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금 증가' 독소조항 사라지자 다시 주목
이자율이 올라가면서 변동금리 모기지(adjustable-rate mortgages·ARMs)가 뜨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보도했다.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는 30년 고정금리 모기지가 대세를 이루었지만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상승하자 대용 상품으로 ARM에 또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ARM은 부동산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외면을 당해온 상품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과거의 무분별한 대출과는 달리 기준도 까다롭고 대출자에게 불리한 독소조항도 사라져 잘만 활용한다면 고정 모기지 대체 상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많은 비주류 융자 상품들이 비우량 주택 담보인 서브프라임을 양산했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 등장하는 비주류 상품들은 원금이 늘어나는 마이너스 상각이나 조기 상환 위약금과 같은 독소 조항을 말끔히 씻어 낸 새로운 버전들이다.
▲이사 계획이 있다면
전문가들은 주택을 구입했다가 조만간 집을 팔고 이사를 갈 계획이라면 변동금리 모기지, 즉 ARM이나 이자만 내는 ‘인터레스트 온리 융자’(interest-only loans)가 알맞은 대출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상품은 특히 수입이 불규칙한 대출자, 조만간 수입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는 대출자, 또는 목돈은 다른 곳에 투자해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런 종류의 비주류 융자 상품들은 조만간 없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재정 서비스 업체를 상대로 컨설팅해주는 ‘래든 파인선셜 그룹’의 빌 핸델 상품개발 부사장은 “없어질 것으로 생각돼 있던 모기지 상품의 많은 수는 아직까지 시장에 나오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예전같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효율적 높은 상품
많은 소비자들은 일명 ‘7/1 변동금리 모기지’라고 불리는 ARM 상품을 택한다. 이 상품은 일단 7년 동안은 고정 이자율로 가다가 7년이 지나면 매년 이자율이 조정된다.
3.75% 이자율로 30만 달러의 융자를 받는다면 월 페이먼트는 1,389달러가 된다. 하지만 4.1%로 30년 고정 모기지를 받는다면 월 페이먼트는 1,449달러다. 이럴 경우 대출자는 7년동안 5,04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대출 이자가 7년 후 올라간다고 해도 절약한 금액이 상쇄되기까지는 2~3년이란 기간이 소용된다. 따라서 10년 이내에 다른 곳으로 이사할 계획이 있다면 30년 고정 이자율보다 훨씬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일단 매년 이자율이 조정하는 시기가 되면 그동안 7년간 지속됐던 고정 이자율은 런던 국제은행의 리보금리와 같은 변동 이자율로 바뀐다.
모기지 렌더 ‘유나이티드 홀세일 모기지’의 맥 이쉬비아 대표는 “아직은 ARM이 적절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7/1 ARM’이 전체 모기지 신규 건수의 5%에 불과 하지만 앞으로 수년동안 신규 모기지의 15%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역사적으로 ARM은 이자율이 올라가면 신청이 많아지게 된다면서 처음 제공되는 낮은 ‘티저 금리’(teaser rate)로 일단 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자만 내는 융자(interest only loan)
대출 회사들이 이자만 내는 융자를 대대적으로 광고하지는 않는다.
이런 종류의 대출은 원금 상환에 대한 부담 없이 이자만 내면 되기 때문에 대출을 받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상당한 절약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위험이 따른 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7년 동안 3.5%의 융자만 내는 융자로 30만 달러를 대출받았다면 월 페이먼트는 875달러에 그친다. 반면 원금까지 상환해야 하는 융자 상품은 월 페이먼트가 1,347달러다.
이 경우 대출을 받은 사람은 첫 7년 동안 무려 3만9,648달러를 절약 할 수 있다.
물론 원금을 갚지 않기 때문에 에퀴티는 올라가지 않는다는 단점은 있고 또 7년이 지난 후 이자율이 껑충 뛰어 올라갈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30년 고정 이자율로 융자를 받은 경우에 비해 더 높은 페이먼트를 내야 한다. 또 10년이 지난 후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내야 하는 페이먼트는 더욱 많아지게 된다.
▲절제된 대출자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변동금리 모기지를 받으면 좋을 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동 금리 모기지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자만 내는 융자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전문가들은 ‘절제된 대출자’라면 이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절제된 대출자’라는 의미는 그만큼 부채 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자만 내는 기간 동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계획이 있는 경우,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고 불규칙 하지만 조만간 수입이 늘어나 충분히 오른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 있는 경우, 또는 이자만 내면서 절약한 돈을 흥청망처 써버리지 않고 다른 곳에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들어 은퇴가 가까운 사람이라면 자신의 집을 이자만 내는 융자로 바꾸고 은퇴용 주택을 구입한 후 은퇴 후 현재의 집을 팔아 부채를 청산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레이 로드리게스 TD 뱅크 지역 모기지 세일즈 매니저는 “요즘의 이자만 내는 융자는 예전과는 다르다. 모기지를 예정보다 빨리 상환할 때 내는 벌금도 없고 원금이 불어나는 상환 방식도 아니어서 융자 밸런스가 늘어나지 않는다”면서 “예전의 독소 조항이 모두 제거된 상품으로 재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데이빗 도일 BOA 융자상품 및 가격 담당 이사는 요즘의 이자만 내는 상품은 10년전 누가나 받을 수 있었던 상품 버전은 아니라고 말했다.
예전의 융자는 필요한 서류를 제대로 요구하지도 않았고 또 금융회사 회사들도 대출자들의 자산을 부풀려 마구잡이식 대출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서브프라임 융자가 만연하고 깡통 주택이 양산되면서 결국 금융시장 붕괴와 대공항의 수렁에 미국 경제가 빠져드는 단초가 됐었다.
▲사정 규정 강화
도일 이사는 “요즘 나오는 이자만 내는 융자는 대출 기준에 부합돼야 받을 수 있다”면서 “보통 수입 대 부채 비율이 낮아야 하고 크레딧 점수가 높아야 하며 다운페이먼트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보다 대출 기준이 훨씬 강화된 것이다.
도일 이사는 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두는 이유는 이자율이 올라가고 원금까지 상환해야 하는 시기가 오더라도 페이먼트를 제대로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자만 내는 융자는 부동산 가치 대비 융자 비율이 매우 낮아야 한다. 보통 65%를 요구한다. 융자 금액이 부동산 가격의 65%를 넘지 않아야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30년 고정 이자율의 경우는 요즘 거의 100%까지 융자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요즘 이자만 내는 모기지 같은 비주류 상품은 정부 지원을 받는 패니매나 프레디 맥 모기지로 전환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런 대출은 대출해준 금융 업체가 그대로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더욱 까다롭게 점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런 융자를 받으려면 대출자의 페이먼트 능력을 증명해야 하며 대출 회사들은 풀타임 직업의 수입 이외에도 투자금과 같은 기타 자산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johnkim@koreatimes.com
지난 6년간 다양한 변동금리 모기지 상품의 이자율 추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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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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