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 쉬지 않고 뉴스가 전해진다. 베이징 발(發)뉴스들이다. 쇼킹하다고 할까, ‘빅 뉴스’라고 할까. 그런 소식이 전해질 때 마다 떠올려지는 질문이 바로 중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 하는 것이다.
인구는 14억이 넘는다. 전체 국토 면적은 한국 땅의 44배나 된다. 거기서 생산되는 온갖 재화는 연간 11조 달러가 넘는다. 스스로를 지대물박(地大物博)의 나라라고 했던가. 그런데 도무지 대국(大國)같지 않다.
걸핏하면 완력으로 해결하려 든다. 그리고 정부 프로퍼갠더에 놀아나 과잉 애국심을 발휘하는 무지한 군중들, 그 중국의 모습은 오히려 소국(小國)아니면 소인배의 나라로 비쳐진다.
중국이 낳은 유일한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가 사망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학자이자 민주화운동가였다. 그런 그가 10년째 수감돼 있다가 간암으로 끝내 숨진 것이다.
류샤오보의 죽음은 나치시절 노벨평화상을 받은 독일의 평화운동가 카를 폰 오시에츠키가 1938년 강제수용소에서 숨진 후 ‘구금상태에서의 첫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죽음’으로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중국이란 어떤 나라인가’-. 새삼 똑같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한 시대의 양심수가 양심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체제에 의해 살해됐다.”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지적이다. 조직적인 정치적 살인이라는 이야기다. 공산당의 지시에 따라 국가 공권력이 개입해 저지르는 살인행위, 그 희생자라는 것이다.
엄청난 살육이 저질러져왔다. 중국 역사의 물굽이마다 되풀이 되어온 비극이다. 그래서인가. 양계초는 일찍이 이렇게 한탄했다. “중국인은 육민(戮民)이다. 그 대살육의 슬픈 역사는 공산당 정권 출범이후, 그리고 21세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류샤오보의 죽음은 큰 그림으로 보면 그 참상의 한 단면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자국 시민을 살해하는데 전혀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화인민공화국이다’, ‘평화 시 자국민 대학살은 중국 공산당정권의 홀마크(hallmark)다’- 중국내 인권문제와 관련해 이런 고발들이 잇달아 쏟아지고 있어 하는 말이다.
중국공산당 정부가 공공연히 저질러온 대살육극의 하나는 영아살해다. ‘한 가족 한 자녀’정책에 따라 심지어 임신 9개월 임산부도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 인공유산 수술을 받는 게 예사였다. 이런 식으로 숨져간 영아는 수천만이 넘는다.
그에 못지않게 끔찍한 이야기는 정부주도의 장기이식행위다. 사형수들의 장기를 강제로 적출해내 판매한다. 그러니까 반(反)인륜 범죄가 기업규모로 그것도 공산당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자행되어 왔던 것.
국제사회의 비난이 가중되면서 정부주도 장기이식 행위는 주춤해졌다. 그러나 ‘장기제공 강요’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인권단체들의 고발이다. 그 주 대상은 부당하게 영어(囹圄)의 몸이 된 사람들, 다시 말해 기독교인 등 종교적 양심범, 위구르인 등 소수민족운동가, 그리고 정치범들이다.
정치범들의 경우는 툭하면 ‘실종’된다. 그 실종이라는 건 다름이 아니다. 살해된 것이다.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실종된 정치인은 하나 둘이 아니다. 최근 들어서만 수 십 명이 넘는다.
무엇이 공산당국으로 하여금 그토록 잔인한 행위를 하도록 유발시키고 있나. ‘공포’가 그 답이다. 독재체제 통치의 근간은 공포다. 공포로 시민들을 길들임으로써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 공포라는 것이 그런데 그렇다. 피지배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가해자, 폭정체제의 당사자들의 뇌리에서도 항상 떠나지 않는 것도 바로 공포다. 까딱하다가는 체제가 전복될 수 있다는 공포다.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칼라 혁명’이다. 경제가 신통치 않다. 성장이 멈춘 것 같다. 동시에 베이징당국의 공포지수는 한껏 높아졌다. 날로 심화되는 부익부빈익빈 현상, 살인적인 환경공해, 거기에 대대적 실업사태가 벌어지는 날이면….”
워싱턴포스트지의 분석이다. 때문에 경찰의 권한은 더욱 비대해지면서 정치적 탄압은 더 가중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여론이 들끓고 있다. 동시에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를 가택연금에서 풀고 해외 이주를 허락하라는 압력이다. 베이징의 입장은 아주 단호하다. 내정간섭을 말라는 주장을 펴면서.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류샤오보 사망뉴스를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이로 그치는 게 아니다. 류샤오보의 시신을 화장해 바다에 뿌리라고 가족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왜. 역시 ‘공포’때문이다. 죽음으로써 류샤오보는 중국민주화의 순교자가 됐다. 그 류샤오보가 어떤 면에서 더 무서운 것이다. 그의 무덤이 민주화 성지가 되는 사태를 막으려는 것이다.
그 중국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강해서 위험한 것이 아니다. 약해서 위험하다. 그게 오늘날의 중국 공산정권 진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한국 국민처럼 공산주의 중국의 실체에 무심했던 국민은 드물다. 류샤오보의 죽음은 그런 면에서 중국이라는 나라는 한국사회가 지닌 가치관에 비추어 볼 때 결코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쳐 준 것이 아닐까. 촛불 혁명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더 승화발전 시킨 상황에서 볼 때 특히.
인간은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다. 경제적 동물만도 아니다. 결국은 도덕적 존재다. 그런데 도덕적 기반이 송두리째 상실된다. 그럴 때 그 체제는 얼마나 갈까. 유족으로부터 시신마저 빼앗으려 드는 중국공산당체제의 경우는 더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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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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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Propanganda 나 Hallmark 같은 English는 한글로만 표기시든가 아님 병기해주심 안될까요? 가방끈이 짧아서.........
중국 공산당은 삐끗하면 자신들의 권력이 나라갈수있다는것을 너무 잘안다. 엄청난 인구의 국민을 가지고 있다는것이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알기에 철저하고 무자비하게 국민을 다스린다. 중국의 피의 역사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피로써 만드는 역사 그것이 중국이다.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