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새로운 신드롬. 좀처럼 보기 드문 하나의 현상(phenomenon).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을 말하는 것이다. 득표율은 40%를 조금 넘었다. 그런데 국정수행 지지율은 계속 80%를 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무엇이 이 같이 높은 지지율을 가능케 하고 있나. 한 마디로 시원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 같다. 뭔가 꽉 막혀 있는 것 같았다. 청와대의 분위기가. 그 청와대가 상당히 밝아졌다.
인사(人事)도 그렇다. 우선 참신하다. 탕평(蕩平)의 노력이 엿보인다. 권위주의적 색채가 빠졌다. 거기다가 검찰 쇄신 등 강도 높은 개혁드라이브를 걸어가고 있다. 그러니….
다른 요인은 없을까. ‘촛불’이 가져다준 희열감에서 보다 근본원인이 찾아지는 것은 아닐까. 불의한 권력을 분노한 시민이 해체시켰다. 그 해냈다는 자신감은 희열감으로, 장래에 대한 희망으로 번지면서 새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국민의 여망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출범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사드 발사대 4기 반입 ‘보고 누락’ 소동이 발단이다.
무지 때문에 빚어진 오해로 보인다. 그러니 내부적으로 처리했어도 될 일이었다. 그런 사안이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과정에서 정치문제화 됐다. ‘매우 충격적’이란 대통령의 발언과 함께. 왜 4기 누락 사실은 보고되지 않았나. 그에 대한 대대적 조사가 시작됐다. 그리고 절차적 미비를 이유로 내세워 나머지 4기 배치는 연장됐다.
그 한국정부 조치에 워싱턴은 경계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을 백악관으로 소집해 직접 사드 논란에 대비한 것이 그렇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 의회도, 언론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 보류조치를 중국을 의식한 양보이자 한국과 미국의 북한정책공조에 있어서 ‘중대한 균열’로 해석하고 있다. 사드 논란은 급기야 한미동맹을 흔드는 핵심 이슈가 되고 만 것이다.
무엇이 이 같은 외교 자충수를 불러왔나. 문재인 대통령과 새 정부에 쏟아지고 있는 상찬이 그 한 원인 같아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대선에서 이겼다는 자만 감에 들떠 있었다. 그런 마당에 지지율은 계속 올라간다.
교만감이 고개를 들면서 눈은 기존지지 세력에게만 쏠린다. 안보 ‘자주파’라고 했나.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따라가지 않고 자주적으로 하자는 소신을 가진, 같은 코드의 사람들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인다. 어찌 보면 사드논란 재 점화는 이런 면에서 예정된 수순이었는지 모른다.
다른 말로 하면 새 정부의 촛불민심에 대한 자의적 해석이 낳은 결과가 아닐까. 그러니까 미국 보다는 중국과의 협력, 더 나가서는 북한과의 대화를 더 중요시 하는 것이 촛불을 통해 드러난 국민의 여망이라는 해석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과연 올바른 해석일까.
‘중국은 민주주의체제가 될 의사가 전혀 없다. 그렇게 될 경우 붕괴상황을 맞는다’-.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일찍이 한 말이다. 중국경제가 무섭게 성장한다. 이와 함께 서방에서 대두된 전망은 중국은 민주화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 전망을 한 마디로 일축했던 것이다.
공산당 통치 중화인민공화국 첫 40년은 유혈과 빈곤과 압제로 얼룩진 세월이었다. 그 40년의 끝을 장식한 것이 1989년의 천안문 사태다. 이후 개혁개방으로 나간 세월은 번영과 평화의 시기였다. 그 시기도 이제 40년 주기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앞으로의 중국은 그러면.
첫 40년을 지배한 마오쩌둥(毛澤東)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탄압이 가중되고 있다. 시진핑의 1인 독재체제 강화와 함께. 통치 이데올로기로서 공산주의는 퇴색되고 있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독소적인 중화민족주의다.
천안문 사태 때 민주주의를 외쳤던 그런 젊은 세대를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정치적 자유보다는 중화(中華)의 드높은 위상을 더 갈구하는 것이 오늘 날 중국의 젊은 세대다. 그 가운데 시진핑은 오직 ‘힘에 의한 외교’(power politics)만 추구하고 있다.
“전 우주의 중심에 중국이 존재해 있다. 주변 국가들은 관리대상일 뿐 동등한 파트너가 아니다.” 중국몽(中國夢)을 내건 시진핑의 근본적 시각이다. 물망국치(勿忘國恥-치욕의 전 세기를 잊지 말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오직 ‘파워 폴리틱스’만 추구한다.
그 중국은 세계질서를 파괴하는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오늘날 대다수 관측통들의 시각이다.
힘을 통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온다. 그 완력에 질려 받아들인다. 굴복은 결국 더 많은 양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파워 폴리틱스를 추구하는 시진핑의 중국이 주변 국가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그 힘을 통한 외교는 만족을 모른다는 데 있다.
때문에 중국이 레드라인을 넘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고통감수 의지와 함께 단호히 맞서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주권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면서 사드 문제에 시비를 걸어왔다. 그 사드 배치를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함께 바로 연기시켰다. 그 한국 정부를 중국은 어떻게 볼까. 오히려 손쉬운 관리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중국 관영언론 보도를 보면.
사드와 관련해 촛불에 내재된 한국인의 진정한 여망은 그러면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보편적 가치추구의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국내뿐이 아니다. 불의한 외부권력의 횡포에도 의연히 대처하라는 거다. 국민적 합의가 부재한 공산독재체제의 뻔뻔한 요구에는 더 더욱.
자유민주주의는 그 존재 자체가 독재체제에 위협적이다. 인권, 표현의 자유, 독립된 사법기구 등 자유세계의 보편적 가치관을 베이징이 극도로 두려워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분출하는 민주시민의 파워. 그 역동성을 앞세워 오만한 중화패권주의에 당당히 맞서는 대한민국 정부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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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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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할줄 알면 왜 추악한 탄핵까지 왔을까요...옛날 자기 처자들을 팔아먹은 고려인덜 생각납니다...
다른 나라 한국이 중국의 패권주의에 어떻게 맞설까요? 미국도 못하는 마당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