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미 우주항공국(NASA)에는 뛰어난 흑인 여성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백인 남성 직원들에 비해 엄청난 차별대우를 받았다. 상상하기 힘든 인종차별과 성희롱을 당하기까지 했다. 그러고도 그들은 머큐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처럼 능력 있는 여성이 차별을 당하는 실례는 지금도 여전하다.
최근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프로그램 출연자 중 고액보수를 받는 이들의 연봉을 공개하자 여성방송인 40명이 임금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일이 발생했다. 방송사가 정부방침에 따라 톱스타의 보수를 공개한 결과 임금차별 사실이 드러나 여성방송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세계 여성의 날을 기해 세계적인 국제기구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가 28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는 핀란드가 1위, 2위는 노르웨이 등이고, 한국과 일본은 마지막 순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 지수는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막거나 직장 내에서의 승진을 가로 막는 장벽을 말한다. 이 외에 여성에 대한 인권탄압 사례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최근 미니스커트와 배꼽티 차림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유적지를 걷던 한 여성이 종교적인 이유로 음란한 옷을 입었다고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있었다.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여성들이 아무리 더워도 옷을 짧게 못 입거나, 얼굴까지 히잡으로 가리고 발목 끝까지 옷을 입고 다니는 경우는 해도 좀 너무한 것이 아닐까. 그나마도 이는 종교적인 이유, 문화적인 이유라고 치자. 이걸 가지고 인권탄압이라고 하기에는 그래도 미흡하다.
앳된 한국인 여성들이 일본군 종군 위안부로 끌려가 당한 온갖 수모와 만행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가슴 아픈 상흔으로 남아 있다. 수많은 희생자들의 영혼은 지금도 더 이상 여성에 대한 인권유린과 만행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하에서 소리 없이 부르짖고 있을 것이다.
여성들에 대한 인권탄압은 세계 최악의 인권불모지인 북한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여성들은 김정은 정권의 잔인한 인권유린과 만행에 여전히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생계를 겨우 유지해오다 북한을 탈출해 영국에 정착한 한 여성 탈북자는 이렇게 증언한다. “북한에서의 여성들 위치는 비참하다 못해 거의 노예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그들 자신이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여성에 대한 인권 유린행위는 그동안 곳곳에서 얼마나 많이 자행되어 왔는가.
아프리카 사막의 유목민 소녀에서 패션계의 신데렐라가 된 한 여성의 스토리를 다룬 여성인권 영화 ‘사막의 꽃(Desert Flower)’은 이를 그대로 설명한다. 소말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모델 와리스다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이 영화의 스토리는 와리스가 강압에 의해 동네 할아버지의 네 번째 부인이 되는 것이 싫어 도망쳐 사막을 건너 영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가정부로 일하던 와리스는 쇼핑 몰에서 자신을 돌봐줄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 친구와 룸메이트가 되어 살면서 그녀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다 우연히 런던의 유명 사진작가의 눈에 띄어 모델의 길로 들어선다. 그러던 중 한 능력 있는 에이전트를 만나 세계적인 모델로 성공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그녀는 여성으로서 자랑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배워 나간다.
와리스는 어릴 때 생식기의 거의 전부를 자르고 남은 부분을 꿰매는, 아프리카 여성할례의 한 피해자였다. 그는 20년이 넘도록 고통받아오다 자신의 친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눈물 흘린다.
고대 여신은 주로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우대받았다. 하지만 많은 도시국가에서 숭배 받던 여신 헤라(제우스의 아내)가 점점 질투 많은 여신으로 바뀐 탓인가. 새 생명의 잉태자로 존중받던 여성들의 위치는 아무리 남녀평등 시대라고 해도 여전히 차별받는 상태에 있다. 여신 헤라의 분노가 대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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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뉴욕지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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