 방식으로 공개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실시한 것은 정밀타격무기로 김정은과 미사일포좌를 동시에 날려버리는 한미연합실탄훈련이다. 무엇을 말하나.
‘북한, 더 나가 베이징에 대한 준 최후통첩성의 경고가 아닐까’- 북한문제전문가 고든 챙의 진단이다. 미국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경고를 날리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의 전쟁은 상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상상 불가능한 사태는(나에게는) 북한이 미 본토를 공격할 핵무기를 갖춘다는 사실이다. 그 해결방안은 이제 군사적 옵션밖에 없다.”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의 발언이다. “북한과의 상황은 극히 심각하다. 미국은 중차대한 결정을 해야 할 시기를 맞았다. …시간이 별로 없다.”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의 발언이다.
미군고위당국자들의 이 같은 잇단 발언을 고든 챙은 이런 식으로 풀이했다. ‘외교적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할 시간은 이제 얼마 안 남았다. 그 남은 시간동안 중국에 외교, 경제적 압력을 최대로 가해 ’김정은 제거‘를 포함한 뭔가의 해법을 얻어내야 한다. 그리고도 안 될 경우는 군사 대응으로 가는 거다….’
시간, 그 ‘외교의 시간’은 그러면 얼마나 남아있다는 것일까. 불과 2~3개월(a few months)이라는 것이 데일리 비스트지의 진단이다. 또 다시 불거진 ‘미국발 한반도 8월 위기설’-. 그냥 괜한 소리만으로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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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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